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연, AI 분전반 '뉴로패널' 선도전기에 기술이전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9.14 15:27
계측기 없이 회로별 전력 분리… 본원 2개 건물 1년 데이터로 15% 절감 확인
에너지연, AI 분전반 '뉴로패널' 선도전기에 기술이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분전반 '뉴로패널' 시작품과 연구진. (사진 출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건물 안에서 새는 전기를 인공지능이 찾아내는 기술이 산업 현장으로 넘어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ICT연구단 김종훈 박사(책임연구원·UST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분전반 기술 '뉴로패널(NeuroPanel)'을 전력기기 전문 제조기업 선도전기에 이전했다고 9월 10일 밝혔다.

분전반은 건물로 들어온 전기를 조명, 냉난방, 콘센트 등 회로별로 나눠 보내는 설비다. 이 지점을 계측하면 건물 안에서 전기가 어디에 얼마나 쓰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회로마다 계측기를 달지 않는다

그동안 건물 에너지 관리는 건물 전체나 메인 차단기 위주의 계측에 머물렀다. 분전반 안의 수십 개 회로마다 계측기를 설치하면 비용이 크게 늘고, 각 회로가 무엇에 쓰이는지 파악하는 일도 관리자의 경험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근 후에도 켜져 있는 조명이나 빈 방의 냉난방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낭비를 찾아내기 어려웠다.

뉴로패널은 분전반에 설치하는 소형 인공지능 장치다. 가장 큰 특징은 부하 분리다. 여러 악기 소리가 섞인 합주에서 악기별 소리를 구분해 내듯, 메인 차단기 한 곳의 전력 데이터에서 하위 회로별 사용량을 분리해 읽어낸다. 계측기 설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여기에 회로별 에너지 용도를 자동으로 인식해 앞으로의 사용 패턴을 예측하고, 중요도를 판단해 꺼도 되는 지점을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 들어갔다. 예측에는 스파이크 신경망(SNN, 신호가 튀는 지점에서만 연산이 일어나는 인공신경망)이 적용됐다. 일반 신경망보다 추론에 쓰는 전력을 약 54% 줄일 수 있어 작은 기기에서 인공지능을 돌리기에 적합하다.

설비 교체 없이 기존 건물에도 적용

뉴로패널은 이미 설치된 전력량계와 연계해 동작하도록 설계돼, 대규모 설비 교체 없이 기존 건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에너지연 본원의 2개 건물을 대상으로 1년간 수집한 운영 데이터로 적용 가능성을 평가했고, 기존 설비 대비 15% 수준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선도전기는 수배전반 등 전력기기를 만드는 제조업체로, 연구진과 함께 뉴로패널 기반 지능형 분전반의 제품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종훈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 이전은 도전적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연구가 산업 현장과 만나는 출발점"이라며 "단순히 전기를 나눠 보내던 분전반이 스스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지능형 설비로 진화하면 건물 에너지 절감과 탄소중립 실현, 국내 전력기기 산업의 AI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문샷(Moonshot) 과제로 수행됐다. 아직 시작품 단계지만 산업 수요와 일찍 연결돼, 연구진과 수요 기업이 기술 완성도와 현장 요구를 맞춰가는 단계에 들어섰다.

자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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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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