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육사, 전투원 시야에 정보 띄우는 AI 안경 개발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9.14 15:08
9월 8일 기관장 협약…공간지능·개인 AI 에이전트 등 4개 핵심기술 통합 개발
ETRI·육사, 전투원 시야에 정보 띄우는 AI 안경 개발
육군사관학교의 VR 기반 실감형 전술훈련 모습. 육사는 이런 교육훈련 시설을 AI-인글라스 기술의 실증과 시험평가에 활용한다. (사진 출처=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공지능(AI)이 전투원이 보고 듣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눈앞에 띄워주는 국방기술 개발이 본격화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육군사관학교와 AI 기반 미래 국방기술 공동연구, 군 운용개념 정립, 현장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9월 8일 ETRI 본원에서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이 기관장 차원의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기관은 그동안 AI·국방 분야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공동 수행해 왔고, 현재도 3개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개별 과제 단위 협력을 기관 차원의 지속적인 연구협력 체계로 넓히겠다는 것이 양측 설명이다.

안경에 AI 얹어 '개인형 참모' 역할

협력의 중심에는 ETRI가 올해 착수한 전략연구사업 '개인 AI 에이전트를 위한 AI-인글라스 기술개발'이 있다. AI-인글라스(In-Glass)는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에 AI를 결합해, 사용자가 보고 듣는 주변 상황을 AI가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시야에 제공하는 기술이다.

국방 분야에 적용하면 전투원이 별도 단말기를 계속 확인하지 않아도 주변 상황과 위험요소, 작전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다. 지휘관에게는 여러 전투원이 파악한 현장정보를 종합해 제공한다. ETRI는 그동안 대대급 이상 상급 제대 중심으로 발전해 온 국방 지휘통제 기술을 중대급 이하 소부대와 개별 전투원까지 확대한다는 점에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TRI가 통합 개발하는 핵심기술은 네 가지다.

  • 주변 공간과 객체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공간지능(주변 환경의 구조와 사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
  • 사용자 상황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골라 주는 개인 AI 에이전트
  • 정보를 시야에 선명하게 구현하는 저전력·고해상도 디스플레이
  • 실제 안경 형태 구현을 위한 증강현실(AR) 디바이스와 휴대형 AI 연산장치

운용개념과 실증은 육사가 맡는다

ETRI는 AI·정보통신기술(ICT)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핵심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육군사관학교는 소부대 전술과 지휘절차에 대한 전문성을 활용해 군 운용개념 정립과 사용자 요구사항 도출에 참여하고, 교육훈련 시설과 관련 자원을 활용해 개발 기술의 실증·시험평가를 지원한다.

협약에 따른 공동연구 범위는 웨어러블 AI 기반 전투원 상황인지·의사결정 지원과 인간-AI 협업 기술, 소부대급을 포함한 지휘통제·국방 네트워크 기술, 국가안보 분야 AI 활용의 안전성·신뢰성 확보 기술이다. 잘못된 정보나 AI의 오판이 임무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AI의 판단 결과를 검증하고, 사람이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지원하는 기술 연구도 함께 추진한다.

박세웅 ETRI 원장은 "미래 국방 AI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큼 실제 군 운용환경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후성 육군사관학교장은 협력 성과를 "사관생도 교육과정에도 순차적으로 반영해 미래 지휘관 양성과 직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ETRI는 9월 15일 서울에서 산업계·학계·연구기관·정부 관계자 약 100명이 참석하는 'AI-인글라스 포럼'을 열고, 이 기술을 국방 외에 산업현장과 재난·안전, 의료·돌봄, 교육 분야로 넓히는 방안을 논의한다.

자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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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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