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2차원 반도체 손상 없이 도핑…저전압 전류 260배
원자 한 층 두께의 2차원 반도체를 망가뜨리지 않고 필요한 영역만 골라 도핑해, 낮은 전압에서 흐르는 전류를 최대 260배까지 끌어올린 공정 기술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9월 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성율·김용훈·강기범 교수 공동연구팀이 두께 2나노미터(㎚)의 초박막 이중 보호층을 이용해 이황화몰리브덴(MoS2) 2차원 반도체의 결정 구조를 보존하면서 원하는 영역에만 고농도로 전자를 도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플라즈마 충격은 막고 도핑 물질만 통과
이황화몰리브덴은 몰리브덴 원자 하나에 황 원자 두 개가 결합해 층상 구조를 이루는 2차원 전이금속 반도체 소재다. 원자층 수준으로 얇으면서도 전기적 특성이 좋아 실리콘의 미세화 한계를 넘을 후보로 꼽힌다. 다만 실제 소자로 쓰려면 전자나 정공의 농도를 조절해 저항을 낮추는 도핑(반도체에 다른 원소를 더해 전기적 성질을 바꾸는 공정)이 필요한데, 기존 플라즈마 도핑은 고에너지 입자가 원자층에 직접 부딪혀 결정 구조를 깨뜨렸다. 저항을 낮추려다 소재 자체를 훼손하는 문제가 상용화를 가로막아 왔다.
연구팀은 고분자 소재 pV3D3와 산화알루미늄(Al2O3)을 각각 2㎚ 두께로 쌓은 이중 보호층을 이황화몰리브덴 표면에 올렸다. 이 보호층은 플라즈마의 강한 물리적 충격은 튕겨내면서 도핑에 필요한 NHx 활성종(질소 원자에 수소가 한두 개 붙어 반응성이 높아진 라디칼·이온 형태의 분자 조각)만 통과시키는 화학 필터로 작동했다. 그 결과 결정 구조를 보존한 채 전자 농도를 높였고, 전극과 반도체가 맞닿는 부분에서 생기는 접촉저항은 기존의 32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저항이 문제가 되는 위치만 골라 도핑
연구팀은 소재 전체를 도핑하는 대신 전자 이동 경로 가운데 저항이 문제가 되는 위치만 선택적으로 낮추는 '영역 선택적 저항 제어'도 구현했다. 보호층의 패턴과 공정 조건을 조절해 필요한 곳에는 고농도 전자 도핑을 적용하고, 나머지 영역의 고유한 전기적 특성은 그대로 뒀다. 이 방식으로 매우 낮은 전압 조건에서 전류 흐름을 최대 260배까지 높였다.
최성율 교수는 "실제 반도체 제조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도핑 균일성 검증과 공정시간 단축, 극도로 미세화된 소자에서의 도핑 영역 제어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초미세 저전력 논리소자와, 하나의 웨이퍼 위에 소자층을 연속적으로 형성하는 모놀리식 3차원 반도체, 2차원 소재 기반 CMOS 구현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과 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고,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8월 1일 게재됐다.
자료: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기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