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오가노이드의 성적표에 회복의 시간을 넣자

심근경색 연구의 성적표에는 세포가 얼마나 살아남았는지와 함께, 손상 뒤 조직이 어떤 경로로 변하는지도 담겨야 한다. 필자는 넥셀의 심장 오가노이드 연구에서 이 질문을 읽었다. 치료 후보물질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질병의 진행을 충분히 담지 못하면, 우리는 회복에 필요한 작용을 놓칠 수 있다.
넥셀은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 즉 몸의 세포를 여러 종류의 세포로 자랄 수 있도록 되돌린 세포를 이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심장 오가노이드는 심장 조직의 일부 구조와 기능을 흉내 내는 입체 세포 덩어리다. 연구팀은 여기서 심근경색 뒤의 이차 괴사라는 후속 세포 사멸과, 병원체 감염 없이 일어나는 무균성 염증을 재현하는 2-Hit 모델을 개발했다. 필자는 손상 이후의 과정까지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이 의미를 살피려면 앞선 연구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 심장 오가노이드로 심근경색을 모사하는 시도는 이미 있었다. 2020년 클렘슨대 등이 참여한 연구에서는 산소 공급에 차이를 둔 입체 조직으로 심근경색의 특징과 약물의 심장 독성을 살폈다. 이런 흐름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떤 질병 과정을 시험대에 담아야 약물 반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염증이라는 까다로운 변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심근경색 뒤 염증은 손상된 조직을 정리하고 회복을 준비하는 데 관여한다. 그러나 염증이 지나치게 오래 이어지면 추가 손상을 부를 수 있다. 따라서 염증 관련 수치가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치료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느 시점에 어떤 반응을 줄였고, 이후 조직의 기능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 이번 모델이 이런 질문을 검증하는 도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다만 질병의 일부를 재현했다는 성과가 환자의 치료 반응까지 예측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심장에서는 혈류와 면역세포, 주변 조직이 서로 영향을 준다. 이 모델이 그중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지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서로 다른 사람에게서 얻은 세포로도 결과가 유지되는지, 염증의 변화가 수축 기능의 변화와 연결되는지, 다른 실험실에서도 같은 결론을 얻는지가 다음 평가 항목이어야 한다. 산업적 활용을 판단하려면 이러한 검증 결과가 쌓여야 한다.
우리 바이오산업은 새 모델의 개발과 함께 비교·검증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 기업과 병원이 협력해 환자에게서 관찰된 약물 반응과 실험 결과를 대조하고, 잘 맞지 않는 사례도 축적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런 불일치가 모델의 쓰임새를 더 정확히 정해 준다고 본다. 넥셀의 연구가 반가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상 뒤의 복잡한 과정을 다룰 시험대가 생겼다면, 이제 우리는 그 시험대가 치료제 선택에 얼마나 믿을 만한 근거를 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