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420kV SF₆ 대체 고압차단기 개발…유럽 송전시장 겨냥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8.19 15:52
C₄ 혼합가스 적용해 절연·차단 구조 재설계…EU 규제 대응과 공급망 확대 추진
HD현대일렉트릭, 420kV SF₆ 대체 고압차단기 개발…유럽 송전시장 겨냥
HD현대일렉트릭이 앞서 개발한 145kV급 SF₆-Free 가스절연개폐장치(GIS)가 고객 입회 공장승인시험을 마친 모습. 회사는 최근 420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 개발도 완료했다. (사진 출처=HD현대일렉트릭)

국가 기간망에 쓰이는 42만V급 고압차단기에서 온난화 영향이 큰 육불화황(SF₆)을 대체하려는 국내 전력기기 개발이 420kV 영역까지 확대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C₄ 혼합가스를 적용한 420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고압차단기는 송전망의 전류를 차단하고 설비를 보호하는 전력기기다. 420kV는 42만V에 해당하며, 국가 기간망에 적용되는 초고압 전압대다. 이번 제품은 기존 SF₆ 대신 C₄ 혼합가스를 절연·차단 매질로 사용한다. 가스의 특성이 달라진 만큼 절연 성능을 확보하고 전류를 끊는 내부 구조도 새로 설계했다. 극한 조건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초고압 장비라는 점에서 낮은 전압대 제품보다 개발 조건이 까다롭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SF₆는 전력기기의 절연과 차단에 사용돼 왔지만 온실효과가 큰 불소계 온실가스다. 유럽연합 규정에 제시된 100년 기준 지구온난화지수(GWP)는 SF₆가 2만4300이다. GWP는 특정 물질이 100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지구를 얼마나 더 덥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C₄ 혼합가스에 쓰이는 C₄-FN의 GWP는 2750으로 규정돼 있다. 다만 C₄-FN을 포함한 혼합물 역시 불소계 온실가스로 취급되므로, SF₆-Free가 곧 불소계 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F-gas-free를 뜻하지는 않는다.

유럽의 규제 일정은 초고압 차단기 시장의 기술 전환을 재촉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2년 1월 1일부터 전압이 145kV를 넘거나 단락전류가 50kA를 넘는 신규 개폐설비 가운데 절연·차단 매질의 GWP가 1 이상인 설비의 가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조달 과정에서 GWP 1 미만 제품의 입찰이 없거나 공급자가 한 곳뿐인 경우 등에는 GWP 1000 미만 설비 등을 허용하는 예외가 있다. 2035년부터 기존 개폐설비를 정비할 때에도 원칙적으로 재생하거나 재활용한 SF₆만 사용할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1년 170kV급을 시작으로 145kV와 72.5kV급 SF₆-Free 고압차단기를 잇달아 개발했다. 회사는 2026년 5월 공식 발표에서 420kV 제품의 상반기 개발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개발 완료 발표로 주요 전압대의 관련 제품군을 넓히게 됐다.

유럽 현지 공급 경험도 쌓고 있다. 회사는 고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하는 145kV 제품의 최종 승인시험을 마쳤으며, 해당 제품을 스웨덴 변전소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서부 변전소용 145kV 제품은 2027년 7월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스웨덴과 덴마크에도 공급 실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420kV 제품이 겨냥하는 400kV급 송전망은 유럽의 장거리·대용량 전력 수송에서 중요한 전압대다. ENTSO-E의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유럽의 380~400kV 교류 가공선은 18만5711km이고, 400kV 초과 구간은 385km다. 선행 개발 사례로 GE Vernova는 2022년 420kV·63kA급 C₄-FN 계열 g³ 가스절연개폐장치 차단기 시제품을 공개하고, 가스의 온난화 영향을 SF₆ 대비 99% 줄였다고 발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이번 개발은 규제 일정과 기존 145kV 공급 경험을 토대로 유럽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에 대응할 제품 기반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료: HD현대일렉트릭, 유럽연합, ENTSO-E, GE Vern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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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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