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으로 전기 만드는 실증 목표…한국, 영국·미국과 협력 확대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15 05:40
영국과 STEP 실증로용 자석 공동개발 논의…규제·산업 기반도 협력 의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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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Michel Maccagnan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출처표시·변경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파일 페이)

핵융합으로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실증을 목표로, 한국이 영국·미국 등과 장치 개발부터 규제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다.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위한 국제협력에서 연구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산업 기반을 함께 다룬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구혁채 제1차관이 14일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퓨전 정책 서밋’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했다고 15일 밝혔다. 구 차관은 주요국과 양자 협력, 즉 두 나라 사이의 협력과 여러 나라가 함께 참여하는 다자 협력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DESNZ)와 미국 에너지부(DOE)가 공동 주최했다. 한국과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핀란드 등 9개국이 참여했다. 핵융합 기술 선도국들이 발전 상용화를 위한 정책과 국제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은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 개발과 2030년대 전력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력 실증은 핵융합 기술을 실제 전기 생산으로 연결해 확인하는 단계다. 따라서 이번 협력 논의는 핵융합로 개발이라는 기술 목표와 전기를 생산해 보겠다는 실증 목표를 함께 추진하는 과정에 놓여 있다.

한·영 면담에서는 구체적인 장치 개발이 의제로 올랐다. 구 차관은 마이클 섕크스 영국 에너지 국무상과 만나 STEP 실증로용 고온초전도 자석 공동개발 등 연구개발 협력을 논의했다. STEP에 적용할 자석 장치를 양국이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다룬 것으로, 협력 대상이 실증로에 쓰일 장치로 구체화됐다.

면담 의제는 연구개발에만 머물지 않았다. 양측은 규제와 산업 생태계 분야의 협력 확대도 논의했다. 규제는 기술을 어떤 기준과 제도 아래 다룰지에 관한 문제이며, 산업 생태계는 관련 산업이 활동하는 기반을 뜻한다. 이번 면담에는 실증로용 장치 개발과 함께 제도 및 산업 기반에 관한 협력이 나란히 포함됐다.

각국 정부 수석대표가 함께 참여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향후 5년 안에 국제협력이 시급한 분야를 살폈다.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 협력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도 검토했다. 국가 간 개별 협력과 더불어 공동으로 다룰 과제와 협력 방식까지 논의 범위를 확장한 셈이다.

영국 정부는 같은 행사에서 미국과 두 건의 합의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나는 영국 원자력청(UKAEA)과 미국 프린스턴 플라즈마물리연구소의 인공지능(AI)·슈퍼컴퓨팅 협력이다. 슈퍼컴퓨팅은 대규모 계산을 수행하는 컴퓨팅 기술을 가리킨다. 다른 하나는 미국과 영국의 핵융합 규제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으로, 발표 당시 두 합의는 서명 예정으로 제시됐다.

한·영 규제 협력에는 앞서 마련한 합의가 있다. 2023년 11월 22일 체결한 민수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의 2.9~2.10항은 핵융합 기술에 관한 대화와 국제표준·규제체계의 조화를 위한 협력 기회 모색을 명시했다. 이번 규제 협력 논의는 기존 문서에서 제시한 협력 방향과도 이어진다. 장치 공동개발과 규제 협력이 서로 다른 의제로 함께 추진되는 배경이다.

영국은 2026년 3월 발표한 핵융합 전략에서 25억 파운드의 연구개발 투자와 STEP 사업을 제시했다. STEP은 옛 석탄발전소 부지인 웨스트버턴에 들어설 예정으로, 2030년 발전소 건설을 시작해 2040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이 전력 실증을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영국도 실증 사업의 투자와 건설 일정을 정책으로 내놓은 상태다.

다만 한국의 2030년대 전력 실증과 영국의 2040년 STEP 완공은 모두 앞으로 달성하려는 정책 목표다. 현재 상용발전을 달성했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의 전력 실증과 영국의 발전소 완공은 각각 무엇을 확인하고 완성하려는 일정인지 구분해 읽어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향한 연구개발, 규제, 국제협력의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DESNZ), 영국 원자력청(UKAEA), 영국 외무·영연방·개발부(FC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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