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염증이 두 염색체의 RNA를 잇는다…GSDMD–TMEM106A, 면역의 ‘양날 가속페달’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03 08:30
DNA 융합 없이 만들어진 118개 아미노산 단백질, 생쥐의 세균 방어를 돕는 동시에 LPS 내독소혈증 위험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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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CDC / Dr. Mike Miller, Public domain)

서로 다른 책 두 권에서 문장을 떼어 하나의 설명서로 엮는 일이 세포 안에서도 벌어졌다. 생쥐 15번 염색체에 있는 Gsdmd와 11번 염색체의 Tmem106a가 주인공이다. 염증이 생기자 두 유전자가 놓인 공간의 접촉이 늘었고, 세포의 RNA 편집 장치는 두 유전자에서 나온 RNA를 이어 Gsdmd–Tmem106a라는 새 RNA를 만들었다. 책 원본에 해당하는 DNA가 합쳐진 것은 아니었다.

이 RNA가 만든 GSDMD–TMEM106A 단백질은 세포막에 구멍을 내는 정상 GSDMD의 활동을 앞당겼다. 살모넬라를 막을 때는 유리했지만, 세균 성분인 LPS가 일으킨 과도한 염증에서는 생쥐가 사망하거나 인도적 종료 기준에 도달할 가능성을 키웠다. 같은 장치가 방어력과 염증 손상을 함께 높인 셈이다.

3만390종 후보에서 찾아낸 염색체 간 연결

하버드의대 연구진은 생쥐 골수유래 대식세포의 RNA를 직접 읽었다. 무처리 3개, 염증형 4개, 조직복구형 3개 등 10개 생물학적 반복에서 5290만3853개의 판독 결과를 얻었고, 표본별 유전체 매핑률은 90.4~98.2%였다. 여기서 서로 다른 유전자의 엑손, 즉 단백질 정보로 남는 RNA 구간이 이어진 키메라 RNA 후보 3만390종을 찾았다. 약 88%는 서로 다른 염색체 사이의 연결이었다.

그러나 후보 수가 곧 새 단백질 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분석 도구끼리의 일치도 제한적이었다. 같은 접합점을 짧은 RNA 판독에서 다시 확인한 후보는 287종이었고, 529개를 겨냥한 NanoString 검사에서는 109종이 검출됐다. 두 검증 방식에 모두 잡힌 것은 13종이었다. 연구진이 RNA 생성부터 단백질 기능과 생쥐의 면역 반응까지 깊게 추적한 대표 사례가 Gsdmd–Tmem106a다.

구체적으로는 Gsdmd 엑손 1~2가 Tmem106a 엑손 6~9와 연결됐으며 접합점은 앞 유전자의 엑손 2와 뒤 유전자의 엑손 6이었다. 장거리 genomic PCR에서 이를 설명할 DNA 재배열은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스플라이소솜, 즉 RNA에서 필요한 구간을 골라 이어 붙이는 장치를 억제하거나 새 RNA의 전사를 막자 키메라 RNA가 사라졌다. 연구진은 이를 서로 다른 전구체 RNA를 잇는 ‘trans-splicing’으로 해석했다.

두 유전자는 가까워졌지만, 만나는 순간을 본 것은 아니다

세포핵에서 염색체는 실타래처럼 접혀 있어 DNA상으로 멀리 떨어진 자리도 공간에서는 접근할 수 있다. 연구진이 in situ Hi-C라는 방법으로 세포 집단의 염색질 접촉 빈도를 조사한 결과, 키메라 RNA를 만드는 부모 유전자 쌍은 무작위 엑손 쌍보다 자주 접촉했다. LPS 처리 뒤 6시간 안에 부모 유전자 쌍의 접촉이 증가했고, 염색질의 3차원 구조에 관여하는 CTCF를 고갈시키자 접촉 증가와 키메라 RNA 발현이 모두 줄었다.

다만 Hi-C는 많은 세포를 모아 접촉 빈도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특정 Gsdmd 자리와 Tmem106a 자리가 만난 바로 그 순간 RNA가 이어지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두 자리가 몇 나노미터까지 접근했는지를 잰 것은 아니다. CTCF 고갈 역시 유전체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많은 유전자 가운데 왜 이 조합과 접합점이 선택되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혼자 구멍을 뚫지 않는 118개 아미노산 보조자

키메라 RNA는 118개 아미노산짜리 단백질을 암호화했다. 앞쪽 73개는 잘린 GSDMD N말단에서, 뒤쪽 45개는 Tmem106a 엑손 6을 정상과 다른 읽기틀로 해독한 새 서열에서 왔다. 예상 분자량은 약 15킬로달톤이었다. 연구진은 키메라에만 MYC 표지가 붙는 생쥐와 새 C말단을 인식하는 항체, 접합점만 겨냥하는 siRNA를 이용해 단백질 생성을 확인했다. 다만 내인성 단백질은 예상보다 높은 위치에서 주로 검출돼 정확한 상태는 더 규명해야 한다.

정상 GSDMD-NT가 세포막에 구멍을 내는 작업자라면 GSDMD–TMEM106A는 작업자를 막으로 모아 작업 속도를 높이는 보조자에 가까웠다. 키메라 단백질은 정상 GSDMD의 절단이나 Il1b·Il6·Nlrp3 전사를 늘리지 않았지만, 막 구멍 형성과 IL-1β·IL-18 방출, 후기 파이롭토시스를 앞당겼다. 파이롭토시스는 감염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세포막에 구멍이 생기고 세포가 터지는 염증성 세포사다. 정상 GSDMD가 없는 세포와 생쥐에서는 키메라의 효과도 사라졌다.

양은 적어도 효과는 컸다. 내인성 키메라 RNA는 부모 Gsdmd RNA의 10% 미만이었다. 재구성한 세포에서 정상 GSDMD 양을 고정한 채 그 10%에 해당하는 키메라 mRNA를 추가하자 IL-1β 방출이 거의 두 배가 됐다. 접합점 siRNA를 사용한 실험에서는 평균 IL-1β가 4013pg/mL에서 2078pg/mL로 48.2% 줄었다. 키메라 번역만 중단한 G-T^Stop 세포에서도 3821pg/mL에서 2122pg/mL로 44.5% 감소했다. 정상 TMEM106A 자체를 없앤 실험은 아니다.

세균은 줄였지만 염증의 대가가 따랐다

생쥐 체내 결과도 양면적이었다. 키메라 단백질 번역을 중단한 G-T^Stop 생쥐의 간에서는 살모넬라 투여 24시간 뒤 균량 중앙값이 g당 44억5000만CFU로, 야생형의 33만7000CFU보다 약 1만3205배 높았다. 이 배수는 공개 원자료를 취재진이 재계산한 값이다. 개체 차이는 매우 커서 야생형 범위는 10~6억7100만CFU/g, G-T^Stop은 139만~4070억CFU/g이었다.

반대로 별도의 수컷 생쥐에게 고용량 LPS 15mg/kg을 투여하자 야생형 15마리는 모두 48시간 안에 사망하거나 사전 정의된 인도적 종료 기준에 도달했다. G-T^Stop은 15마리 중 5마리에서 사건이 발생했고, 10마리는 96시간까지 사건 없이 관찰을 마쳤다. 종료 기준에는 체온이 25% 넘게 떨어지거나 심하게 웅크리는 상태, 정상 보행의 심각한 상실도 포함됐다. 따라서 이를 모두 자연사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키메라 mRNA를 지질나노입자로 넣은 또 다른 동물군에서는 살모넬라 간 균량 중앙값이 6억3600만CFU/g으로, 비번역 대조군의 119억5000만CFU/g보다 약 18.8배 낮았다. 범위는 각각 7380만~49억6000만CFU/g과 16억9000만~638억CFU/g이었다. 그러나 별도의 암컷·저용량 LPS 6mg/kg 실험에서는 키메라 mRNA군 10마리 중 9마리가 48시간 안에 사건을 겪었고, 비번역 대조군 9마리에서는 사건이 없었다. 살모넬라와 LPS 결과는 서로 다른 생쥐 실험에서 얻은 것이며, 결손과 mRNA 추가 실험도 성별과 용량이 달라 정확한 역실험으로 볼 수 없다.

사람에게도 같은가…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

사람 단핵구 유래 대식세포에서는 기증자 3명의 6개 표본을 직접 RNA 분석해 929종의 키메라 후보를 검출했지만, 사람 GSDMD–TMEM106A는 찾지 못했다. 이는 세 사람의 표본에서 검출되지 않았다는 뜻이지 사람에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은 아니다. 성별·인종·민족 정보도 없어 사람 패혈증이나 특정 인구집단으로 결과를 넓힐 수 없다.

LPS를 한 번에 투여하는 내독소혈증 모델 역시 살아 있는 감염원과 장기 기능장애, 항생제·수액·중환자 치료가 얽힌 사람의 감염성 패혈증과 다르다. 살모넬라 실험도 24시간 뒤 장기 균량을 측정했을 뿐 패혈증 사망률을 시험하지 않았다. 동물 수를 사전 통계로 산정하지 않았고, 일부 실험만 무작위 배정됐으며 생체실험 연구자는 군 배정을 알고 있었다는 설계상 한계도 있다.

국내 직접 연관도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기관이나 환자 표본은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2024년 국내 패혈증 사망자는 7730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2%, 인구 10만 명당 15.1명이었다. 이 통계는 질병 부담을 보여줄 뿐 이번 생쥐 기전이 한국 환자에게 존재하거나 작동한다는 근거가 아니다.

이번 결과의 핵심은 당장 쓸 치료제를 찾았다는 데 있지 않다. 염증이 염색질의 3차원 접촉과 RNA trans-splicing을 거쳐 기존의 개별 유전자 목록만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면역조절 단백질을 만들 수 있음을 하나의 생쥐 사례에서 연결해 보였다는 데 있다. 다음 질문은 이런 선택적 연결이 왜 생기는지, 다른 후보도 실제 단백질과 기능으로 이어지는지, 사람 면역세포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재현되는지다.

자료: 하버드의대, 통계청,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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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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