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에 집안일 가르친다…기계연, 국내 첫 전용 데이터 생산시설 구축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1.04 05:26
12대 로봇으로 원격조작·동작 모방 데이터 수집…2027년 말부터 산·학·연에 단계적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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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한국기계연구원)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냉장고에서 물건을 꺼내고 소파를 정리하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국내 첫 전용 데이터 생산기지가 문을 열었다. 로봇의 몸을 만드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동작을 인공지능에 가르칠 연구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공동으로 구축한 ‘AI 휴머노이드 데이터 팩토리’ 개소식을 3일 대전 기계연 본원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두 다리로 걷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를 대상으로 실제 작업 데이터를 생산하는 국내 최초의 전용 시설이다. 현재 휴머노이드 12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2027년 말부터 국내 산업계·대학·연구기관에 단계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가 스스로 일하려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능력뿐 아니라 팔과 다리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배워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작업 데이터다. 사람이 로봇을 원격으로 조작해 특정 작업을 수행하거나, 로봇이 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하도록 하면 각 관절과 몸의 움직임, 작업 과정에 관한 정보를 모을 수 있다. 시설은 팔·다리의 개별 동작부터 몸 전체를 함께 사용하는 전신 작업까지 폭넓게 수집하도록 구성됐다.

개소식에서는 원격조작과 사람 움직임 모방 방식을 이용해 여러 생활 작업의 데이터를 생산했다. 냉장고에서 물건 꺼내기, 세탁물 다루기, 소파 정리하기와 함께 자동차 내부의 버튼과 레버를 조작하는 과정이 시연됐다. 기계연이 개발한 국산 휴머노이드 ‘KAIROS’도 물체를 정밀하게 다루고 사람의 전신 움직임을 모방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시설이 지향하는 핵심은 데이터 수집과 학습, 검증이 이어지는 순환 구조다. 사람이 로봇을 움직여 실제 작업 데이터를 만들면 이를 AI 학습에 사용하고, 학습 결과를 다시 실제 로봇에 적용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검증 과정에서 새로 확보한 정보는 다시 학습 자료가 될 수 있다.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반복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AI가 컴퓨터 화면 안에서 글이나 그림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의 기계와 결합해 움직이고 작업하는 기술을 ‘피지컬 AI’라고 부른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을 위해 설계된 공간과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지컬 AI의 주요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이번 시설은 휴머노이드용 데이터를 공공 연구 인프라에서 생산하고, 국내 연구 주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데이터 팩토리는 기계연이 총괄하는 ‘자율성장 AI 휴머노이드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사업을 통해 ETRI와 함께 구축했다. 정부의 ‘K-문샷 AI 휴머노이드 미션’과도 연결된다. K-문샷은 AI를 활용해 12대 국가 미션을 해결하고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을 2배로 높이려는 범국가 프로젝트다.

정부는 별도의 ‘민관협력 기반 AI 휴머노이드 원천기술 고도화 사업’에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04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목표는 한국형 대표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다. 2026년 8월 공개된 휴머노이드 미션 로드맵안에는 3년 안에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대표 K-휴머노이드를 확보한다는 목표가 담겼다. 데이터 팩토리는 이러한 로봇을 훈련하고 실제 작업 능력을 확인하는 기반 역할을 맡게 된다.

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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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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