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의 빈틈을 메우되, 혈액검사를 새 정답으로 만들지는 말자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8.16 05:48
다낭난소증후군 진단에서 AMH가 보여준 가능성과 필요한 안전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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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NIAMS·Rhoda Baer, 퍼블릭 도메인)

이번 연구에서 필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새로운 검사법 자체보다 ‘초음파가 보지 못하면 질환도 없는가’라는 오래된 진단의 맹점이다. 다낭난소증후군은 월경 이상과 배란 장애, 남성호르몬 과다 증상 등을 동반하며 난임과 대사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난소의 모양이 전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진단이 늦어진다면, 환자는 몸의 이상을 겪으면서도 설명을 얻지 못한다. 초음파로 놓친 가능성을 AMH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결과가 반가운 이유다.

AMH는 ‘난포가 보내는 신호’다

AMH, 즉 항뮐러관호르몬은 난소 안의 작은 난포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자랄 준비를 하는 난포가 얼마나 활동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다. 다낭난소증후군에서는 작은 난포가 많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어 AMH 수치가 진단의 보조 단서가 될 수 있다. 혈액검사는 초음파보다 접근하기 쉽고 검사자의 영상 판독이나 장비 차이에 덜 좌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은 신중해야 한다. 다낭난소증후군은 원래 검사 하나로 판정하는 질환이 아니다. 배란 이상, 남성호르몬 과다, 난소 형태를 종합하고 비슷한 증상을 만드는 다른 질환을 배제해야 한다. 국제적인 진료 흐름도 성인에서 AMH를 난소 형태 평가의 대안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AMH만으로 확진하는 방식에는 선을 긋는다. 연령과 피임약 사용, 검사 장비와 분석법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고 청소년에게 성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검사 추가가 아니라 진단 체계의 개선이다

따라서 이번 성과를 ‘초음파 대신 피검사 한 번이면 된다’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국내 인구와 연령대에 맞는 기준값을 마련하고, 검사실마다 다른 측정법을 표준화하며, 초음파·월경력·호르몬 증상을 어떤 순서로 결합할지 임상 경로를 정해야 한다. 위양성, 즉 질환이 없는데 있다고 판정될 가능성도 함께 검증해야 불필요한 불안과 치료를 막을 수 있다.

필자는 AMH의 가장 큰 가치가 초음파를 밀어내는 데 있지 않다고 본다. 기존 진단망 밖에 있던 환자에게 다시 살펴볼 기회를 주는 데 있다. 기술의 진보는 정답 하나를 더 만드는 일이 아니라, 놓치는 사람을 줄이면서도 과잉진단을 막는 안전장치를 함께 세우는 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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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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