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30만 동 건물 에너지 성능 잇는다…건설연 ‘데이터넷’ 구축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0.16 05:28
62억5천만 건 사용기록에 기상·업종·공간정보 연계…기존 건물 그린리모델링 선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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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ücke-Osteuropa

전국 730만 동 건물이 쓰는 에너지를 기후와 용도, 운영 방식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국가 규모의 분석 기반이 마련됐다. 단순히 사용량이 많고 적은지만 보는 데서 벗어나, 조건이 비슷한 건물끼리 비교해 개선이 시급한 곳을 가려내려는 시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김덕우 건축에너지연구본부 연구팀이 건물 에너지 사용량과 여러 기관에 흩어진 행정데이터를 건물 단위로 연결하는 ‘데이터넷(DataNet)’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건축물대장을 기준으로 에너지 사용량과 기상, 상권·상가, 업종 인허가, 공간정보 등 서로 다른 자료를 한 건물에 맞춰 연결하는 체계다.

데이터넷이 필요한 이유는 같은 양의 에너지를 써도 건물의 실제 성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점이나 데이터센터는 활동 특성상 에너지 소비가 많고, 같은 형태의 건물도 지역 기후에 따라 냉난방 수요가 달라진다. 사용량 숫자만 놓고 보면 이런 차이를 건물 자체의 비효율과 구분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상과 건물 형상, 설비, 운영, 업종, 재실, 주변 환경을 연결한다. 재실은 건물에 사람이 얼마나 머무는지를 뜻한다. 이렇게 조건이 유사한 건물 집단을 만든 뒤 그 안에서 소비량 분포를 비교하면, 본래 용도 때문에 많이 쓰는 건물과 개선이 필요한 다소비 건물을 보다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연계 대상 데이터 17종 가운데 13종의 연결을 마쳤으며 평균 매칭률은 94.8%다. 매칭률은 서로 다른 자료가 같은 건물과 제대로 연결된 비율이다. 의료기관 정보는 98.4%, 상가업소 정보는 96.7%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주소를 세 단계로 맞추고,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값에는 별도 표시를 붙이는 이상치 태깅도 적용했다.

요금 청구기간이 달력의 한 달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문제에는 ‘캘린더라이제이션’을 활용했다. 청구기간의 사용량을 달력 기준 월별 값으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월별 사용량은 다시 난방, 냉방, 기본 사용량으로 나눠 건물이 어느 부분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는지 살필 수 있도록 했다.

관련 논문에 따르면 국가건물에너지통합DB는 건축물 730만 동과 약 5천만 개 계량기에서 수집한 전기·가스·지역난방 사용기록 62억5천만 건으로 구성된다. 논문은 학술지 ‘Energy & Buildings’ 369권에 논문번호 117886으로 실렸다. 데이터넷은 건물 단위의 비개인정보를 다루며, 중요 국가시설 등 민감정보는 원천 단계에서 제외한다.

성능평가 대상은 영유아시설, 공동주택, 의료시설, 교육시설, 문화시설, 업무시설 등 6종이다. 연구팀은 날씨 변화에 에너지 사용량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기상반응 지표와 건물 주변의 용도 구성을 나타내는 공간혼합도, 건물 모양과 관련된 형상 지표를 개발한다. 연구에는 2023년 4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16개 기관에서 약 130명이 참여한다.

연구진은 지도형 시범 서비스 ‘딥뷰’와 통합관리 기반 ‘I-BED’를 통해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식별부터 점검, 지원, 관리까지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설연에 따르면 준공 15년 이상 된 기존 건물은 전체의 약 75%다. 신축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높이는 것과 함께, 수많은 기존 건물 가운데 개선 효과가 클 곳을 선별해 그린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국토교통부 집계에서 2024년 건축물 에너지 총사용량은 2023년보다 증가했지만, 온실가스 기준연도인 2018년과 비교하면 6.9% 감소했다. 데이터넷은 이처럼 전체 사용량의 변화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조건의 어떤 건물을 우선 개선해야 하는지 판단할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제한된 지원과 관리 역량을 실제 개선 필요성이 큰 건물에 집중하는 것이 이번 데이터 연계 사업의 핵심 의미다.

자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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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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