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메탄 배출이 늘었는데 농도는 멈췄다…열대·선박의 NOx가 만든 OH의 역설

수도꼭지를 더 열었는데도 욕조의 물높이가 거의 그대로라면 어디부터 살펴봐야 할까. 물이 들어오는 양만큼 배수구로 빠져나갔는지 확인해야 한다. 1999~2006년 지구 대기의 메탄도 이와 비슷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자료에서 이 기간 메탄 농도는 8년 동안 5.61ppb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평균 약 0.70ppb씩 늘어난 셈이다. ppb는 건조공기 분자 10억 개 가운데 메탄 분자가 몇 개인지를 나타내는 단위로, 전 지구 대기에서 1ppb는 메탄 약 275만t에 해당한다.
겉으로만 보면 인간이 내보낸 메탄이 줄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연구진이 2026년 9월 2일 발표한 분석은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인위적 메탄 배출은 오히려 늘었고, 대기 중 메탄을 없애는 화학적 작용도 함께 강해졌다. 수도꼭지가 더 열리는 동안 보이지 않는 배수구도 빨라진 것이다.
추가 배출 효과 21.09ppb, OH 제거 효과는 28.59ppb
이 배수구의 핵심은 수산기 라디칼(OH·대기 메탄의 주된 화학적 제거제)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메탄 손실의 약 90%가 대류권 OH와의 반응으로 발생한다고 평가한다. 토양 산화가 약 5%, 성층권 반응이 나머지 약 5%를 맡는다. 따라서 OH가 조금만 달라져도 대기에 남는 메탄의 양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의 수지 계산에서 2000~2006년 인위적 배출 증가는 메탄 농도를 21.09ppb 높이는 효과를 냈다. 관측으로 제약한 배출 조합에서는 누적 증가량이 메탄 58.0Tg, 즉 5800만t으로 추정됐다. 반면 OH 증가는 같은 기간 28.59ppb, 질량으로 환산하면 메탄 78.6Tg 상당을 추가로 제거한 것으로 계산됐다.
두 값을 비교한 상쇄율은 136%였다. 이는 대기 중 메탄 전체의 136%를 없앴다는 뜻이 아니다. 1999년 이후 새로 늘어난 인위적 배출의 농도 효과를 100으로 놓았을 때 OH 증가가 136만큼 상쇄했다는 뜻이다. 이 수치의 불확실성 범위는 90~184%로 넓다. 또 다른 NOx 배출 인벤토리인 EDGAR v8.1을 적용하면 OH 효과는 마이너스 18.5ppb, 상쇄율은 114%로 낮아졌다.
OH가 추가 배출 효과보다 크게 계산됐는데도 메탄 농도가 감소하지 않은 까닭은 다른 항목도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1999년의 성장률이 8년간 이어졌다고 가정한 기준 성장은 18.16ppb였다. 여기에 화재와 습지 변화 등의 효과를 합치면 모델의 최종 변화는 약 5.70ppb로, 관측된 5.61ppb와 비슷해졌다.
선박이 OH를 내보낸 것이 아니다
OH 증가의 출발점으로 지목된 물질은 질소산화물(NOx·질소와 산소가 결합한 대기오염물질)이다. 선박과 육상 활동이 OH를 직접 배출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내보낸 NOx가 햇빛과 수증기가 풍부한 환경의 광화학 반응을 바꿔 OH 생성을 촉진한 것으로 모의됐다.
같은 양의 NOx라도 어디에서 배출됐는지가 중요했다. 햇빛과 수증기가 많고 기존 NOx 농도가 낮은 열대와 원격 해양에서는 추가된 NOx 한 단위가 OH를 늘리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연구진은 1999년 이후 늘어난 메탄 화학적 제거량의 76%가 열대에서 발생했다고 계산했다. 이는 열대가 전 세계 메탄 제거 전체의 76%를 담당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거량의 ‘증가분’을 기준으로 한 비율이다.
CEDSv2021 인벤토리에서 전 지구 인위적 NOx 배출량은 1999년 연간 116.04Tg에서 2006년 133.19Tg으로 14.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은 14.48Tg에서 26.18Tg으로 80.8%, 선박은 18.07Tg에서 23.99Tg으로 32.7% 늘었다. 반면 미국은 19.81Tg에서 16.12Tg, 유럽연합 27개국은 11.48Tg에서 10.03Tg으로 감소했다.
배출 변화만 분해한 특정 CEDS 기반 민감도 모의에서 2006년의 OH 증가분을 1999년과 비교하면 선박 기여는 46±15%, 육상은 44±11%, 항공은 9±8%로 계산됐다. 육상 기여 가운데 81±16%는 배출량 자체의 증가, 19±16%는 배출의 공간적 이동에서 나왔다. NOx가 남쪽으로 이동한 것만이 주원인은 아니었던 셈이다.
관측으로 범위를 좁히고 모델로 보이지 않는 OH를 계산했다
연구진은 먼저 대기화학모델 GEOS-Chem으로 실제 연도별 배출과 기상을 반영한 실험을 수행하고, 1999년 조건을 고정한 민감도 실험과 비교했다. 이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의 메탄 농도와 δ¹³C–CH₄(메탄에 들어 있는 탄소 동위원소의 비율로 배출원의 단서를 주는 값) 관측을 인위적 메탄 17개, 산불 6개, 습지 36개 인벤토리와 결합했다.
연구진은 3672개 배출 조합과 1000개의 동위원소 서명·분별계수 조합을 시험했다. 메탄 농도와 동위원소 제약을 70% 이상 충족한 97개 배출 조합을 주 결과에 사용했다. 충족 기준을 40~90%로 바꿔도 결론의 방향은 유지됐다. 다만 이 97개 조합은 하나뿐인 정답이 아니라 관측과 비교적 잘 맞은 복수의 시나리오다.
2000~2006년 평균 대류권 OH 농도는 1999년보다 1.4±0.4% 높았고, 메탄의 전 지구 화학적 손실은 평균 2.2±0.7% 증가한 것으로 계산됐다. 2006년의 화학적 손실 증가는 3.7±1.3%였다. 전체 메탄 흡수 증가량의 원인은 OH가 약 65%, 온도와 기상에 따른 반응속도 변화가 약 30%, 메탄 농도 변화가 약 5%로 분해됐다.
정체를 ‘유지한’ 설명이지 시작과 끝의 해답은 아니다
가장 큰 한계는 OH의 시공간 변화가 직접 관측된 값이 아니라 모델 결과라는 점이다. 메탄 농도와 동위원소 관측은 가능한 배출 조합을 제한하고 전체 수지를 검증하는 데 쓰였지만, OH 증가 자체를 측정한 것은 아니다. 결과도 NOx 인벤토리에 민감했다. CEDS는 1999~2006년 NOx 증가를 연간 17.15Tg으로 추정한 반면 EDGAR v8.1은 7.0Tg으로 잡았다. 연구진은 선박 통계와 미국 155개 관측소의 질산염 습식침적을 대조했지만, 이 역시 전 지구 NOx를 직접 측정한 검증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정체기의 시작이나 2007년 종료 원인을 밝힌 것도 아니다. 주요 NOx 증가는 정체기가 시작된 뒤인 2002년 무렵부터 가속됐다. 1999~2001년에는 자연배출 변화와 OH 효과가 중심이었고 인위적 배출 변화 효과는 0.1ppb에 그쳤다. 2002~2006년에는 인위적 배출 효과가 21.0ppb, OH 효과가 마이너스 24.0ppb로 맞섰다. 연구진이 택한 표현도 NOx 증가가 정체기를 발생시켰다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정체기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한국 수치 역시 세계 정체기에 대한 국내 기여율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2023년 국내 메탄 배출량은 토지이용·토지이용변화·임업을 제외하고 34.24MtCO₂-eq였으며, 2025년 국내 메탄 배경농도는 2023ppb였다. 전자는 국내 활동의 배출 장부이고 후자는 전 지구 배출, 장거리 이동과 대기 제거능이 함께 반영된 농도여서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이번 논문에는 한국 저자나 한국 관측자료, 한국 대상 실험이 확인되지 않았다.
핵심 교훈은 농도 변화만 보고 배출량 변화를 거꾸로 단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대기의 메탄 농도는 들어오는 양과 사라지는 양이 함께 만든 결과다. 그렇다고 NOx 증가를 메탄 저감책으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NOx는 지상 오존과 광화학 대기오염을 일으키며, 이번 연구는 NOx 증가의 건강·생태·기후 순편익을 계산하지 않았다. 발표 나흘 뒤인 조사 시점까지 독립 연구진의 재현도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 베이징대학교,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