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몸속 줄기세포 불러들이는 '세포 없는' 상처 드레싱 개발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08 13:05
가교 SIS 지지체에 화학주성 펩타이드 SP1 탑재…동물실험서 14일 만에 상처 면적 84% 감소
아주대, 몸속 줄기세포 불러들이는 '세포 없는' 상처 드레싱 개발
차세대 액티브 드레싱 연구에 참여한 주요 연구진. 왼쪽부터 공동 제1저자 김예진·이예진 아주대 연구원, 손경은 석사 졸업생, 이송민 학부생, 최상돈 명예교수, 김문석 교수. (사진 출처=아주대학교)

외부에서 배양한 줄기세포를 이식하지 않고도 몸속에 있는 줄기세포를 상처 부위로 불러들여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상처 치료 드레싱이 개발됐다. 아주대학교는 김문석 응용화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세포 없는(Cell-free) 만성 창상 치료 드레싱'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악타 파마슈티카 시니카 B'(Acta Pharmaceutica Sinica B)에 지난 8월 게재됐다.

기존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 몸 밖에서 세포를 키운 뒤 이식하는 방식이어서 세포 확보와 배양, 보관, 품질관리에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반대로 몸 안에 원래 있는 내인성 줄기세포가 스스로 상처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택했다.

가교 처리한 SIS에 이동 유도 펩타이드 실어

연구팀은 콜라겐 등 생리활성 성분을 지닌 소장 점막하조직(SIS)을 화학적으로 가교(분자를 서로 연결해 구조를 단단하게 만드는 처리)한 지지체 'Cx-SIS'를 만들고, 여기에 줄기세포 이동을 유도하는 화학주성 펩타이드(세포를 특정 방향으로 끌어들이는 단백질 조각) 'SP1'을 실었다. SP1은 줄기세포 표면의 NK1R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이동을 촉진하도록 설계됐다. 가교 처리 덕분에 드레싱이 체액에서 빠르게 무너지는 문제가 줄었고, SP1도 초기에 한꺼번에 방출되지 않고 며칠에 걸쳐 서서히 공급됐다.

세포 실험에서 SP1 처리군의 줄기세포 이동은 24시간 뒤 대조군의 약 5.3배, 기존 물질인 서브스턴스 P의 약 1.9배였다. 동물실험에서는 형광으로 표지한 줄기세포가 상처 부위로 이동한 양이 Cx-SIS 단독군의 약 2.7배, 무처치 대조군의 약 12배에 달했다. 전층 피부 상처 모델에서 14일 뒤 상처 면적 감소율은 대조군 약 67%, Cx-SIS군 약 76%, SP1+Cx-SIS군 약 84%로 나타났다. 조직에서는 새 혈관 형성과 콜라겐 섬유의 균일한 배열도 확인됐다.

당뇨성 궤양 등 만성 창상 치료 겨냥

김문석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외부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이식하는 대신 우리 몸에 이미 존재하는 줄기세포가 스스로 상처 부위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인체의 고유한 재생 능력을 활용했다는 점"이라며 "세포를 직접 이식하지 않는 방식은 세포 확보와 배양, 보관, 품질관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당뇨성 궤양을 비롯한 만성 창상(잘 낫지 않고 오래가는 상처)이나 난치성 피부 손상 치료를 위한 기성품 형태의 재생치료 드레싱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에는 김예진·이예진 아주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최상돈 아주대 명예교수와 Kinam Park 미국 퍼듀대 교수, 현훈 전남대 의대 교수, 의료 소재 기업 메디폴리머가 함께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도전연구지원 사업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자료: 아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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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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