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더 푸르러진 건조지의 역설…분석 면적 82%에서 해마다 식생 기복 커졌다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15 15:36
1982~2020년 위성자료 분석…잎면적 증가와 연도별 변동 확대가 함께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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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Hilda Smith / [USGS](https://www.usgs.gov/media/im, Public Domain)

더 푸르러진 땅은 해마다 비슷하게 푸르름을 유지할 수 있을까. 건조지의 오랜 위성 기록에서는 잎이 차지하는 면적이 늘어나는 흐름과 해마다 식생의 기복이 커지는 현상이 함께 나타났다. 평균 성적은 올랐지만 시험마다 점수 차이는 더 벌어진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초록빛이 짙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그 땅의 상태를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1982~2020년 분석 대상 건조지 면적의 81.8%, 약 82%에서 식생의 연도별 변동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연구는 2026년 9월 10일 발표됐다. 핵심은 식생의 평균적인 변화에 더해, 해마다 얼마나 크게 달라졌는지를 함께 살폈다는 점이다.

잎이 늘어나는 것과 기복이 커지는 것은 다르다

연구진이 측정한 잎면적지수(LAI)는 땅의 면적에 대한 잎 면적의 비율이다. 활엽식물의 잎 한쪽 면적을 모두 합쳤을 때 땅 1㎡당 잎이 2㎡라면 지수는 2다. 잎이 겹쳐 있을 수 있으므로 지표면의 200%가 식물로 덮였다는 뜻은 아니다. 식물 개체 수나 탄소흡수량을 직접 나타내는 값도 아니다.

이 연구에서 녹화는 평균 잎면적지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분석 영역의 72.3%에서 평균 잎면적지수가 증가하는 방향을 보였고, 그중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가 나타난 면적은 전체의 54.7%였다. 증가 방향이 관찰된 곳과 통계적 판단 기준까지 충족한 곳을 구분한 수치다.

연도별 변동성은 다른 질문에 답한다. 평균에 비해 해마다 잎면적지수가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보는 것이다. 변동성이 증가하는 방향을 보인 면적은 전체의 87.0%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 면적이 81.8%였다. 유의성 판단에는 P<0.05라는 통계적 기준을 적용했다. 두 비율의 차이는 증가 경향 중 이 기준을 통과했는지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81.8%를 ‘녹화된 건조지 중 불안정해진 비율’로 읽으면 안 된다. 녹화와 변동성 증가는 각각 계산한 지표이며, 이 숫자는 두 현상이 겹친 면적을 뜻하지 않는다. 잎이 82% 늘었다거나 건조지의 82%가 사막화됐다는 의미도 아니다.

연구진은 평균 잎면적지수가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잎면적지수가 높은 해의 값은 더 높아지고 낮은 해의 값은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고했다. 평균값만 읽으면 이처럼 상단과 하단이 벌어지는 모습을 놓칠 수 있다. 녹화 여부와 연도별 기복을 나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39개 연도의 기록을 15년씩 묶어 살폈다

분석에는 GIMMS4g·GLOBMAP·SNU라는 위성 기반 잎면적지수 자료 3종을 사용했다. 기간은 1982년부터 2020년까지 39개 연도다. 같은 식생 변화를 서로 다른 자료에서 살펴보는 방식으로, 하나의 위성자료에만 기대지 않고 장기적인 흐름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도를 위도·경도 0.5° 간격의 격자로 나눠 분석했다. 건조한 정도를 구분하는 건조도지수(AI)가 0.65 미만인 지역을 대상으로 삼았다. 토지피복 변화가 10%를 초과한 격자와 농경지·관리 토지·비식생 지역의 피복 비중이 60% 이상인 격자 등은 제외했다. 토지피복은 땅을 무엇이 덮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번 연구의 면적 비율은 모두 이 선정·제외 조건을 통과한 건조지 분석 영역을 기준으로 한다. 전 세계의 모든 사막과 농지, 조림지를 빠짐없이 조사한 결과가 아니다. 특히 관리 토지 등을 제외했으므로 특정 조림사업의 성적표로 바로 옮겨 쓸 수 없다.

계산에서는 각 해의 생육기, 즉 식물이 자라는 시기의 평균 잎면적지수에서 장기 추세를 제거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증가·감소 흐름과 해마다의 흔들림을 구분하기 위한 처리다. 이어 15년치 연도별 값을 묶고 그 구간을 옮기는 ‘15년 이동창’으로 변동계수를 계산했다.

변동계수(CV)는 값들이 평균에서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 나타내는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수치다. 값의 크기 자체보다 평균에 견준 흔들림을 읽도록 해준다. 연구에서 비교한 최댓값과 최솟값도 15년 구간에 속한 각 해의 생육기 평균 중 가장 높은 값과 낮은 값이다. 여름과 겨울의 차이나 하루 사이의 변화가 아니다.

비의 변화보다 커진 식생의 반응에 주목

무엇이 해마다의 기복을 키웠을까. 통계적 분석에서는 식생의 강우 민감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강우 민감도란 비가 달라질 때 식생이 얼마나 크게 반응하는지를 뜻한다. 해 사이의 강우 변동과 한 해 안의 강우 변동은 부차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비가 더 불규칙해진 것만으로 결과를 설명한 연구는 아니다.

잎이 늘어나는 현상과 물에 대한 민감도가 함께 커질 가능성은 선행연구에서도 논의됐다. 2022년 연구는 이산화탄소(CO₂) 증가로 잎 한 장의 수분 손실이 줄더라도, 건조지에서 전체 잎면적이 크게 늘면 그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잎 한 장에서 아끼는 물과 식물 전체의 잎이 늘어나는 효과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분석이 이산화탄소를 원인으로 실험 입증한 것은 아니다. 강우 민감도에는 이산화탄소, 공기가 얼마나 건조한지,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영양분의 제약 등 여러 과정의 영향이 합쳐질 수 있다. 지역별로 어떤 과정이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관측된 관계와 그 관계를 만드는 생리적 원리를 구분해야 한다.

관측과 예측 도구 사이의 차이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TRENDY v13에 포함된 동적 전지구 식생모델 13개와 위성 관측을 비교했다. 이 모델은 전 세계 식생의 변화를 계산으로 모사하는 도구다. 비교한 모델들은 관측에서 나타난 변동성 증가와 잎면적지수 상·하단의 벌어짐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이는 평균적인 녹화 흐름과 함께 연도별 변동폭도 모델의 검증 대상으로 살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다. 다만 비교 범위는 해당 식생모델 13개다. 이 결과를 모든 기후모델의 예측이 틀렸다는 주장으로 넓힐 근거는 없다.

붕괴의 판정 대신, 장기 관측의 과제

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안정성 저하’는 잎면적지수의 연도별 변동성 증가를 가리킨다. 가뭄을 겪은 뒤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 생태계가 언제 붕괴하는지를 직접 측정한 결과는 아니다. 공개 심사에서도 변동성 증가가 반드시 생태계 스트레스를 뜻하지 않으며, 이를 파국적인 전환에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저자들은 생태계가 급격히 바뀌는 전환점에 관한 표현을 완화했다. 수정 후에는 세 심사자 모두 게재를 권고했다. 따라서 심사 과정의 비판은 결과를 어느 범위까지 해석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변동성 증가라는 관측 결과와 생태계 붕괴라는 결론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자료 처리의 불확실성도 남았다. 위성 센서 사이의 평균값을 맞췄다고 변동폭까지 일관되게 보존된다는 보장은 없다. 월별·생육기 평균을 사용하면 짧은 비 뒤에 나타나는 식생 반응이 누그러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저자들은 MODIS 위성자료 분석, 이동창 길이 변경, 8일 자료 분석으로 추가 검증했지만, 짧은 간격의 최솟값은 토양 배경과 관측 잡음에 취약하다고 인정했다.

지상 관측과의 대조에도 시간적 한계가 있다. 최종 보충자료의 113곳은 관측기간을 정리한 관측망 규모이며, 잎면적지수와 광합성으로 고정한 탄소량인 총일차생산량(GPP)을 비교한 대표 사례는 미국 서부 3곳이었다. 대부분의 관측소 기록은 2010년 이후 시작돼, 1980년대부터의 위성 추세를 같은 길이의 현장자료로 폭넓게 확인하기 어렵다.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류영렬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SNU 잎면적지수 자료가 주 분석에 쓰였다. 연구의 질문은 해외 산림복원사업을 살피는 데도 참고할 수 있다. 산림청은 2022~2026년 한·몽 그린벨트 3단계 사업을 통해 산불피해지 복원과 묘목을 기르는 양묘장, 농업과 나무 재배를 결합하는 혼농임업 등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중국임업과학연구원과 한·중 공동조림사업지 10곳의 위성영상·식생 공동조사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이 이 사업들을 평가한 것은 아니다. 다만 복원의 성과를 보려면 녹화 면적과 함께 가뭄 해의 식생 감소, 연도별 변동, 이후 회복을 오래 추적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더 푸르러졌는지와 그 푸르름이 얼마나 꾸준히 이어지는지는 함께 물어야 할 질문이다.

자료: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서울대학교·산림청·국립산림과학원·중국임업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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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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