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해되는 약'과 'AI 표적 지도' 스타트업 품는다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7.23 10:55 · 수정 2026.07.23 10:50
서울바이오허브와 공동 운영하는 오픈이노베이션에 프레이저테라퓨틱스·바이온사이트 선정…공동연구·기술이전·투자까지 검토
삼성바이오에피스, '분해되는 약'과 'AI 표적 지도' 스타트업 품는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몸속에서 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아예 분해해 없애는 약, 그리고 약이 세포 안 수천 개 단백질 중 정확히 어디에 달라붙는지를 인공지능으로 그려내는 기술. 국내 바이오시밀러 대표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 두 갈래의 초기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골라 함께 키우기로 했다.

히트뉴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2일 인천 송도 사옥에서 서울바이오허브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2026 서울바이오허브-삼성바이오에피스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의 협력사로 프레이저테라퓨틱스와 바이온사이트 2개사를 선정하고 협약식을 열었다.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은 대기업이 자체 연구에만 기대지 않고 외부 스타트업·연구기관의 기술을 끌어와 신사업을 발굴하는 방식을 말한다.

협약식에는 김윤철 삼성바이오에피스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장(상무), 유호진·양희정 바이온사이트 공동대표, 인경수 프레이저테라퓨틱스 대표와 함께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는 강해라 서울시 첨단산업과장, 김현우 서울바이오허브 단장이 참석했다.

'없애는 약'과 '막는 약'은 무엇이 다른가

이번에 선정된 두 회사의 기술은 신약 개발의 서로 다른 길목을 겨눈다. 프레이저테라퓨틱스가 내세우는 표적단백질분해(TPD)는, 질병 단백질에 결합한 소분자 약물에 유비퀴틴이라는 표지를 붙여 세포가 그 단백질을 스스로 분해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유비퀴틴은 세포가 '이 단백질은 폐기 대상'이라고 표시할 때 붙이는 일종의 꼬리표다.

기존 저분자 약물이 단백질의 활동을 붙잡아 '막는' 데 그쳤다면, TPD는 표적 자체를 '없애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접근이 다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약이 달라붙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손대기 어려웠던 표적까지 겨눌 수 있는 차세대 방식으로 주목받아 왔다.

약이 '엉뚱한 곳'에 붙는지 AI가 읽어낸다

바이온사이트는 약물이 실제로 어디에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기술을 다룬다. 하나의 약물은 노리는 표적 외에 세포 속 다른 단백질에도 예상치 못하게 결합할 수 있는데, 이 '엉뚱한 결합'은 부작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회사는 세포 안 수천 개 단백질 가운데 약물이 어디에 붙는지를 질량분석(DIA-MS)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측정하는 프로테옴 전체(proteome-wide) 표적 발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약물-단백질 상호작용을 넓게 훑어 지도처럼 그려내면, 개발 초기 단계에서 약효와 안전성의 근거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지원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 협업'까지 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서울바이오허브는 두 회사에 기술 고도화, 멘토링, 사업화 컨설팅 등 맞춤형 성장 지원을 제공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프로그램의 뒷단이다. 두 기관은 프로그램 종료 후 최종 평가를 거쳐 공동연구, 기술이전, 공동 사업화, 전략적 투자 등 실질적 협업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단순 육성 지원을 넘어 대기업의 파이프라인이나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둔 셈이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바이오 기술 발굴 및 조기 확보가 가능하게 됐다"며 "국내 바이오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협약은 기술 고도화를 지원하는 육성 단계로, 공동연구나 기술이전 같은 실질적 협업은 프로그램 종료 후 평가에 달려 있다. 두 회사의 기술이 초기 단계인 만큼 임상과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참고 자료
· 삼성바이오에피스, TPD 플랫폼·AI 기반 표적 발굴 기업과 OI 협약 — 히트뉴스 (2026.07.22)

저작권자 © 한국R&D신문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화학·물리·의학·생명 — 신소재·촉매·양자·물성, 의학·제약·바이오
댓글 0 최신순 추천순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0 / 400 · 회원 로그인 시 닉네임으로 작성 · 비회원 수정은 작성 후 1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