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1형 당뇨, 형제·자매 발병률 3%…쌍둥이는 42.9%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14 15:35
질병관리청, 18개 대학병원 936명 분석…가족 중 두 번째 환자는 케토산증 덜 겪었다
소아 1형 당뇨, 형제·자매 발병률 3%…쌍둥이는 42.9%
이번 연구를 이끈 김재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 출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안에서 같은 병이 얼마나 생기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를 9월 13일 공개했다. 환자의 형제·자매에서 1형 당뇨병이 발생한 비율은 3.0%로, 국내 일반 소아 인구의 발생률 0.26%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이 거의 생성되지 않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고 진단 뒤에는 계속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그동안 유전력이 매우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왔고, 가족 내 발생 양상 연구는 대부분 서구에서 이뤄져 국내 자료는 없었다.

18개 대학병원 936명, 2010~2024년 기록 분석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으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주관한 다기관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진행됐다. 후향적 코호트는 이미 쌓인 진료 기록을 거꾸로 훑어 분석하는 방식이다. 대상은 2010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국내 18개 대학병원에서 진단된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 936명이다.

이 가운데 3.4%인 32명에게서 부모나 형제 등 1차 친족의 1형 당뇨병 가족력이 확인됐고, 96.6%는 가족력이 없는 산발적 발생이었다. 부모가 환자인 경우는 1.1%였다. 환자 605명의 가족을 따로 분석한 결과 형제·자매 779명 가운데 23명에서 1형 당뇨병이 발생해 발생률은 3.0%였다. 쌍둥이는 7쌍 중 3쌍에서 두 명 모두 발병해 동반 발생률이 42.9%로 나타났다.

두 번째 환자는 더 이른 단계에서 발견

가족 안에서 두 번째로 진단된 환자는 처음 진단된 환자보다 진단 시점의 혈당과 당화혈색소(최근 두세 달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수치)가 낮았고, 당뇨병케토산증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았다. 당뇨병케토산증은 인슐린이 부족해 지방이 분해되면서 케톤체가 과도하게 생겨 혈액이 산성화되는 급성 합병증으로, 치료가 늦으면 의식 저하와 뇌부종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가족 중 먼저 진단받은 환자가 있어 질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 조기 발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재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이자 대규모 분석을 통해 국내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력에 따른 발생 실태와 형제·자매의 구체적인 발병 위험도를 밝혀냈다"며 "1형 당뇨병도 관리에서 췌장장애 발생 이전 예방이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형제자매가 고위험군임을 밝힌 국내 첫 사례"라며 "앞으로 국가차원의 소아청소년 당뇨병 레지스트리를 구축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학적 근거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다이어비티스 앤드 메타볼리즘 저널(Diabetes & Metabolism Journal)에 실렸다.

자료: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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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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