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처럼 색 바꾸는 ‘CephCam’…사람 눈과 AI 탐지 함께 피했다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11.02 07:52
칭화대 연구진, 카메라·연산장치·OLED를 연결한 동적 위장 시스템 개발…0.4초 적응은 저장된 무늬 선택 시간
기사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そらみみ (Soramimi))

문어와 오징어가 주변 색에 몸을 맞추듯, 물체 표면의 무늬를 바꿔 사람의 눈과 인공지능(AI) 탐지기를 동시에 피하는 기술이 연구실 실험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중국 칭화대학교 연구진은 카메라로 환경색을 읽고 적절한 위장 무늬를 골라 OLED에 표시하는 동적 위장 시스템 ‘CephCam’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논문 ‘Cephalopod-inspired embodied camouflage system for simultaneous evasion of artificial and human visual perception’에 담겼으며, 2026년 10월 26일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의 DOI는 10.1038/s41467-026-78334-x다.

CephCam의 특징은 감지와 계산, 표시를 하나의 순환 구조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카메라가 주변 환경의 색을 감지하는 ‘눈’, 로컬 프로세서와 클라우드 연산이 무늬를 결정하는 ‘뇌’, OLED가 결정된 무늬를 드러내는 ‘피부’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OLED를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일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시야각별 색상 보정도 적용했다. 주변을 보고 판단한 뒤 표면을 바꾸고, 다시 환경을 읽는 폐루프 방식이다.

실물 검증에는 OLED를 장착한 1대 12 축소 자동차 모형이 쓰였다. 배경은 도시·숲·사막·해변·설원·야간을 표현한 6종의 인쇄 장면으로 구성됐다. 기존의 정적인 인쇄 위장은 장소가 달라지면 배경과 어긋날 수 있지만, CephCam은 현재 장면과 비슷한 무늬로 표면 표시를 바꿀 수 있다.

다만 ‘0.4초 적응’의 의미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 시간은 AI가 새로운 위장 무늬를 처음부터 학습하는 데 걸린 시간이 아니다. 로컬 프로세서가 미리 저장된 후보 가운데 현재 환경색과 가장 비슷한 템플릿을 선택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새로운 무늬를 최적화하는 실시간 학습 모드는 클라우드의 RTX 3080 GPU에서 1에폭, 즉 학습 데이터를 한 차례 처리하는 데 약 2.5분이 걸렸다. 추가로 2.5분을 학습하면 성능이 더 개선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평가는 서로 다른 두 표본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참가자 107명은 위장 무늬가 배경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섞였는지를 1점부터 7점까지 평가했다. 칭화대에서 모집한 성인 112명은 화면에 차량이 있는지를 판별했다. 이는 단순히 AI 검출기의 점수만 낮추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보기에 지나치게 튀지 않는 위장을 함께 평가하려는 설계다.

기존 대항 위장 연구는 정적인 인쇄 무늬를 사용하거나 사람과 AI 가운데 한쪽의 인식만 겨냥하는 경우가 많았다. 2023년 선행 연구 DE_DAC는 배경과의 차이를 줄이는 전역 무늬와 검출기를 공격하는 국소 무늬를 두 단계로 최적화해 두 시각 체계를 함께 속이려 했다. 적응형 방식도 제시했지만, CephCam처럼 카메라와 처리장치, 표면 디스플레이를 실물 폐루프로 통합한 시스템은 아니었다.

이번 결과는 동적 표면이 환경을 감지하고 스스로 표시를 바꾸는 위장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검증 범위는 축소 모형과 6종의 인쇄 배경, 제한된 관찰 조건에 머물렀다. 따라서 실제 도로 차량이나 복잡하게 변하는 야외 환경에서 같은 성능을 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핵심 성과는 실험실 조건에서 사람의 시각과 AI 객체 탐지를 함께 고려한 통합 시스템을 구현했다는 데 있다.

자료: 칭화대학교 컴퓨터과학기술학과, Nature Communications,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국방과학기술혁신연구원

저작권자 © 한국R&D신문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전자·AI·소프트웨어 — 전자회로·통신·임베디드, 생성형 AI·머신러닝·데이터
댓글 0 최신순 추천순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0 / 400 · 회원 로그인 시 닉네임으로 작성 · 비회원 수정은 작성 후 1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