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에 포르피린 결합해 260mAh/g 구현…고용량 배터리 전극 개발
가격과 안전성이 강점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를 보완할 새로운 하이브리드 전극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조진한 교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고용민 연구원, 한양대학교 김병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LFP 나노입자에 전기를 추가로 저장하는 유기분자를 결합해 용량과 내구성을 함께 높였다.
연구팀은 약 19nm 크기의 LFP 나노입자와 산화환원성 포르피린 리간드, 다중벽 탄소나노튜브를 면직물 집전체 위에 층상자기조립했다. 층상자기조립은 서로 다른 물질을 얇은 층으로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며, 집전체는 전극에서 발생한 전류를 모으는 바탕을 뜻한다.
핵심은 LFP 표면에 붙어 있지만 전기를 저장하지 못하는 비활성 리간드를 5,10,15,20-Tetrakis(4-aminophenyl)porphyrin(PP)으로 바꾼 데 있다. 연구팀은 250℃ 진공 열처리를 거쳐 입자 사이에 아마이드 공유결합망을 만들었다. 공유결합은 원자들이 전자를 함께 쓰며 단단하게 연결되는 결합으로, 전극 내부에 견고한 3차원 구조를 형성했다.
개발 전극은 20mA/g의 전류 조건에서 260mAh/g의 용량을 기록했다. 기존 LFP의 이론용량인 170mAh/g보다 약 1.5배 높은 수치다. 다만 순수 LFP가 자체 이론용량을 넘어선 것은 아니다. LFP의 리튬 삽입 반응에 포르피린 리간드의 추가 산화환원 반응이 합쳐진 복합전극의 결과다. 논문은 포르피린 한 분자에 리튬이온 2개와 PF6 음이온 6개가 관여하는 8전자 반응을 제시했다. 포르피린이 없는 비교 전극의 용량은 약 194mAh/g이었다.
내구성 시험에서도 공유결합망의 효과가 나타났다. 일반 슬러리 전극은 전해액에 담근 지 24시간 뒤 질량이 31% 줄었지만, 열처리한 전극은 120시간 동안 뚜렷한 질량 손실이 없었다. 200mA/g에서는 2,000사이클 뒤 초기 용량의 약 93%, 2,000mA/g에서는 1,300사이클 뒤 약 80%를 유지했다. 별도 장기시험 셀은 2,144사이클까지 약 92%를 유지했으나, 2,145번째에 리튬금속 음극의 덴드라이트로 내부 단락이 발생했다. 덴드라이트는 충·방전 과정에서 나뭇가지처럼 자라나는 리튬 결정이다.
활물질만 기준으로 계산한 에너지 밀도는 686.5Wh/kg이었다. 그러나 면직물 지지체까지 포함한 전극 수준의 성능은 30.7mAh/g과 82Wh/kg이었고, 체적용량은 약 20.6mAh/cm³였다. 전극 3장을 쌓았을 때 면적용량은 2.2mAh/cm², 면적에너지는 약 6.0mWh/cm²였다. 높은 활물질 수치가 실제 전기차용 셀이나 팩의 성능을 곧바로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살펴야 한다.
파우치셀 시험에서는 1,000mA/g 조건으로 500사이클 뒤 용량의 72%를 유지했다. 3×4cm² 크기의 3중 적층 파우치셀은 초기 13.7mAh에서 100사이클 뒤 82%를 유지해 적층 구조에서도 작동 가능성을 보였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LFP는 2024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NMC 배터리보다 kWh당 가격이 약 30% 낮지만, 팩 기준 질량 에너지 밀도는 약 20%, 체적 에너지 밀도는 약 33% 낮다. LFP 양극재와 셀 생산의 98%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성능 향상 연구는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와도 연결된다.
조진한 교수는 이번 연구가 고에너지 유기 리간드와 LFP를 공유결합으로 연결해 기존 한계를 보완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전극을 제시했다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가 필요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을 밝혔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논문은 7월 30일 온라인 게재되고 2027년 첫 호 전면 표지로 선정됐다.
자료: 고려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양대학교, Nano-Micro Letters,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ubMed Central, 국제에너지기구(I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