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브루티닙, 다발성경화증 3상서 재발률 낮춰…간 안전성은 추가 검증 필요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07 10:19
2개 임상에 2,007명 참여…중증 간 손상 신호 없었지만 세부 수치는 아직 비공개
레미브루티닙, 다발성경화증 3상서 재발률 낮춰…간 안전성은 추가 검증 필요
레미브루티닙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노바티스의 스위스 바젤 캠퍼스 연구동(비르호 6). (사진 출처=노바티스)

먹는 BTK 억제제 레미브루티닙이 대규모 임상 3상에서 재발성 다발성경화증의 재발률을 낮추면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중증 간 손상을 가리키는 특정 신호가 없었다는 결과를 간 이상반응이 전혀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노바티스는 레미브루티닙과 사노피의 테리플루노마이드를 일대일로 비교한 REMODEL-1·2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ClinicalTrials.gov 등록정보에 따르면 REMODEL-1에는 1,000명, REMODEL-2에는 1,007명이 참여했다. 대상은 18~55세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환자다.

참가자는 일대일 무작위 방식으로 배정됐으며, 연구진은 확장장애상태척도인 EDSS 점수가 0.0~5.5인 성인 환자에게 레미브루티닙 100mg을 투여했다. EDSS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장애 상태를 점수로 나타내는 평가도구다. 비교군에는 기존 치료제인 테리플루노마이드가 사용됐다.

통합 분석에서 레미브루티닙은 핵심 평가항목인 연간 재발률을 유의하게 낮추고 뇌의 염증성 MRI 병변도 크게 줄였다. 그러나 재발률과 병변이 실제로 얼마나 감소했는지, 신뢰구간과 이상반응 빈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발표는 논문이나 규제기관 심사자료가 아닌 노바티스의 톱라인 결과로, 연구의 주요 결론만 먼저 제시한 단계다.

장애 진행 평가도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3개월 동안 확인된 장애 진행 지연은 긍정적 경향에 머물렀고, 6개월 결과는 명목상 유의성을 기록했다. 명목상 유의하다는 표현은 여러 항목을 동시에 검정할 때 필요한 통계적 조정을 거친 최종 판단인지 상세 자료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핵심 2차 평가지표에는 MRI 병변뿐 아니라 혈청 신경미세섬유 경쇄, 무질병활성 상태인 NEDA-3, 인지기능·보행·상지기능 평가가 포함됐다. 최대 30개월의 이중맹검 핵심시험이 끝난 뒤에는 참가자와 연구진이 투약 내용을 아는 공개연장이 최대 5년간 이어진다. 전체 연구 종료 예정 시점은 2030년 10월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하이스 법칙에 해당하는 사례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하이스 법칙은 간효소가 정상 상한의 약 3배 이상, 총빌리루빈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지고 다른 원인이 없을 때 중증 간세포 손상 가능성을 살피는 기준이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해당 중증 신호가 없었다는 뜻이며, 모든 간효소 상승이나 간 이상반응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BTK 억제제의 간 안전성은 계열 전체의 주요 검증 과제다. 선행 후보물질 톨레브루티닙은 약물 유발 간 손상 때문에 2022년 미국 시험이 부분 보류됐고 이후 초기 90일간 간 모니터링이 강화됐다. 로슈의 페네브루티닙도 2026년 두 건의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3상에서 테리플루노마이드보다 재발률을 각각 51.1%, 58.5% 낮췄지만, 한 시험에서는 양쪽 치료군에서 하이스 법칙 사례가 각각 1건 발생했다. 레미브루티닙이 BTK 계열 최초로 재발 억제에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레미브루티닙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치료제로 먼저 허가됐다.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용량은 25mg을 하루 두 차례 복용하는 방식이다. 유럽에서는 유럽의약품청 심사를 거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6년 4월 23일 판매허가를 발급했다. 반면 이번 다발성경화증 시험의 100mg 용법은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노바티스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허가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부 분석은 2026년 10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MSToronto2026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치료 효과의 크기와 통계 보정 결과, 간 수치를 포함한 전체 이상반응 자료가 나와야 효능과 안전성의 균형을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자료: 노바티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ClinicalTrials.gov,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사노피, 로슈

저작권자 © 한국R&D신문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화학·물리·의학·생명 — 신소재·촉매·양자·물성, 의학·제약·바이오
댓글 0 최신순 추천순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0 / 400 · 회원 로그인 시 닉네임으로 작성 · 비회원 수정은 작성 후 1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