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로·넷앱, 'AI 추론 + 재해복구' 한 묶음으로 푼다…통합 아키텍처 공동 개발 착수

AI를 쓰겠다는 기업이 늘면서, 정작 발목을 잡는 것은 모델 성능이 아니라 그 아래 깔린 데이터 인프라인 경우가 많다. 추론을 아무리 빨리 돌려도 데이터가 끊기거나 장애로 서비스가 멈추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케스트로와 글로벌 데이터 스토리지 기업 넷앱(NetApp)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협력에 나섰다. AI 추론 환경과 재해복구 체계를 따로 두지 않고 하나의 아키텍처로 묶어 함께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인공지능신문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AI와 데이터 인프라를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공동으로 만들기로 했다. 협약식에는 김범재·김영광 오케스트로 대표이사와 세자르 세르누다 넷앱 사장, 유재성 한국넷앱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완성된 제품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함께 개발할 방향을 정한 첫 단계에 해당한다.
왜 지금 '재해복구'까지 묶나
협력의 배경에는 기업의 AI 도입 단계 변화가 있다. 그동안 AI는 일부 부서에서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파일럿(시범 도입)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실제 서비스 운영으로 무대가 옮겨가고 있고, 이 단계에서는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두 회사의 진단이다. 운영 환경에서는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고, 장애가 나더라도 서비스가 끊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앞세운 개념이 액티브-액티브(Active-Active) 방식의 재해복구다. 재해복구(DR)는 한쪽 시스템에 장애가 생겼을 때 다른 시스템으로 서비스를 이어가는 대비책을 말한다. 이 가운데 액티브-액티브는 예비 시스템을 평소 꺼두었다가 사고 시에만 켜는 방식이 아니라, 두 시스템을 동시에 가동해 한쪽이 멈춰도 곧바로 다른 쪽이 부하를 넘겨받도록 구성하는 방식이다. AI 서비스처럼 중단이 곧바로 손실로 이어지는 영역에서 특히 요구되는 구성이다.
가상화·운영관리·추론, 세 갈래 소프트웨어를 스토리지와 연결
기술적 역할 분담은 각사의 강점을 따라 나뉜다. 오케스트로는 AI 인프라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를, 넷앱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스토리지 역량을 댄다. 오케스트로가 내세운 소프트웨어는 세 갈래다. 서버 가상화를 담당하는 콘트라베이스(CONTRABASS),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의 운영·관리를 맡는 비올라(VIOLA), 그리고 AI 추론 운영을 담당하는 콘체르토 에이아이(CONCERTO A.I.)다. 여기서 클라우드 네이티브란 애플리케이션을 잘게 나눠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설계·운영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소프트웨어들을 넷앱의 스토리지와 API(응용프로그램 간 연동 규격) 기반으로 연결해, AI 서비스 구현부터 인프라 운영, 추론 관리, 통합 관제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잇겠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는 이를 통해 대규모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빠르게 처리하고, 고성능 스토리지를 통합한 환경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스토리지 기능을 어떤 방식으로 연동하는지, 성능을 얼마나 끌어올리는지에 대한 구체적 수치나 사양은 이번 발표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공동 개발·검증에 마케팅까지
협력 범위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두 회사는 GPU 가속 기반의 AI 추론 성능을 함께 검증하고, 액티브-액티브 재해복구의 참조 아키텍처를 수립하기로 했다. 참조 아키텍처란 비슷한 요구를 가진 기업들이 본떠 쓸 수 있도록 표준처럼 정리한 설계 틀을 말한다. 나아가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공동 마케팅 전략(GTM)도 함께 짠다.
김범재 오케스트로 대표이사는 "AI가 실제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AI 추론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안정성, 서비스 연속성까지 함께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기업 고객이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통합 아키텍처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재성 한국넷앱 대표는 성능과 비용 효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기업들의 부담을 짚으며, 이번 협력이 기업의 엔터프라이즈 AI 확장을 지원하려는 넷앱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방향을 합의한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성능과 안정성은 공동 검증과 참조 아키텍처가 구체화된 뒤에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 회사는 이 협력이 국내 AI·클라우드 시장의 디지털 혁신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오케스트로-넷앱, AI 추론 및 재해복구 통합 아키텍처 개발... 대규모 데이터 파이프라인·고성능 스토리지 통합 검증 — 인공지능신문 (202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