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제조 데이터부터 실행까지 잇는 ‘풀스택 AI 팩토리’ 개발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09.07 10:21
윤병동 교수팀, 9년간 제조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MxFM 구축·현장 검증
서울대, 제조 데이터부터 실행까지 잇는 ‘풀스택 AI 팩토리’ 개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윤병동 교수. (사진 출처=서울대학교)

서로 다른 설비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하나의 인공지능이 이해하고, 판단 결과를 실제 제조라인의 조치까지 연결하는 장기 연구가 시작된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기계공학부 윤병동 교수 연구팀의 ‘제조 업무(x) 특화형 파운데이션 모델’ 과제가 2026년도 리더연구 유형A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연구기간은 2026년 6월부터 2035년 2월까지다. 연구팀은 제조 현장의 데이터 수집, AI 추론, 의사결정, 물리적 실행을 하나로 잇는 ‘풀스택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서 풀스택은 공장의 정보를 모으는 단계부터 설비에 조치를 내리는 마지막 단계까지 필요한 기술을 모두 연결한다는 뜻이다.

연구의 중심은 제조 업무 특화형 파운데이션 모델 ‘MxFM’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를 먼저 학습한 뒤 여러 업무에 활용하는 범용 AI 모델이다. 텍스트를 다루는 챗GPT와 제미나이, 이미지·영상을 처리하는 소라, 시간에 따라 이어지는 수치를 분석하는 크로노스와 타임FM 등이 대표적인 활용 사례다.

제조 데이터는 자연어보다 다루기 어렵다. 설비마다 진동·전류 신호의 표현 방식이 다르고, 공정 이력과 비전 데이터도 서로 다른 형태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특히 짧은 순간의 변화를 촘촘하게 측정한 고주파 신호는 제조 설비의 상태를 보여주는 핵심 자료지만, 여러 업무에서 함께 사용할 범용 모델은 부족했다. 데이터를 한 모델에 무작정 통합하면 AI가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 설명하기도 어려워진다.

1단계에서는 제조 데이터를 공정 단계, 작업 이벤트, 설비 상태, 센서 역할, 업무 목적 등 다섯 기준으로 다시 정의한다.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계층적으로 정리한 메타데이터와 센서별 편차를 보정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복잡한 전처리를 매번 반복하지 않고 곧바로 학습에 쓸 수 있는 ‘AI-Ready 제조 데이터’를 만들려는 것이다.

희소한 이상과 고장 상황을 보완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연구팀은 고주파 신호의 특성을 반영해 데이터를 생성하고, 생성된 데이터가 물리 법칙과 맞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평상시 운전뿐 아니라 실제 자료를 충분히 모으기 어려운 극단적 조건까지 포함하는 전 운전영역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MxFM에는 전문가 혼합 구조인 ‘MoE’가 적용된다. 하나의 AI 안에 서로 다른 분야를 담당하는 여러 전문 모델을 두고, 입력 데이터와 업무에 알맞은 전문가를 골라 활용하는 방식이다. 고주파·저주파 시계열 데이터와 이미지는 각각의 물리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공통 표현 공간에서 처리한다. 품질·정비·안전 같은 업무 태그와 판단에 기여한 전문가를 추적해 결과뿐 아니라 판단 과정도 설명하도록 설계한다.

이미지와 저주파 데이터에는 기존 범용 모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연구팀은 제조 현장의 핵심인 고주파 신호 처리 원천기술에 역량을 집중한다. 모든 영역을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 기술을 활용할 부분과 새로 개발할 부분을 나눈 접근이다.

2단계에서는 품질 분류, 설비 복원, 안전 객체 인식용 어댑터를 MxFM에 결합한다. 어댑터는 하나의 기반 모델에 특정 업무 능력을 덧붙이는 장치다. 분석 근거와 조치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제조 의사결정 에이전트도 구축한다. 모델은 중앙 서버뿐 아니라 생산 현장 가까이에서 계산하는 엣지 장치와 개별 기기에서 직접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환경까지 실행할 수 있도록 경량화한다.

실증은 농심, 시너스텍,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제조라인에서 진행한다. AI의 추론 성능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판단 결과를 실제 제조라인에서 실행할 수 있는지도 단계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MxFM의 효과와 자율 실행 능력은 아직 달성된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 검증할 연구계획이다.

한국연구재단 공모 기준에서 리더연구 유형A는 5년과 4년으로 나뉜 총 9년 구조이며, 5년차에 단계평가를 받는다. 연간 연구비는 약 8억원, 직접비는 6억4000만원 이내이고 첫해에는 9개월분을 지원한다. 이는 사업의 지원 기준으로 윤 교수 과제의 확정 연구비를 뜻하지 않는다.

서울대 초자율화 인공지능 연구실은 산업통상부 지원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 핵심기술 개발’ 과제도 2025년 7월부터 2028년 1월까지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산학협력 과제 95건을 수행했으며 이 가운데 86건을 완료하고 9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 연구비는 약 250억원이며, 윤 교수가 창업한 원프레딕트의 AI 팩토리 적용 현장은 230곳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가 밝힌 AI팩토리 선도사업 170여 사업장 가운데 성과가 가시화된 42곳은 생산성이 평균 30.1% 높아지고 불량률은 15.5% 낮아졌다. 정부가 2030년까지 AI팩토리 500곳 구축을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이번 연구는 개별 공정과 업무별로 나뉘어 있던 제조 AI를 데이터·판단·실행의 연속된 체계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의미가 있다.

자료: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서울대학교 초자율화 인공지능 연구실,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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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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