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실험실 창업 지원 5년 더 맡는다…시장 검증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대학 실험실에서 나온 기술이 연구성과에 머물지 않고 시장에서 쓰이려면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고객의 수요와 제품 형태, 사업 모델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 포스텍(POSTECH)은 2026년 TeX-Corps 3기 사업의 실험실창업혁신단에 선정돼 앞으로 5년간 대경권 실험실창업탐색팀을 주관·지원한다. 연구자가 보유한 공공기술의 시장성을 창업 전에 확인하고, 탐색을 마친 팀을 시제품 제작과 사업화 전략, 글로벌 진출로 잇는 지원 체계다.
TeX-Corps는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I-Corps 방법론을 국내 환경에 맞게 적용한 공공기술 기반 창업탐색 프로그램이다. 연구실에서 성능을 검증한 기술이라도 실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고객이 해결하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기술을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성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회사를 먼저 세우거나 제품을 완성한 뒤 판로를 찾는 대신, 창업에 앞서 잠재고객과 시장을 탐색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성립 가능성을 점검하도록 돕는다.
2026년 3기 사업에서는 전국 14개 실험실창업혁신단이 선정됐다. 대경권에서는 포스텍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포스텍은 1기부터 10년간 이 사업에 참여했으며, 3기 재선정을 통해 향후 5년간 대경권 탐색팀 지원을 이어간다. 장기간 축적한 창업탐색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연구자와 실험실 기술이 고객 검증과 사업화 준비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5년 12월 공고한 2026년 공공기술기반 시장연계 창업탐색 지원사업은 실험실창업혁신단 한 곳만으로 운영되는 구조가 아니다. 시장탐색교육기관과 동문 네트워크, 실험실창업탐색팀을 함께 선정·지원한다. 혁신단이 지역의 탐색팀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한편, 교육기관은 시장 검증 방법을 제공하고 경험을 가진 창업자 네트워크는 후속 조언과 연결을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기술 발굴부터 교육, 시장 확인, 후속 성장까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나의 지원 구조 안에서 연계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시장 탐색을 마쳤다고 곧바로 사업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요구를 확인한 뒤에는 그 결과를 제품 형태와 사업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포스텍은 탐색을 마친 팀에 멘토링, 시제품 제작, 사업화 전략 수립 등의 후속 프로그램을 연계한다고 밝혔다. 시제품 제작은 연구실 수준의 기술을 잠재고객이 살펴보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초기 제품 형태로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사업화 전략 수립은 확인된 수요를 토대로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 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를 정리하는 단계다.
포스텍은 이와 함께 실전형 창업교육과 상시 멘토링, 창업경진대회, 글로벌 진출 지원도 운영한다. 이에 따라 탐색팀은 기술 아이디어의 시장성을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시제품과 사업 계획을 다듬으며 국내외 사업화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지원 제도를 단순히 추가했다기보다, 이미 마련된 시장 탐색과 후속 프로그램을 연결해 실험실 기술의 성장 경로를 넓히는 의미가 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와이앤아처의 공식 연혁에는 2016~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액셀러레이터 등록과 이후 A-STREAM 제주·싱가포르·선전 개최 이력이 기록돼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창업팀에 교육과 멘토링, 투자자 연결 등을 제공하는 창업 지원 기관이다. 연구자가 시장의 문제와 잠재고객을 확인한 뒤 이러한 투자·사업화 생태계와 접점을 넓히는 것은 공공 연구성과가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후속 단계다.
이번 지원 체계의 핵심은 좋은 기술을 보유했다는 사실과 지속 가능한 사업이 성립한다는 판단을 구분하는 데 있다. 기술의 완성도가 높더라도 고객의 요구와 맞지 않거나 제품의 가치와 시장 진입 방식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창업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커질 수 있다. 창업 전에 시장을 탐색하고, 그 결과를 시제품과 사업화 전략에 반영한 뒤 투자자 연결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까지 모색하는 과정은 연구성과의 사업화 위험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자료: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와이앤아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