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서울대, LMR 배터리 열화 원인 산소에서 찾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서울대학교 연구진이 차세대 LMR(리튬망간리치) 배터리의 수명 저하 원인을 규명하고, 전기차용 대형 셀에서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서울대 화학부 임종우 교수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고 7일 밝혔다.
LMR 배터리는 값비싼 코발트를 거의 쓰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을 주재료로 하는 차세대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다. 니켈·망간 같은 전이금속뿐 아니라 양극재 속 산소까지 에너지 저장에 참여시켜 높은 에너지 밀도를 낼 수 있다. 문제는 충전 과정에서 산화된 산소가 방전 때 원래 상태로 완전히 돌아오지 못하면 가스가 발생하고 배터리가 손상된다는 점이다.
연구진이 쓴 양극재는 리튬·니켈·망간·코발트를 1.14 대 0.312 대 0.544 대 0.004의 비율로 담은 층상 산화물로, 코발트 함량이 0.27중량%에 그친다. 니켈과 코발트는 생산지가 일부 지역에 몰려 있어 공급과 가격이 흔들리기 쉬운 금속으로, 망간 비중을 높인 조성은 이런 부담을 줄이려는 선택이다.
산소의 '가역성'이 수명을 좌우
연구진은 충방전 중 산소의 산화·환원(전자를 잃고 다시 얻는 반응) 거동을 정밀 분석해, 전압 조건을 조절하면 산소의 가역성(반응 뒤 원래 상태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충전 상한전압을 4.6V에서 4.3V로 낮추자 산화된 산소가 다시 환원되는 비율이 86%에서 97%로 높아졌다. 방전 하한전압을 3.0V에서 2.0V로 낮추면 산소가 원래 상태에 한층 가깝게 복원되는 것도 확인했다.
분석에는 X선 분광·현미경과 전자현미경, 충방전 중 나오는 기체를 실시간으로 재는 질량분석이 함께 쓰였다. 방전 하한을 3.0V에 묶은 조건에서는 다섯 번째 충전 때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2.0V 조건보다 많이 발생했다. 격자에서 빠져나온 산소가 전해액 용매를 산화시켜 가스와 찌꺼기를 만든다는 뜻이다. 연구진이 제시한 최적 전압 구간은 흑연 음극 기준 4.3~2.0V다.
40Ah 대형 셀로 883회 충방전 검증
연구진은 이러한 조건을 적용한 40Ah급 대형 셀을 제작해 883회 충방전한 뒤에도 초기 에너지의 92.2%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때 양극 활물질 무게를 기준으로 한 비에너지는 킬로그램당 663와트시였다. LMR 배터리의 안정성을 실험실 수준이 아닌 전기차용 대형 셀 단위에서 검증한 것이다.
임종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LMR 배터리의 열화 원인을 산소의 가역성 관점에서 규명했으며, 방전 조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논문은 지난 8월 4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온라인 공개됐다.
자료: LG에너지솔루션·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