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437℃ 견디는 초고내열 탄소복합재 개발
부산대학교는 응용화학공학부 성동기 교수 연구팀이 437℃까지 견디는 초고내열 탄소섬유 강화복합재료(CFRP)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고내열 고분자인 폴리이미드(PI) 수지와 탄소나노튜브(CNT)를 탄소섬유 내부에 한 번에 침투시키는 '진공 보조 나노네트워크 동시 함침(VANCI)' 공정으로, 가볍고 강한 탄소복합재를 초고온 환경에서도 쓸 수 있게 했다.
CFRP는 가볍고 강도가 높아 항공기, 우주 구조물, 자동차 등 경량화가 중요한 분야의 핵심 구조재로 쓰인다. 그러나 탄소섬유를 묶어주는 고분자 수지가 온도가 오르면 물러지기 때문에, 실제 사용 가능 온도는 수지의 내열성에 좌우된다. 내열성이 좋은 폴리이미드는 점도가 높아 섬유 다발 안까지 고르게 침투시키기 어렵고, 고분자 사슬을 붙잡아 줄 CNT 나노네트워크는 촘촘할수록 수지가 지나갈 틈이 좁아져 공극(빈틈)이 생기기 쉬웠다.
수지 함침과 나노네트워크 형성을 한 공정에서
연구팀은 CNT 네트워크 형성과 PI 수지 함침을 별도 단계로 나누지 않고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CNT와 분말 형태의 PI를 각각 용매에 분산시켜 하나의 혼합 용액으로 만든 뒤 진공 여과 방식으로 탄소섬유 직물에 침투시키면, 압력 차가 CNT와 PI를 섬유 다발 내부까지 밀어 넣는다. 이후 용매 제거와 고온 압축성형을 거치면 탄소섬유의 마이크로 구조와 CNT의 나노 구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복합재가 완성된다.
최적 조건에서 형성된 CNT 네트워크의 평균 기공 지름은 약 49nm에 불과하지만, CNT와 PI를 처음부터 함께 이동시켜 이 나노공간 안까지 수지를 채웠다. 그 결과 복합재 내부 공극률은 기존 압축성형 방식의 약 6.8%에서 약 0.8%로 88%가량 줄었다.
CNT '나노감옥'이 고분자 사슬 묶어…전기전도 12배
CNT 함량 1.5wt%(중량 기준 1.5%)에서 가장 균일하고 연속적인 네트워크가 만들어졌다. 이 네트워크가 PI 고분자 사슬이 움직일 공간을 줄이는 '나노구속효과'를 내면서, 유리전이온도(딱딱한 재료가 말랑해지기 시작하는 온도)는 395.6℃에서 437.0℃로 높아졌다. 가열 시 원래 무게의 5%가 줄어드는 온도도 562.1℃에서 579.9℃로 올라갔다. 다만 CNT를 2.0wt%로 늘리면 서로 뭉쳐 성능이 오히려 떨어져, 핵심은 양보다 균일한 네트워크 형성이었다.
CNT 네트워크는 전기·열 전달과 내마모성도 끌어올렸다. 전기전도도는 0.85S/m로 CNT가 없을 때보다 12배 이상 늘었고, 열전도도는 0.33W/mK에서 0.61W/mK로 약 85% 높아졌다. 평균 마찰계수는 0.36에서 0.27로 낮아지고 마모율은 약 51% 줄었다. 항공기 가스터빈·엔진 주변 구조재, 우주발사체·위성 구조재 등에 적용될 수 있고, 제빙·전자기파 차폐 등을 겸하는 다기능 복합재로의 확장도 기대된다.
성동기 교수는 "내열성이 우수하지만 점도가 높아 가공이 어려운 폴리이미드를 용매를 통해 점도를 낮추고, CNT로 만든 나노네트워크 내부로 구속시켜 고온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원스톱 공정을 개발했다"며 "우주항공·방산 분야에서 요구되는 초고온 복합재료를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핵심 공정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컴포지츠 앤드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즈' 7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송희 석사과정생과 김다영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신주은 석사과정생과 한국재료연구원 오영석 박사가 함께 참여했다.
자료: 부산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