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ITU-T 피지컬 AI 국제표준화 논의체 신설 주도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9.21 05:30
체화 AI 포커스그룹(FG-EAI) 부의장·핵심 작업반 의장단 진출... 10월 중국서 3차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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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Seongrae Kim / Wikimedia Commons (Panoramio), CC BY 3.0)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처럼 실제 몸체를 가진 기계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사람과 함께 움직이게 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산업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 연구진이 이 기술의 국제 표준을 정하는 논의 테이블을 직접 만들고 의장단 자리까지 확보해 눈길을 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일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에 '체화 AI 포커스그룹(Focus Group on Embodied AI for Multimedia Technologies, FG-EAI)'을 신설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부의장과 핵심 작업반 의장 등 주요 의장단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포커스그룹은 정식 표준을 만들기 전에 관련 산업계·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방향을 논의하는 예비 조직으로, 이후 국제표준으로 발전시킬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ETRI는 지난해 12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함께 ITU-T에 피지컬 AI 전담 논의체의 활동범위와 운영방안을 제안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2월 ITU-T 산하 연구반인 SG21(멀티미디어·콘텐츠전달 기술 담당) 아래에 FG-EAI가 정식 설립됐다. FG-EAI 의장은 중국 정보통신기술원(CAICT) 소속 위안타오 왕이 맡았고, 강신각 ETRI 박사가 인도 통신부 소속 전문가와 함께 부의장으로 선임됐다.

FG-EAI는 기술 분야별로 WG1부터 WG9까지 아홉 개 작업반(WG)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 가운데 ETRI는 WG1 '기반구조 및 용어' 작업반 의장을 강신각 박사가, WG6 '버티컬 산업응용' 작업반 의장을 차홍기 실장이 맡았다. WG6 산하 TG6.1 '제조 응용' 중점그룹 의장은 현욱 책임연구원이, TG0.3 '로드맵 및 협력' 중점그룹 부의장은 강신각 박사가 겸임했다. 함께 제안 작업에 참여한 정성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도 TG1.2 '풀스택 AI 프레임워크' 중점그룹 의장에 선임됐다.

WG1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쓸 기본 개념과 용어, 기반구조를 정하는 작업반이다. 새로 떠오르는 산업일수록 나라와 기업마다 용어가 제각각이면 기술 개발과 서로 다른 장비 간 호환에 어려움이 생기는 만큼, 국제표준의 토대를 놓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WG6은 제조, 물류, 가정, 의료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피지컬 AI를 어떻게 적용할지를 다루는 작업반으로, 연구 단계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조건과 활용 사례를 정리한다. ETRI가 기초 개념을 다루는 WG1과 산업 적용을 다루는 WG6 의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기초 표준체계부터 산업 확산까지 국제표준화 논의를 이끌 수 있게 됐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ETRI는 이번 논의 과정에서 '체화 AI 용어집'과 '제조환경의 멀티모달 미디어 기반 체화 AI 유스케이스 및 요구사항' 등 신규 표준화 과제 2건을 제안해 승인을 받고, 해당 과제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에디터 역할도 확보했다. 체화 AI 용어집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쓰이는 주요 개념과 용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며, 제조환경 관련 과제는 카메라 영상과 작업자의 음성, 로봇의 위치, 온도·압력 등 다양한 정보를 AI가 함께 이해하고 활용하는 제조 현장의 피지컬 AI 활용사례와 기술 요구사항을 다루게 된다.

ITU-T가 밝힌 정의에 따르면 체화 AI(Embodied AI)는 AI를 로봇 같은 물리적 실체에 통합해 실제 또는 가상의 동적 환경에서 사람과 협업하도록 만드는 기술 패러다임이다.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데이터셋 구축, 주변 상황을 감지해 스스로 동작을 수정하는 폐루프 제어, 환경을 예측하는 월드모델 학습, 사람과 기계 사이의 정교한 상호작용 등이 핵심 연구 영역으로 꼽힌다. FG-EAI는 지난해 10월 ITU가 연 '체화 AI와 멀티미디어 기술표준' 워크숍의 후속 논의체로 출범했다.

이강찬 ETRI 표준연구본부장은 "피지컬 AI는 생성형 AI 이후 제조, 모빌리티, 의료, 서비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국가가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산·학·연과 협력해 우리 기술을 글로벌 표준으로 연결하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표준화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FG-EAI 3차 전체회의는 오는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이다. ETRI는 앞서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신규 표준화 과제 22건이 승인되는 등 논의가 이어져온 만큼, 앞으로도 작업반과 중점그룹 활동을 통해 국내 산업계와 연구계의 기술·요구사항을 국제표준화 논의에 반영하고 피지컬 AI 분야의 글로벌 표준 주도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자료: ETRI, IT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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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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