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약가 45%로 인하…‘다품목 성장 공식’ 흔들린다

특허가 끝난 의약품을 빠르게 복제해 품목 수와 영업력으로 성장해 온 국내 제약업계의 사업 공식이 새 약가제도로 흔들리게 됐다.
보건복지부의 새로운 제네릭 약가제도가 이달 1일부터 시행됐다.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성분으로 만든 의약품이다. 개편에 따라 기준요건을 모두 충족한 제네릭 동일제제의 기본 산정률은 오리지널 의약품 상한금액의 53.55%에서 45%로 낮아졌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직접 실시와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등 일부 요건만 충족한 품목은 45.52%에서 36%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품목은 38.69%에서 29%로 조정된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은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슷하게 몸속에서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같은 성분 제품끼리의 경쟁 방식도 달라진다. 일반 산정 방식이 적용되는 동일제제 수가 기존 19개 이하에서 12개 이하로 줄어 13번째 이후 진입 제품부터 계단식 약가 인하가 적용된다. 신청 제품과 기존 등재 제품을 합쳐 14개 이상이면 가산 종료 후 기본 산정금액의 85%가 적용된다. 기본 산정률이 45%인 제품도 실제 약가는 오리지널 대비 약 38.25%까지 낮아질 수 있다.
이 가격은 해당 제품에만 머물지 않는다. 정부는 동일제제가 14개 이상인 시장에서 적용한 85% 산정가격을 이후 다른 제품의 약가 산정 기준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먼저 낮아진 가격이 후발 제품의 진입 가격까지 끌어내리는 구조다.
약값이 내려가도 제조원가와 품질관리, 허가 유지, 약물감시, 영업관리 비용은 즉시 줄지 않는다. 연 매출 10억원 규모 품목도 매출이 감소하면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영업대행 비용 등을 제외한 수익성이 더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매출을 만드는 품목보다 이익을 남기는 품목을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다시 짤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공급 불안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기업 단위 가산은 ‘1+3년’, 품목 단위 가산은 ‘5+5년’ 체계로 운영한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요건을 충족하면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과 원료직접생산 의약품 등에는 최대 68% 수준까지 가산 혜택이 적용될 수 있다.
중소제약사는 저수익 품목 정리와 위수탁 전환, 생산 효율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자체 원료 경쟁력과 개량신약 개발 역량, 구강붕해정·서방형 제제·복합제 같은 차별화 기술을 갖춘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기등재 제네릭도 단계적으로 조정되며, 2036년까지 이어지는 재평가 과정과 맞물려 연구개발과 생산 전략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자료: 보건복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