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KAIST, 100시간 버티는 CO₂→메탄 광촉매 개발
태양광으로 이산화탄소(CO₂)를 메탄으로 바꾸는 광촉매의 최대 걸림돌이던 내구성 문제를 경북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연구진이 풀어냈다. 경북대 나노신소재공학과 이용희 교수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교수 연구팀은 나노종합기술원(NNFC), 사우디 아람코 연구진과 함께 1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3차원 소수성 맥신(F-3D MXene) 광촉매'를 개발했다.
광촉매는 빛을 받아 화학 반응을 이끄는 물질이다. 지구온난화의 원인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태양광과 촉매로 산업용 청정 연료인 메탄으로 전환하는 기술은 탄소중립의 주요 과제이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모아 유용한 물질로 되돌리는 탄소포집·활용(CCU) 기술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반응 과정에서 촉매가 쉽게 활성을 잃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내구성 문제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기존 밀폐형 광촉매 반응 장치는 반응이 진행될수록 생성물이 쌓이고 촉매가 산화돼, 보통 20시간 이상의 장시간 반응에서 안정적인 연속 운전이 어렵다. 반응물과 생성물을 지속해서 공급·배출하는 연속 흐름(continuous-flow) 방식이 도입됐지만 반응 과정이 복잡해 목표 물질인 메탄만 정밀하게 뽑아내기 어려웠다. 여기에 전기적 특성이 우수한 차세대 2차원 신소재 맥신(MXene)도 약점이 있었다. 종이처럼 얇은 맥신 나노시트는 제조 과정에서 서로 뭉치는 성질이 있어, 가스가 지나다니는 통로를 막고 반응 면적을 줄이는 문제도 안고 있었다.
아코디언처럼 펼친 3차원 뼈대…반응 표면적 18배
연구팀은 2차원 맥신 나노시트 사이에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CNT)를 결합해 아코디언처럼 활짝 펼쳐진 3차원 다공성(내부에 구멍이 많은) 스캐폴드(뼈대) 구조를 설계했다. 이 입체 나노구조는 이산화탄소가 원활하게 드나드는 통로를 확보해 촉매 반응 표면적을 기존 대비 약 18배 키웠다. 동시에 맥신이 산화하는 과정에서 촉매 내부에 저절로 형성된 이산화티타늄(TiO₂) 나노입자와 화학적 이종접합(서로 다른 두 물질이 맞닿은 접합 계면) 구조를 이뤄 태양광 에너지를 화학 반응으로 전환하는 효율을 끌어올렸다.
완성도를 높인 또 다른 요소는 코팅 기술이다. 연구팀은 반응 중 생기는 수분이 촉매의 미세 기공을 막는 '플러딩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촉매 표면에 물을 밀어내는(소수성) 불소 유기분자막을 입히는 자가 조립 코팅 공정을 적용했다. 이 코팅은 반응이 일어나는 기체-액체-고체 3상 계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메탄 선택도 37→73%…100시간 뒤에도 성능 90% 유지
이렇게 만든 광촉매는 연속 흐름 장치에서 메탄 선택도(전체 생성물 가운데 목표 물질인 메탄이 차지하는 비율)가 기존 37%에서 73%로 약 2배 높아졌다. 메탄 생산 속도는 촉매 1g당 시간당 119마이크로몰(μmol·1μmol은 100만분의 1mol)을 기록했다. 100시간 이상 연속 가동한 뒤에도 초기 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해 장기 내구성을 입증했다. 기존 밀폐형 장치가 안정 운전을 버티기 어려웠던 20시간의 다섯 배에 이르는 시간이다. 촉매가 빨리 죽는 문제와 메탄만 골라내지 못하던 문제를 하나의 소재 구조로 함께 개선한 셈이다.
연구팀은 "우수한 전기적 특성에도 수분과 공기 중 산화에 취약해 활용이 제한됐던 맥신을 표면 처리와 3차원 구조 설계를 통해 장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탄소 자원화 공정의 상용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우디 아람코-KAIST CO₂관리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기초연구실지원사업, 나노종합기술원의 반도체-이차전지 인터페이싱 플랫폼기술개발사업과 반도체글로벌첨단팹연계활용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8월 3일 온라인 게재됐다.
자료: 경북대학교·KA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