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성 지중해열 발병 원리 찾았다…파이린 단백질 활성화 규명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8.09 05:35
한림대·호주 공동연구팀, CDC42와 파이린 B30.2 도메인의 결합 변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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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한림대학교)

약 30년간 풀리지 않았던 희귀 자가염증질환의 발병 원리를 이해할 단서가 나왔다. 한림대학교 바이오메디컬학과 이원용 교수 연구팀은 호주 허드슨의학연구소 세스 매스터스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가족성 지중해열(FMF)을 일으키는 파이린 단백질의 새로운 활성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자가염증질환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감염이나 조직 손상이 없어도 발열과 염증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가족성 지중해열은 MEFV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다. 이 유전자가 만드는 파이린은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이지만, 주요 변이가 몰려 있는 B30.2 도메인, 즉 단백질 안에서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이 질환 발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호주의 자가염증질환 환자 가계를 조사해 CDC42 유전자의 M45L 변이를 확인했다. 이어 파이린의 B30.2 도메인이 CDC42 단백질과 직접 결합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변이된 CDC42에서는 두 단백질의 결합이 크게 늘었고, 그 결과 파이린 염증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체는 세포 안에서 염증 반응을 작동시키는 단백질 복합체를 뜻한다.

구조 예측 분석에서도 CDC42 변이와 가족성 지중해열 관련 MEFV 변이가 두 단백질이 맞닿는 경계면에 자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파이린과 CDC42의 결합 변화가 질환 발병의 핵심 기전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의 작용을 억제하는 치료제 아나킨라를 투여받은 뒤 대부분 증상이 호전됐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 사이에서 염증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분자 수준의 작동 원리와 실제 환자의 면역반응, 치료 결과를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Science Immunology 8월 8일자에 게재됐다. 같은 호에는 CDC42와 MEFV 유전자 변이를 각각 분석한 관련 연구 두 편도 실렸다. 세 연구는 모두 파이린 B30.2 도메인과 CDC42의 상호작용이라는 공통된 활성화 기전을 제시했다.

이원용 교수는 환자에게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를 바탕으로 파이린 염증체의 작동 원리를 밝히고, 이를 실제 환자의 면역반응과 치료 결과로 연결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파이린의 기능과 자가염증질환의 발병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자료: 한림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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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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