디엑스앤브이엑스, 남미 첫 진출…아르헨티나 제약사와 'KRNA' 물질이전계약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23 16:29
냉동고 없이 상온에서 핵산을 보관하는 자체 플랫폼으로 네 번째 MTA…라이선스아웃 협상의 출발점
디엑스앤브이엑스, 남미 첫 진출…아르헨티나 제약사와 'KRNA' 물질이전계약
(사진=디엑스앤브이엑스 제공)

mRNA 백신이 대표적으로 보여줬듯, 핵산(mRNA·DNA 등 유전정보를 담은 물질)을 이용한 치료제와 백신은 대부분 초저온 냉동 유통이라는 족쇄를 안고 있다. 이 족쇄를 상온에서 풀어보겠다는 국내 기업의 플랫폼 기술이, 이번에는 남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아르헨티나의 한 제약사와 자사의 핵산 안정화 플랫폼 'KRNA'에 대한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물질이전계약은 기술이나 물질을 상대 기업에 넘겨 성능을 직접 시험해 보게 하는 단계로, 본격적인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협상에 앞선 사전 검증 절차에 해당한다.

냉동고를 없애는 기술, KRNA

KRNA는 상온에서 핵산을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핵산 의약품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바로 이 '보관' 문제다. mRNA 백신처럼 영하 수십 도의 초저온 유통망(콜드체인)을 갖춰야 한다면, 냉동 설비가 부족한 지역에는 약이 제때 닿기 어렵다. 유통 비용도 크게 늘어난다.

회사에 따르면 KRNA는 mRNA 치료제와 DNA 백신은 물론, 압타머(특정 표적에 달라붙도록 설계한 짧은 핵산 조각), 유전자치료제, 유전자가위 등 핵산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의약품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특정 약물 하나가 아니라 여러 파이프라인에 공통으로 얹을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네 번째 MTA, 남미로는 처음

이번 계약은 디엑스앤브이엑스가 KRNA 기술로 맺은 네 번째 물질이전계약이자, 남미 기업과 체결한 첫 사례다. 회사는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 바이오 행사(바이오USA)에서 이 아르헨티나 기업과 처음 만나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상대 기업의 이름은 양측이 맺은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앞으로의 절차는 정해진 수순을 밟는다. 상대 기업이 KRNA를 활용해 제형 분석과 시험평가를 진행하고, 그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텀시트(term sheet·본계약에 앞서 핵심 거래 조건을 담는 예비 합의서) 체결로 넘어간다. 이후 라이선스아웃 본계약 협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권규찬 대표는 "후속 계약을 확대해 라이선스아웃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직은 '검증의 입구'

다만 이번 계약을 곧바로 기술수출 성과로 읽기는 이르다. 물질이전계약은 상대 기업이 기술을 직접 써 보며 값어치를 따져보는 시작점일 뿐, 계약금이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로열티 같은 구체적 거래 조건은 아직 오가지 않았다. 성능 평가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텀시트 단계로 넘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콜드체인 부담이 큰 핵산 의약품 분야에서 상온 보관 기술의 수요는 뚜렷하다. 냉동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남미 시장을 새로 열었다는 점, 그리고 같은 플랫폼으로 반복적으로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는 점은 기술의 시장성을 가늠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네 번째 계약이 실제 기술수출로 결실을 맺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자료: 디엑스앤브이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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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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