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자국화, 공급업체 수보다 ‘실제 제조소’ 봐야

박민성 기자 · 입력 2026.08.12 05:30
카바페넴계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 공급망 평가 기준 개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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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보건복지부)

여러 제약사가 같은 의약품을 공급하더라도 핵심 원료가 해외 제조소 한 곳에서 나온다면 공급망은 실제로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료의약품 자국화를 지원하려면 완제품 공급업체 숫자보다 원료의약품(API·약의 효능을 내는 핵심 성분)을 실제로 만드는 제조소와 생산 능력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메로페넴과 이미페넴 등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내성균 감염을 비롯한 중증 감염 치료에 쓰이는 필수 의약품이다. 그러나 핵심 원료 생산은 중국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글로벌 공급 차질이나 수출 제한, 현지 생산 문제가 생기면 국내 공급 안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카바페넴계 원료의약품을 직접 합성해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은 제한적이다. 일부 국내 기업이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해외 원료 제조소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행 국가필수의약품 관리 체계는 실제 생산 기반보다 외형적인 공급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원료를 공급받은 여러 제약사가 완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면 공급업체가 여러 곳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원료가 특정 해외 제조소 한 곳에서 생산된다면 겉보기와 달리 사실상 단일 제조처에 의존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업계는 최근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과정에서 원료 제조 기반을 반영한 인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국가필수의약품이면서 원료 제조소가 3개 이하인 품목도 생산 기반 유지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공급망 안정성을 판단할 때 최종 공급업체 수가 아니라 원료 생산 장소와 실제 생산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수요 감소나 특화 제조시설 필요 등으로 생산 기반 유지가 필요한 국가필수의약품에 선제적인 약가 우대를 제공하는 가산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료의약품 제조소 수를 기준으로 인정 범위를 넓히는 방안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며, 제도 도입 취지와 품목 특성, 공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료: 보건복지부·제약바이오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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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성 기자 ms.park@k-rnd.net
산업·제조 — 산업공학, 제조·공정관리·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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