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 AI정보의학연구소, 헬스 데이터 가치 평가 모델 국제표준 첫 관문 통과
차의과학대학교 AI정보의학연구소가 개발한 헬스 데이터 가치 평가 모델이 국제표준화 절차의 첫 관문을 넘었다. 이 연구소는 김명관 연구교수가 주도한 '헬스 데이터 가치 평가 모델'(문서번호 ISO/TS 26040)이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 보건의료정보 기술위원회(ISO/TC 215)의 신규 작업 제안(NP·New Proposal, 새로운 국제표준을 만들자는 첫 제안서) 투표를 통과했다고 16일 밝혔다.
NP 투표는 각국 표준화 기구 대표들이 특정 주제를 국제표준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지를 찬반으로 결정하는 절차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정식 국제표준 문서로 완성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여러 단계 중 첫 관문으로, 이 문턱을 넘어야 각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본격적인 표준 문서 작성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반대로 이 단계에서 부결되면 표준화 논의 자체가 시작되지 못하고 제안이 폐기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관문 통과 여부가 이후 표준 제정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여겨진다. 이번 투표는 지난 6월 1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으며, 찬성 14표·반대 0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가결됐다. 반대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여러 국가의 표준화 기구가 이 모델의 필요성에 별다른 이견 없이 공감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중국, 인도, 가나 등 6개국이 앞으로 이어질 국제표준 개발 작업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헬스 데이터 가치 평가 모델은 병원과 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건강·의료 데이터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매기는 방법론이다. 의료 데이터는 환자를 진료한 기록부터 유전체 정보, 웨어러블 기기로 모은 생체 신호까지 종류가 다양하지만, 그동안은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거나 다른 기관의 데이터와 비교할 공통된 잣대가 마땅치 않았다. 평가 기준이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보니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기관에 따라 가치를 다르게 매기는 일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데이터를 사고팔거나 여러 기관이 공동 연구에 활용하려 해도 서로 다른 기준을 놓고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평가 모델이 마련되면 여러 나라와 기관이 동일한 기준으로 데이터 가치를 매기고, 이를 근거로 데이터를 거래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데이터의 가치를 숫자로 명확히 환산할 수 있게 되면 데이터 보유 기관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쌓아온 정보 자산의 규모를 가늠하고 이를 근거로 협력이나 거래 논의를 시작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교수는 이 모델의 국제표준 개발을 위한 국가 연구개발과제의 연구책임자를 맡고 있다. 이번 NP 투표 통과로 한국 연구진이 제안한 헬스 데이터 가치 평가 방법론이 여러 국가의 공감을 얻어 국제표준 후보로 공식 인정받은 셈이다. 앞으로는 ISO/TC 215 산하 작업반에 각국 전문가가 참여해 세부 기술 내용을 다듬는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처음 제시한 평가 기준이 국제표준의 뼈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표준 제정 작업의 초안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도 국내 연구진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표준이 확정되면 국내 의료·헬스케어 데이터 산업이 해외 기관과 데이터를 주고받거나 협력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공인된 기준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차의과학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