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다부터 고른다…2031년까지 해상풍력 예비지구 25GW 발굴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09.03 05:31
주민 협의·환경 검토 선행하고 42개 인허가 일괄 처리…개발기간 5~6년으로 단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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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전라남도청 해상풍력산업과, 공공누리 제1유형(출처표시))

해상풍력 사업자가 발전소를 세울 바다를 찾아다니던 방식이 정부가 개발 가능한 해역을 먼저 골라 내놓는 방식으로 바뀐다. 바람 조건부터 환경과 어업, 군사 활동, 선박 이동까지 미리 검토하고 주민 협의도 앞단에서 진행해 해상풍력 개발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제도 전환의 배경에는 허가와 실제 보급 사이의 큰 격차가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해상풍력의 누적 발전사업 허가량은 약 33GW지만 실제 보급량은 0.37GW에 그친다. GW(기가와트)는 대규모 발전설비의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사업자가 입지를 직접 발굴한 뒤 복잡한 협의와 인허가를 각각 해결해야 했던 구조가 사업 진척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회 해상풍력발전위원회를 열고 ‘해상풍력 주요 추진성과 및 계획입지 도입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해상풍력발전위원회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계획입지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범정부 기구다. 이 법은 2025년 3월 25일 제정·공포됐으며 2026년 3월 26일부터 시행됐다.

계획입지는 예비지구 지정에서 출발한다. 정부가 기본설계를 마련하고 지방정부가 민관협의회를 운영한 뒤 발전지구를 지정한다. 이어 사업자 선정, 실시계획 승인, 착공과 준공 순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기존에는 개별 사업자가 맡았던 입지 발굴과 초기 주민 협의를 공공 부문이 먼저 수행하는 구조다.

정부는 입지정보망에 담긴 301개 해양공간정보·규제 데이터를 활용해 풍황, 환경, 어업, 군사, 해상교통 조건을 함께 살핀다. 풍황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 등 풍력발전에 필요한 조건을 뜻한다. 여러 정보를 한데 놓고 검토함으로써 발전 가능성뿐 아니라 다른 해양 활동과의 충돌 가능성도 예비지구 단계에서 확인한다.

예비지구 발굴 목표는 2031년까지 총 25GW다. 연도별로는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2.5GW, 2028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5GW를 지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2~3GW 규모의 첫 예비지구 지정을 시작하고, 이르면 2033년부터 계획입지를 통한 해상풍력 보급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경쟁입찰 물량은 예비지구 용량 가운데 약 80%가 지정 3년 뒤 입찰에 들어간다고 가정해 산정했다. 이에 따라 2029년과 2030년에 각각 2GW, 2031년부터 2034년까지 매년 4GW 등 총 20GW가 발전지구 경쟁입찰로 이어지는 계산이다. 이는 정부가 세운 계획치이며 확정 물량이나 실제 준공량을 뜻하지는 않는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인허가 절차도 한꺼번에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대상은 10개 부처, 28개 법률에 걸친 42개 인허가다. 정부는 이를 약 3개월 안에 일괄 의제 처리할 계획이다. 일괄 의제는 개별 법률에 따른 여러 허가를 실시계획 승인 과정에서 함께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체 개발기간이 기존 약 10년에서 5~6년으로 3~4년 단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민과 어업인의 참여도 절차에 포함된다.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민관협의회에는 어업인과 주민대표가 전체 위원의 절반 이상 참여해야 한다. 환경 검토는 정부가 기본설계 단계에서 수행하는 해양환경 영향조사와 사업자가 실시계획 단계에서 받는 환경성평가로 나뉜다. 입지 지정 전후에 검토를 이어가는 이원화 구조다.

정부가 2026년 6월 발표한 10년 입찰 로드맵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55GW를 공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 개별입지 입찰 31GW와 계획입지 발전지구 입찰 24GW를 병행하고, 계획입지 입찰은 2029년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전환 경로다. 로드맵은 3년마다 수정·보완할 예정이다.

정부의 누적 해상풍력 보급 전망은 2030년 3.1GW, 2035년 25GW, 2040년 45GW다. 이와 별도로 2030년까지 10.5GW의 준공·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계획입지의 성패는 정부가 앞단에서 진행하는 입지 검토와 주민 협의가 이후 사업자 선정과 인허가,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렸다.

자료: 국무조정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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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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