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알지네이트·키틴 ‘먹는 스펀지’…생쥐 대장 신호 2시간 뒤 55.1% 낮아

1mm짜리 자 눈금 안에 2,000개를 나란히 놓을 만큼 작은 플라스틱 입자가 위와 장을 지나간다고 해보자. 이미 삼킨 입자를 장관 안에서 붙잡아 그대로 통과시킬 수 있을까. 중국 연구진이 알지네이트와 키틴으로 만든 다공성 구조체를 수컷 생쥐에게 투여해 이 가능성을 시험했다. 형광 폴리스티렌 입자를 먹인 뒤 120분이 지났을 때, 구조체를 함께 투여한 군의 특정 대장 구간 형광신호는 입자만 투여한 군보다 평균 55.1% 낮았다.
연구진이 제시한 구조체는 경구 투여용 알지네이트–키틴 미세·나노섬유 프레임워크다. 기사에서 말하는 ‘먹는 스펀지’는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비유일 뿐 제품명이나 허가받은 식품·치료제를 뜻하지 않는다. 결과 역시 사람 몸속 플라스틱을 2시간 만에 절반 제거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측정한 것은 생쥐 몸 전체의 플라스틱 질량이 아니라 한 시점, 한 대장 구간의 형광 강도였다.
작아서 찾기 어렵고, 찾았다고 곧 위험을 뜻하지도 않는다
대표 시험입자는 지름 500nm, 즉 0.5µm인 형광 폴리스티렌 구형 입자였다. 0.0005mm에 해당하며, 분류체계에 따라 나노플라스틱으로도 분류되는 크기다. 연구는 이런 균일하고 새것인 입자를 사용했지만 실제 환경의 플라스틱은 크기와 형태, 첨가제, 풍화 정도, 생물막이 제각각이다. 실험 결과를 생활환경의 모든 입자에 그대로 넓혀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의 노출자료와 비교할 때도 측정 범위를 먼저 봐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2021년 식품 오염조사와 식품섭취량을 결합해 국민 1인당 노출을 하루 평균 16.3개로 추정했다. 2023년 고려대학교·FITI시험연구원 등의 연구는 계산법에 따라 한국 성인의 식품 섭취 노출을 하루 31.4개 또는 평균 55.1개로 추정했다. 모두 사람의 몸이나 대변에서 직접 센 값이 아니라 식품 오염자료를 이용한 모델값이다.
더구나 식약처 조사의 분석 하한은 20µm였다. 이번 생쥐 급성시험의 0.5µm 입자는 그보다 40배 작다. 포함 식품과 참고자료, 계산법도 달라 하루 16.3개와 31.4∼55.1개를 우열처럼 비교하거나 어느 하나를 한국인의 실제 섭취량으로 단정할 수 없다.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사람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큰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인간 건강 영향 평가의 불확실성을 지적했고, 유럽식품안전청은 2026년 4월 현재 완전한 식품 위해평가를 끝내지 않았다.
위에서는 ‘정전기 벨크로’, 장에서는 불어난 그물
구조체는 알지네이트 미세섬유와 키틴 나노섬유 시트를 질량비 1대 10으로 섞어 동결건조해 만들었다. 수소결합과 물리적 얽힘이 형태를 유지한다. 산성인 위에서는 키틴 나노망이 양성자화, 즉 양전하를 띠는 상태가 돼 플라스틱 입자를 정전기적으로 흡착했다. 중성에 가까운 장 조건에서는 알지네이트가 물을 머금고 팽윤해 입자를 물리적으로 가뒀다. 위에서는 달라붙는 벨크로처럼, 장에서는 불어나는 그물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한 셈이다.
모사 위액에서 팽윤율은 5,664.6±46.1%, 모사 장액에서는 5,978.8±304.6%였다. 이는 논문이 정한 방식으로 계산한 팽윤율이지 부피가 정확히 56∼60배로 측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물에 젖은 구조체를 100번 압축한 뒤에도 최초 높이의 97.3%를 유지했다. 이상적인 체외조건에서 건조 소재 1g당 폴리스티렌 포획용량은 위 조건 816.6mg, 장 조건 1,114.5mg이었다.
그러나 음식물이 끼어들자 성능은 낮아졌다. 500nm 폴리스티렌과 여러 음식 성분을 함께 둔 체외시험의 포획용량은 311.37∼732.76mg/g이었다. 모사 식사액 조건에서 무음식 대조 대비 용량 유지율은 위 70.0%, 장 47.3%였다. 장에서 음식 속 플라스틱의 47.3%를 없앴다는 뜻이 아니라, 음식이 없을 때의 포획용량 가운데 47.3%가 유지됐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체외에서 구형 PET·PMMA와 불규칙한 PE·PP·PET·PMMA 입자, 폴리스티렌 섬유도 시험했지만 생쥐에서 이 전체 범위를 검증한 것은 아니다.
60분에는 더 밝고, 120분부터 낮아진 ‘반전 시계열’
급성시험에서는 수컷 BALB/c 누드마우스에게 형광 폴리스티렌을 위내 투여하고 처리군에는 Alg-Ch를 뒤이어 투여했다. 군당 생쥐는 3마리였다. 60분 시점 특정 대장 구간의 평균 총 방사효율은 미세플라스틱 단독군 6.22±2.35×10⁹에서 병용군 16.03±2.94×10⁹ (photons/s)/(µW/cm²)로 오히려 2.58배 높았고, P값은 0.001 미만이었다.
흐름은 120분에 뒤집혔다. 같은 측정대상에서 단독군은 12.95±3.30×10⁹, 병용군은 5.82±1.71×10⁹ (photons/s)/(µW/cm²)였다. 공개 원자료 평균을 비교하면 120분 시점 처리군이 단독군보다 55.1% 낮았다. 다만 이 시점의 P값은 공개 캡션에 제시되지 않아 통계적으로 유의했다고도, 유의하지 않았다고도 판단할 수 없다. 240분에는 각각 9.25±3.09×10⁹과 3.68±0.93×10⁹으로 처리군이 60.2% 낮았으며 P값은 0.022였다.
연구진이 기대한 그림은 입자를 즉시 없애는 약보다 붙잡아 장을 통과시키는 운반체에 가깝다. 60분에 병용군이 더 밝았던 것은 붙잡힌 입자가 이동 중 해당 구간에 일시적으로 모인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형광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다. 형광사진의 색은 플라스틱 덩어리를 직접 찍은 것이 아니라 장비가 계산한 빛의 강도다. 표지 안정성, 신호 가림, 입자 응집과 조직 깊이의 영향을 배제한 전신 질량수지도 제시되지 않았다.
13주 지표는 개선 방향…사람에게 가려면 질문이 더 많다
장기시험에서는 수컷 C57BL/6 생쥐를 대조군과 저·고농도 미세플라스틱군, Alg-Ch 단독군, 저·고농도 병용군 등 6개 군으로 나눠 13주, 즉 91일간 관찰했다. 체중과 혈청 분석은 주로 군당 6마리였고 일부 단백질·분변 분석은 군당 3마리였다. 사료 5g에 미세플라스틱 0.01mg 또는 1mg, Alg-Ch 2mg을 배합했지만 이는 사료 조성이지 생쥐 한 마리가 실제로 먹은 양은 아니다.
연구진은 병용군에서 미세플라스틱 단독군보다 혈청 LPS와 IL-1β·IL-6·TNF-α가 낮고, ZO-1·claudin-5·occludin 같은 장 장벽 단백질이 회복되는 방향이었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혈청 LPS는 저농도와 고농도 비교에서 각각 49.8%, 42.7% 낮았고 IL-6는 각각 54.1%, 72.7% 낮았다. 이는 생쥐의 생체지표 변화이며 사람의 염증이나 질병을 예방·치료했다는 결과가 아니다.
90일째 분변 1g당 폴리스티렌 농도는 저농도 단독군 7.05±0.61µg에서 병용군 9.49±1.15µg으로, 고농도 단독군 821.46±94.68µg에서 병용군 1,055.38±74.83µg으로 높았다. 그러나 하루 분변 총량과 누적배설량이 없어 투여량 가운데 몇 퍼센트가 몸 밖으로 나갔는지는 계산할 수 없다. 장내미생물은 16S rRNA로 분석했지만 KEGG 기능 결과는 실제 대사체를 직접 잰 것이 아니라 PICRUSt2로 계산한 예측이었다.
남은 공백은 작지 않다. 급성시험은 군당 3마리, 장기시험은 주로 군당 6마리였고 모두 수컷만 사용했다. 사람의 효능과 적정량, 장기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약물·영양소까지 흡착할 가능성, 갑각류 유래물질의 알레르기와 불순물, 장폐색, 반복 복용과 제조·멸균 기준도 검증 대상이다. 이는 그런 부작용이 관찰됐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혈액이나 뇌·간 등 조직에 이미 들어간 플라스틱을 꺼냈다는 데 있지 않다. 위에서는 전하로 달라붙고 장에서는 부풀어 가두는 구조를 이용해, 장관 안에 머무는 입자를 흡수되기 전에 붙잡아 통과시킬 가능성을 동물 단계에서 제시했다는 데 있다. 흥미로운 출발점인 동시에,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검증은 이제 시작 단계다.
자료: 우한대학교·화중과학기술대학교·우한대학교 인민병원·식품의약품안전처·세계보건기구·유럽식품안전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