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CO2보다 온난화 영향 6000배 큰 CF4 분해 촉매 개발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6000배 이상 크고 대기 중에 약 5만 년간 남을 수 있는 반도체 공정가스 사불화탄소(CF4)를 장시간 분해하는 촉매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이 삼성전자 연구진과 공동으로 CF4를 높은 효율로 오래 제거할 수 있는 알루미네이트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CF4는 반도체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깎아 미세회로를 만드는 건식 식각 등에 쓰인다. 탄소와 불소의 결합이 매우 강해 사용 뒤 남은 양을 분해하기 어렵다.
CF4를 물과 반응시켜 없애는 가수분해 반응은 ‘CF4+2H2O→CO2+4HF’로 나타낼 수 있다. 산업용 촉매 가수분해는 923~1123K, 약 650~850℃에서 운전된다. 연료를 태우는 분해 방식은 2200K가 넘는 온도와 연료 공급이 필요하고 이산화탄소도 추가로 배출하지만, 촉매 가수분해는 더 낮은 온도에서 연속 운전할 수 있다.
문제는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 불화수소(HF)였다. HF가 수분과 만나 강한 부식 환경을 만들면 촉매의 미세 입자가 서로 뭉치거나 내부 구조가 달라진다. 입자가 큰 덩어리가 되면 CF4와 맞닿는 표면이 줄고, 반응이 일어나는 자리인 ‘루이스산점’도 감소해 성능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알루미늄·아연·갈륨·니켈·코발트를 8대 1대 1대 1대 1의 비율로 섞은 엔트로피 안정화 알루미네이트(ESA)를 설계했다. 여러 종류의 원자를 한 구조에 고르게 섞어 배열을 복잡하게 만들면 특정 구조로 쉽게 바뀌지 않는 ‘엔트로피 안정화’가 나타난다. 쉽게 말해 원자들이 한쪽으로 몰리거나 촉매가 다른 결정 구조로 변하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기존에는 아연·인·갈륨·니켈 등을 감마 알루미나(γ-Al2O3)에 넣어 구조를 안정화했지만, 표면적과 루이스산점이 줄면서 활성과 안정성 사이에 절충이 필요했다. 이번 ESA는 표면에서 CF4 분해에 필요한 알루미늄-불소 결합은 허용하면서도, 불소가 결정 내부로 퍼져 불화알루미늄과 비활성 알파 알루미나를 만드는 경로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1073K, 약 800℃에서 진행한 150시간 가속시험에서 ESA의 CF4 전환율은 98.6%에서 91.6%로 변했다. 같은 조건에서 γ-Al2O3는 92.7%에서 48.8%로, 아연알루미네이트가 결합된 γ-Al2O3는 98.5%에서 65.7%로 낮아졌다. 이 시험은 통상 활성평가보다 CF4 기준 공간속도를 20배 높이고 CF4와 수증기 농도를 각각 2.7배 높인 실험실 내구성 시험이었다.
시험 뒤 ESA는 초기 비표면적의 77%, 루이스산점의 74%를 유지했다. γ-Al2O3는 각각 45%와 40%를 유지했다.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뜻하는 겉보기 활성화에너지도 ESA가 68.5kJ/mol로, γ-Al2O3의 89.5kJ/mol보다 낮았다.
823K의 저전환 조건에서 측정한 루이스산점당 회전빈도는 ESA가 7.0×10^-5, γ-Al2O3가 3.0×10^-5 mol-CF4·mol-Lewis^-1·s^-1이었다. 이는 각 활성점이 CF4를 바꾸는 속도를 비교한 고유활성 수치로, 전체 제거율이 2.3배라는 뜻은 아니다. 산소 동위원소 실험에서는 기체 상태의 물이 없어도 촉매 결정의 격자 산소가 이산화탄소 생성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반도체 시설의 CF4 저감설비에 관한 청정개발체제 방법론을 운영해 왔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전자제조시설이 투입가스와 부산물, 저감설비별로 불소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자료: 한국과학기술원(KAIST),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미국 환경보호청(EP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