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정신질환 원인 찾는 AI 연구센터 추진…6년간 124.5억 원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16 05:35
환자·대조군 3,500명 데이터 통합 분석…발병·재발·치료 반응 예측 지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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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Zooa / Wikimedia Commons 파일·라이선스 확인, CC BY-SA 3.0 — 저작자·출처·라이선스 표시·변경 시 변경 사실)

우울증과 조울증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뿐 아니라 분자와 뇌 신경회로, 행동, 사회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려는 연구가 추진된다. 동국대 의생명공학과 김진식 교수팀은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함께 분석해 질환이 왜 생기고 어떻게 진행되며 치료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필 계획이다.

동국대학교가 9월 15일 등록한 발표에 따르면, 김 교수팀의 ‘초고도 복잡계 해석 AI 기반 정신질환 인과추론 연구센터’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6년도 AI 기반 대학 과학기술 혁신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2026년 8월부터 6년간 수행하는 사업으로, 총연구비는 정부지원금 120억 원을 포함해 124.5억 원이다.

연구의 핵심인 인과추론은 여러 현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넘어 어떤 요인이 질환의 발생과 변화에 원인으로 작용하는지 살피는 접근이다. 연구진은 정신질환을 단순한 증상의 집합으로 보지 않고, 몸속 분자 수준의 변화부터 신경회로와 행동, 사회 환경까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보고 통합 분석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환자 1,000명과 정상 대조군 2,500명을 대상으로 뇌파, 라이프로그, miRNA, 호르몬, 전사체, 임상정보 등 여섯 종류의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대조군은 환자군과 비교하기 위한 집단이며, 라이프로그는 일상생활 기록이다. miRNA와 전사체는 유전자 활동과 관련된 분자 수준의 정보로, 행동이나 진료 기록과 다른 측면에서 질환을 살피는 자료가 된다.

수집한 데이터는 정신건강 특화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KMind-FM’ 개발에 쓰인다. 멀티모달은 서로 다른 종류의 자료를 함께 다룬다는 뜻이며, 파운데이션 모델은 여러 분석 작업의 바탕이 되는 AI 모델을 가리킨다. 연구진은 이 모델을 개발해 공개할 계획이다.

연구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1~3년차에는 데이터를 일관된 기준으로 정리하는 표준화와 AI 모델 개발 기반을 마련한다. 4~6년차에는 모델을 고도화하고 외부 검증과 다기관 임상 실증을 추진한다. 자료를 모아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 이어, 여러 의료기관의 임상 환경에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KMind-CDSS’ 구현이다. 이는 정신질환의 발병과 재발, 자살 위험, 치료 반응을 예측해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질환의 원인과 개인별 경과에 기반한 정밀 진단·치료로 이어가고자 한다. 다만 이번 발표는 개발과 검증 계획으로, 원인 규명이나 임상 효과를 이미 입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연구재단은 해당 정부 사업의 목적을 중앙거점형 과학기술·AI 인프라와 대학 연구역량을 결합한 과학 난제 해결 생태계 구축으로 설명한다. 대학의 전문 연구역량에 AI 분석 기반을 연결해 해결하기 어려운 과학 문제에 접근하도록 지원하는 취지다.

정신질환을 여러 수준의 정보로 연구하는 틀로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RDoC가 있다. 유전체와 신경회로, 행동, 자기보고 정보를 통합해 질환의 기전을 연구하는 접근이다. 여기서 기전은 질환이 생기고 작동하는 과정을 뜻한다. RDoC는 현재 임상 진단에 사용하는 체계가 아니라 연구를 위한 틀이다.

지역의 연구 기반 구축도 추진된다. 동국대의 9월 11일 별도 발표에 따르면, 사업에는 고양시에 정신건강 AI·데이터 거점을 구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고양시는 총 1억 5천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통계청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는 14,872명,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9.1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6.4%, 6.6% 증가했다. 연구진은 자살 위험의 조기 발견과 선제적 개입, 맞춤형 치료를 통해 정신질환의 사회경제적 부담 완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통계는 연구가 다루는 사회적 문제의 규모를 보여주지만, 해당 AI 연구의 예방 효과를 입증하는 수치는 아니다.

자료: 동국대학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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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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