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p-tau217 변화로 레켐비 치료 뒤 인지 경과 가늠 가능성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8.21 05:34
고대구로병원 실사용 환자 연구…3개월부터 감소했지만 단일기관·짧은 추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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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National Cancer Institute / Linda Bartlett, 퍼블릭 도메인 — 재사용 제한 없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투여한 뒤 간단한 혈액검사로 향후 인지기능 경과를 일찍 가늠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값비싼 영상검사나 뇌척수액검사보다 반복하기 쉬운 혈액 바이오마커가 실제 진료에서 치료 반응을 살피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와 박유정 연구원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의 성분인 레카네맙을 투여한 환자에게서 혈액 바이오마커 변화를 측정하고 인지기능 경과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으며 논문 DOI는 10.1002/alz.71705다.

연구진은 고대구로병원 K-LEARN 코호트에서 2024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레카네맙 치료를 시작한 환자 153명을 전향적으로 관찰했다. 전향적 관찰은 치료를 시작한 뒤 환자의 변화를 시간 순서에 따라 살피는 방식이다. 임상시험의 제한된 환경이 아니라 단일 병원의 실제 진료 현장을 분석한 실사용 연구라는 점도 특징이다.

핵심 지표는 혈액 속 p-tau217이었다. p-tau217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와 타우 병리를 함께 반영할 수 있는 후보 바이오마커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인 PET나 뇌척수액검사와 비교해 채혈을 반복하기 쉽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수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연속적으로 확인하는 데 활용 가능성이 있다.

기저 시점과 치료 3개월·6개월의 혈액이 모두 확보돼 궤적 분석에 포함된 환자는 81명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을 p-tau217 감소가 큰 29명과 감소가 작은 52명으로 나눴다. p-tau217은 치료 3개월부터 유의하게 줄었고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이후에는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p-tau217 감소가 큰 환자군은 감소가 작은 환자군보다 간이정신상태검사인 MMSE의 경과가 양호했다. 치매로 인한 임상 변화의 정도를 합산해 평가하는 CDR-SB의 악화 속도도 더 느렸다. 시간과 집단의 차이를 함께 분석한 통계값은 MMSE가 p=0.023, CDR-SB가 p<0.001이었다.

다만 분석 방법을 달리했을 때 결과가 모두 같은 수준으로 반복되지는 않았다. 치료 전부터 6개월까지의 변화 기울기를 따로 비교한 분석에서는 CDR-SB 차이가 다시 확인됐지만 p=0.006, MMSE 차이는 p=0.078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한 가지 인지검사 결과만으로 치료 반응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4년 12월 국내에 도입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근거로 제시한 18개월 3상시험에서 CDR-SB는 레카네맙 투여군이 1.21점, 위약군이 1.66점 악화했다. 두 집단의 차이는 0.45점으로, 악화 폭이 27% 줄어든 결과였다.

치료 효과 추적과 안전성 감시는 구분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 자료에서 영상으로 확인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인 ARIA는 레카네맙군 21%, 위약군 9%에서 나타났다. APOE ε4 유전자 사본을 두 개 가진 동형접합자에서는 45%로 더 높았다. 따라서 p-tau217 혈액검사가 MRI를 이용한 안전성 감시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무작위로 치료군과 대조군을 나눠 효과를 비교한 시험이 아니라, 치료받은 환자 안에서 바이오마커 변화와 인지 경과의 연관성을 살핀 연구다. 연구진도 단일기관 연구, 작은 궤적 분석 표본, 짧은 추적기간, 탐색적으로 정한 집단 분류 기준을 한계로 밝혔다. 그럼에도 치료 초기부터 나타나는 혈액 p-tau217의 변화와 이후 인지 경과를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반복 채혈을 이용한 치료 반응 관찰의 연구 기반을 넓혔다.

자료: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미국 식품의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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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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