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논문 베껴 제출하고 R&D 세액공제?

유일혁 기자 · 입력 2025.02.21 10:07
국세청 타인 논문 도용 제출, 연구원 허위등록 등 부당공제 864개 기업, 270억 원 추징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사후관리에서 드러난 문제점

정부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제도가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세청은 연구개발을 빙자한 부당 공제를 적발해 대규모 추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세액공제 악용 실태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를 부당하게 받은 기업 864곳이 적발되었으며, 총 270억 원이 추징되었다. 이는 3년 전보다 추징 금액이 10배 증가한 수치다. 다음과 같은 주요 사레들을 국세청이 발표하였다.

1. 타인 논문 표절로 연구개발 위장

A사는 실제 연구개발을 수행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논문을 복제·인용한 후 일부 데이터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조작했다. 특히, 컨설팅 업체를 통해 연구 증거서류와 해명 자료를 대리 작성하는 등 지능적인 조세 회피 정황이 드러났다. 이는 연구개발의 본질을 훼손하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사진: 국세청 제공
사진: 국세청 제공

 

2. 일반 직원을 연구원으로 허위 등록

B사는 연구개발과 무관한 일반 직원을 연구원으로 허위 등록하여 세액공제를 받았다. 해당 직원들은 연구개발 활동이 아닌 관리·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인력으로 신고되었다. 이는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 기업들 간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사진: 국세청 제공
사진: 국세청 제공

 

3. 과장된 연구개발로 높은 공제율 적용

C사는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공제율 40%)로 세액공제를 신청했지만, 검증 결과 일반 연구개발(공제율 25%)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개발계획서, 연구보고서, 연구노트 등을 조작하여 높은 공제율을 적용받으려 한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국가 세수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진정한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기업들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

사진: 국세청 제공
사진: 국세청 제공

 

4. 가짜 연구소 운영으로 세액공제 남용

일부 기업은 연구소로 인정받지 못했거나 인정이 취소된 상태에서도 연구소 운영을 가장해 세액공제를 받았다. 국세청은 자료 조작 등의 방법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 178곳을 적발해 30억 원을 추징했다. 이는 기업들이 제도를 악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연구소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세액공제 사후관리 강화 필요성

국세청은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사후관리를 강화해 조세 회피를 막고 있다. 실제로 추징 건수는 2021년 155건에서 2024년 864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연구개발 활동을 빙자한 조세 회피가 여전히 만연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제도를 악용해 국가 재정 건전성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며 "허위 연구소 설립, 타인 논문 복제 등 지능적 탈세 행위에 대한 정보수집 및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R&D 세액공제는 기업의 기술혁신을 장려하는 중요한 제도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정당한 연구개발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정부는 더욱 철저한 검증과 강력한 제재를 통해 조세 회피를 방지해야 하며, 기업들도 윤리적 경영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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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혁 기자 ih.yoo@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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