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나노 경계 설계로 강유전체 저장성능 3배
영남대학교 신소재공학부 류정호 교수 연구팀이 강유전체(전기를 걸면 소재 내부의 전기적 방향인 분극이 바뀌고, 전기를 끊은 뒤에도 그 흔적이 일부 남는 세라믹 소재) 박막의 에너지 저장 성능을 같은 조성의 단일상 박막보다 약 3배 높였다. 영남대는 9월 9일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화학 조성을 바꾸는 대신 소재 내부 구조를 설계했다. 서로 다른 강유전체와 반강유전체(전기를 걸지 않은 상태에서 이웃한 분극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상쇄되는 물질)를 상온에서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로 촘촘히 섞어, 기존 강유전체에서 성능 향상의 핵심으로 꼽혀 온 '상변형 경계'(MPB, 두 가지 결정 구조가 함께 존재해 전기적 반응이 커지는 조성 구간)와 비슷한 효과를 냈다. 연구팀은 이를 '인공 상변형 경계'(aMPB)로 이름 붙였다.
조성 한계 대신 나노 구조로
기존 연구에서 상변형 경계는 고체용액을 만들 수 있는 특정 조성 범위에서만 나타났다. 연구팀의 결과는 이 개념을 더 다양한 재료 조합으로 넓힐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내용을 담은 첫 논문은 2026년 4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1억 회 충방전, 140℃까지 유지
연구팀은 이어 이 설계를 에너지 저장 소재에 적용했다. 바륨 타이타네이트(BaTiO₃), 납 지르코네이트(PbZrO₃), 납 타이타네이트(PbTiO₃)를 이용한 다상 나노 클러스터 박막을 만들어 절연파괴강도(소재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전기장) 5.8메가볼트(MV)/cm, 회수 가능한 에너지 저장 밀도(충전한 에너지 가운데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양을 부피로 나눈 값) 68.6J/cm³를 기록했다. 비교 대상인 단일상 박막보다 각각 약 3배 높은 값이다.
이 박막은 1억 회 충·방전 뒤에도 성능 저하가 작았고, 140℃까지 저장 특성을 유지했다. 높은 전기장에서도 누설전류가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나노 결정이 만나는 경계에서 전하가 붙잡혀 전류가 새는 현상이 줄고, 전기가 한쪽으로 몰려 소재가 갑자기 손상되는 현상도 억제된 결과로 설명했다. 두 번째 논문은 6월 같은 학술지에 실렸다.
류정호 교수는 "이러한 성능 향상이 나노미터 크기의 세라믹 소재 알갱이(결정립) 경계에서 전하의 이동을 억제하는 효과와 관련 있다"며 "향후 고출력 축전기, 전력전자 부품, 센서, 구동기,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 등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 논문의 제1저자는 영남대 대학원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송현석 박사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영남대 류정호 교수 연구실과 인하대 정대용 교수 연구실이 주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와 미시간 기술대, 중국 북경과기대 연구팀이 국제 공동연구로 참여했다.
자료: 영남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