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잠수함 탐지, 성능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8.11 05:47
센서 융합의 가능성을 작전 신뢰로 바꾸는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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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록히드마틴)

록히드마틴이 AI 기반 잠수함 탐지 기술 ‘센서MAX’를 실증했다는 소식에서 필자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인공지능의 영리함보다 ‘판단 시간’의 문제다. 바닷속에서는 더 많은 신호를 모으는 일만큼, 그 신호가 잠수함인지 해양생물인지 선박 소음인지 제때 구별하는 일이 중요하다. AI가 의미 있는 이유는 인간을 대신해 결론을 내릴 수 있어서가 아니라, 사람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복잡한 탐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AI에 가장 까다로운 시험장이다

잠수함 탐지는 본래 불완전한 단서를 이어 붙이는 작업이다. 음파를 보내 반향을 읽는 능동 소나, 주변 소리를 듣는 수동 소나, 해상·수중 플랫폼에서 얻은 여러 정보가 함께 쓰인다. 이를 ‘센서 융합’, 즉 서로 다른 감각기관의 정보를 한 장면으로 합치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AI는 사람이 일일이 살피기 어려운 방대한 신호에서 반복되는 특징을 찾는 데 강점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바다는 계절과 수온, 염분, 해저 지형에 따라 소리의 이동 방식이 달라진다. 훈련장에서 잘 작동한 모델이 다른 해역에서도 같은 성능을 낸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군사 환경에서는 상대가 일부러 혼란스러운 신호를 만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단순한 정확도 수치 하나는 작전 신뢰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탐지율보다 오경보의 비용을 공개해야 한다

필자는 센서MAX의 실증 자체를 반갑게 평가한다. 대잠수함전의 핵심 병목이 센서 부족에서 데이터 해석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의 평가는 ‘얼마나 잘 찾았는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잠수함이 아닌 것을 잠수함으로 판단한 오경보, 실제 표적을 놓친 미탐지, 낯선 해역에서의 성능 저하를 함께 따져야 한다. 특히 AI가 어떤 근거로 경보를 냈는지 운용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준비도 분명하다. 완성된 해외 체계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한국 연안의 복잡한 음향 환경에서 학습·검증할 데이터와 시험 체계를 축적해야 한다. 민감한 군사 데이터의 주권, 알고리즘 갱신 절차, 오판이 발생했을 때의 책임 구조도 장비 도입 전에 설계해야 한다. AI는 지휘관의 판단을 지우는 자동화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보조 체계여야 한다. 센서MAX의 진짜 가치는 잠수함을 찾아냈다는 시연보다, 그 판단을 사람이 얼마나 믿고 검증할 수 있는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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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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