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껍질 본뜬 알루미늄 구조, 파편 속도 65% 줄였다
달걀껍질 모양을 본뜬 알루미늄 구조가 우주 쓰레기 충돌을 막는 가벼운 방호재로 쓰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다롄이공대학의 왕위신·류위칭·리하오 연구진은 물을 채운 알루미늄 달걀껍질 배열 구조를 초고속으로 때렸을 때의 거동을 분석한 논문을 9월 8일 학술지 '응용물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cs)'에 실었다.
지구 궤도에는 1cm가 넘는 금속 파편과 페인트 조각, 로켓 잔해 등 약 100만 개의 물체가 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초속 수 km로 움직이기 때문에 작은 조각 하나만으로도 위성이나 우주정거장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방호재를 두껍게 하면 막기는 쉬워지지만 발사 비용이 올라가므로, 가벼우면서도 충격을 잘 흡수하는 구조가 오래된 숙제였다.
껍질 여러 개가 함께 찌그러지며 충격 분산
연구진은 3D 프린팅으로 속이 빈 알루미늄 달걀껍질을 만들어 격자 형태로 배열한 뒤, 두 장의 금속 충격판 사이에 끼웠다. 껍질 안에는 물을 채웠다. 이렇게 만든 구조는 자연 소재에는 없는 성질을 내도록 미세 구조를 설계한 인공 구조물, 즉 메타구조에 해당한다.
초고속 충돌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 물을 채운 달걀껍질 배열은 발사체 속도를 65% 떨어뜨렸다. 알루미늄 판만 쓴 경우의 51%보다 14%포인트 높다. 물을 채운 구(球) 모양 배열도 함께 시험했지만 달걀껍질 배열이 가장 좋았다. 껍질을 세워 뾰족한 쪽이 위쪽 판에 닿게 배치한 방향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달걀껍질 하나는 한 점에 힘이 몰리면 쉽게 깨진다. 연구진은 여러 껍질 단위가 함께 찌그러지는 협동 변형이 국부에 몰린 충격 하중을 구조 전체로 퍼지는 에너지 소산으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껍질 안의 물은 충격파가 퍼져 나가는 것을 억제해 에너지를 한 번 더 깎아낸다.
껍질 두께·비율 최적화가 다음 과제
제1저자 왕위신은 자연의 생물 구조가 오랜 진화를 거치며 뛰어난 에너지 흡수 성능을 보여 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껍질 두께와 종횡비, 배열 방식을 최적화하고 충돌 시험을 추가로 진행한 뒤 우주선용 경량 차폐재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논문 제목은 'Dynamics analysis on the water-filled aluminum eggshell array metastructure under hypervelocity impact'이며, 디지털 논문 식별번호(DOI)는 10.1063/5.0324502이다.
자료: AIP 퍼블리싱, Journal of Applied Physi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