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벤티 자폐 후보물질 2상서 2차 지표 변화…1차 결과 공개가 관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핵심 증상을 겨냥한 승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사회성과 문제행동 관련 임상 지표의 통계적 변화를 발표했다. 뇌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뉴로벤티는 후보물질 NV01-A02의 임상 2상에서 사회적 반응성 지표인 SRS-2와 문제행동 평가 지표인 ABC에서 유의한 변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로벤티에 따르면 시험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경희대학교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은 만 6~15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SRS-2는 사회적 인지와 의사소통 능력을 살피는 척도이며, ABC는 과잉행동과 과민성 등 문제행동의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등록자료에 따르면 NV01-A02 시험은 2024년 7월 15일 승인된 2군 무작위배정·이중눈가림·위약대조 2상이다. 참여자를 두 집단에 무작위로 나누고, 연구진과 참여자 모두 실제 약과 위약 중 무엇을 받았는지 모르게 해 결과의 편향을 줄이는 방식이다. 등록된 목표 인원은 105명이다.
약물은 체중에 따라 용량을 달리해 식사와 함께 8주간 투여하고 12주차까지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사전에 등록된 1차 유효성 지표, 즉 시험의 핵심 판단 기준은 8주차 K-Vineland-II 주요영역 복합점수 변화다. 회사가 이번에 변화를 발표한 SRS-2 총점과 ABC 하위척도는 8주차와 12주차에 측정하는 2차 지표로 등록돼 있다.
따라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곧바로 치료 효과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임상적 의미를 판단하려면 실제 약을 받은 집단과 위약 집단 사이의 차이, 그리고 사전 등록된 1차 지표의 달성 여부가 함께 공개돼야 한다. 뉴로벤티도 다른 후보물질의 결과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며 후속 임상에서 결과를 추가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시험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고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내약성은 참여자가 약물 투여를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를 뜻한다. 후보물질은 분자 크기가 작은 약물인 저분자물질로, 세로토닌 수용체와 도파민 수용체를 함께 조절해 사회성과 이상행동에 접근하도록 개발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현재 자폐스펙트럼장애의 핵심 증상을 치료하도록 승인한 약은 없다고 설명한다. 리스페리돈과 아리피프라졸은 자폐성 장애에 수반되는 과민성 치료제로 승인돼 있다. 또 회사가 NV01-A02와 관련해 제시한 2022년 10월 24일 희귀의약품 지정 기록에는 일반명 리수리드 말레산염, 적응증 취약X증후군 치료, 허가상태 해당 희귀 적응증 미승인으로 기재돼 있다. 이는 자폐 적응증 허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앞선 개발이 성공을 보장하는 분야도 아니다. Servier가 진행한 부메타나이드 소아 3상은 211명이 등록됐지만 6개월 분석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중단됐다. 이런 선행 사례는 후속 시험에서 평가 기준과 비교 결과를 명확히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뉴로벤티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후속 임상 설계를 검토하고 국내외 기업·투자사와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비임상 시험·전략설계 플랫폼 ROND+와 연계해 차기 임상 진입도 검토한다. 이번 발표의 의미는 2차 지표에서 관찰된 변화를 다음 시험에서 재확인하고, 핵심 평가 기준과 위약 대비 효과를 통해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데 달려 있다.
자료: 뉴로벤티,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미국 식품의약국, Servi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