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하고 공중제비 도는 산업용 휴머노이드…딥로보틱스, WAIC 2026서 '체화형 로봇' 라인업 공개

격투 동작을 취하고 공중제비를 도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장의 시선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 로봇의 실제 일터는 무대가 아니라 사람이 들어가기 위험한 변전소와 화학물질 처리 현장이다. 중국 로봇기업 딥로보틱스(DEEP Robotics)가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행사에서 선보인 로봇들의 공통점은 '보여주기'가 아니라 '현장 투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로봇신문에 따르면 딥로보틱스는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2026)에서 신제품 라인업과 여섯 가지 표준 산업 솔루션, 업계 최초 특수 로봇 2종을 공개했다. 올해 WAIC에는 전 세계 1,1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30만 명 이상이 행사장을 찾았다. 딥로보틱스가 내세운 개념은 '체화형 지능(embodied intelligence)', 즉 로봇이 실제 몸을 움직여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학습·수행하는 기술이다.
구조용 4족 로봇부터 점검용 휴머노이드까지
전시 라인업은 4족보행, 바퀴다리형, 휴머노이드 세 갈래로 구성됐다. 신형 4족 로봇 링크스(Lynx) S10은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가 20kg 미만이다. 성인이 한 손으로 들기 어려운 정도의 무게로, 무너진 건물의 좁은 틈이나 한정된 공간에도 진입해 수색·구조 임무에 투입되도록 설계됐다. 업그레이드 모델인 링크스 M20S는 짐을 싣는 적재 용량과 먼지를 막는 방진 성능, 주행 속도를 끌어올려 산업 순찰, 물류 운송, 시설 보안에 쓰이도록 했다.
업계 최초로 공개한 전천후 산업용 휴머노이드 DR02는 격투 동작과 공중제비 같은 고난도 기술 동작을 안정적으로 수행한다. 이런 곡예에 가까운 움직임은 균형 제어와 관절 구동 성능을 보여주는 시연이지만, 실제 활용처는 따로 있다. 딥로보틱스는 DR02가 이미 변전소 정밀 점검, 유해화학물 처리, 긴급 구조 등 고위험 산업 현장에 상업적으로 배포돼 실증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도록 하는 것이 개발 방향인 셈이다.
1,200여 건 실증 바탕의 '6대 산업 솔루션'
딥로보틱스는 그동안 쌓은 1,200여 건의 현장 실증 사례를 바탕으로 전력 점검, 비상 대응, 공공 안전, 소방 작업, 산림 관리, 교육 훈련에 이르는 6대 산업 솔루션을 함께 선보였다. 특히 이번에 처음 공개한 홍수 대응 로봇과 광산·터널 전용 수색 통신 로봇은 인력 접근이 제한되는 위험 구역에서 자율 점검, 생체 신호 탐지, 비상 통신망 구축 같은 업무를 맡는다. 재난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거나 끊긴 통신을 임시로 잇는 역할을 로봇이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전시 체험 구역에는 붉은색 한정판 로봇 말 '윤주'와 청동마 에디션이 놓였다. 생체모사 관절 기술로 실제 말의 움직임에 가깝게 재현해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고 회사는 전했다.
산업용 4족 로봇 상위 매출…과제는 실전 신뢰성
딥로보틱스는 2025년 산업용 4족 로봇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 매출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체화형 기초 대형모델 연구에 집중하고, 하드웨어와 AI 에이전트, 산업 솔루션, 공급망, 종합 서비스라는 5대 핵심 역량을 묶어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로봇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격투나 공중제비 같은 전시용 시연과 변전소·재난 현장의 실제 운용 사이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고위험 환경에서 요구되는 것은 화려한 동작보다 반복 작업의 안정성과 장시간 무고장 신뢰성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강조한 '상업 배포·실증 운영'이 어느 정도 규모와 기간에 걸쳐 검증됐는지는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신뢰 수준을 얼마나 충족하느냐가 이들 로봇의 실질적 확산을 가를 관건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 딥로보틱스, WAIC 2026서 산업용 로봇 기술력 선보여 — 로봇신문 (202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