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의료 지역협력 시범사업, 의뢰·회송 효과 확인…수가·행정 개선 과제

지역 안에서 소아환자에게 필요한 진료기관을 찾아 연결하는 ‘소아의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이 실제 환자 의뢰·회송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범사업에서 확인된 효과를 본사업에서도 이어가려면 의료기관의 참여와 협력 업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수가와 지원체계를 보완하고 행정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28일 대한병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범사업에 참여한 소아청소년병원과 참여하지 않은 소아청소년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협회는 지역 의료기관 사이의 환자 연계에는 사업이 도움이 됐지만, 본사업 전환을 위해서는 현재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지역에 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원과 소아청소년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을 하나의 진료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구조다. 각각의 의료기관을 따로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상태와 필요한 진료에 따라 적절한 기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 경로를 마련한다는 데 핵심이 있다.
의원이나 참여병원이 진료한 소아환자에게 입원이나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중심기관인 소아청소년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한다. 의뢰는 현재 진료기관에서 필요한 진료를 이어가기 위해 다른 기관으로 환자를 연결하는 과정이다. 회송 역시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 단계에 맞춰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다시 연계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지역협력체계의 중요한 축이 된다.
이 같은 연결이 제대로 작동하면 환자는 처음 방문한 의료기관에서 모든 진료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입원이나 검사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으로 진료를 이어갈 수 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개별적으로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 데 머물지 않고 지역 네트워크 안에서 환자의 다음 진료 경로를 마련할 수 있다. 조사에서 의뢰·회송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이러한 기관 간 연결 방식이 현장에서 일정한 기능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아의료 지역협력은 단순히 여러 의료기관의 명단을 하나로 묶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환자를 처음 진료한 의원이나 참여병원, 입원과 추가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받는 중심기관, 상급종합병원 등이 실제 진료 과정에서 서로 연결돼야 한다. 결국 사업의 효과는 네트워크의 존재 자체보다 환자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참여병원과 미참여병원을 함께 조사한 점도 본사업을 검토하는 데 의미가 있다. 참여기관의 경험을 통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체감한 효과와 부담을 살필 수 있고, 미참여기관을 포함함으로써 사업에 들어오지 않은 병원까지 아우르는 지원방식이 필요한지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사업은 일부 기관의 시범 운영을 넘어 더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전제로 하는 만큼 참여 여부에 따른 시각을 함께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협회가 우선 개선 과제로 제시한 것은 수가와 지원이다. 의료기관이 환자를 의뢰하고 회송하는 일은 진료기관 사이의 협력과 그에 수반되는 업무를 요구한다. 시범사업에서 환자 연계 효과가 확인됐더라도 이를 수행하는 기관에 대한 보상과 지원이 충분하지 않으면 같은 방식의 협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따라서 본사업에서는 의료기관이 지역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환자 연계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가와 지원체계를 다듬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행정절차 개선도 같은 맥락의 과제다. 환자를 다른 기관으로 연결하려면 진료 판단뿐 아니라 의뢰와 회송에 필요한 절차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 과정이 복잡하거나 현장의 부담으로 남으면 의료기관 간 연결이 원활하게 이어지기 어렵다. 행정업무를 줄이고 절차를 실제 진료 흐름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 시범사업의 효과를 본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된 이유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역 소아의료 협력체계가 환자의 진료 경로를 잇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그 효과만으로 사업의 지속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보여준다. 본사업 전환 논의에서는 의뢰·회송 기능을 살리는 한편 참여 의료기관이 감당하는 비용과 행정업무를 어떤 수가와 지원방식으로 뒷받침할지가 핵심 검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료: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