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피질 억제뉴런의 1% 미만인 세포, 생쥐의 잠을 늘렸다

뇌에서 드물게 만나는 한 종류의 세포가 잠의 양을 바꿀 수 있을까. 피질 억제뉴런의 1% 미만을 차지하는 세포 유형을 활성화하자 생쥐의 수면이 늘었다. 밝은 시간대에 생쥐 14마리를 분석한 실험에서, 투여 뒤 두 시간 동안 서파수면(SWS), 즉 느린 뇌파가 나타나는 수면 상태가 평균 약 40분에서 60분으로 증가했다. 공개된 실험 수치를 재계산한 결과다.
주인공은 Sst-Chodl 억제뉴런이다. 뇌의 겉부분인 피질에 있는 이 세포는 다른 신경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는 신호를 전달한다. 연구진은 이 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여러 피질 영역의 활동 리듬과 실제 수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는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에서 수행됐으며, 2026년 9월 9일 정식 논문 발표 당시 연구책임자의 소속은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이었다.
억제뉴런 1000개 중 열 개에도 못 미치는 세포
희귀하다는 말의 분모는 피질의 억제뉴런이다. 억제뉴런 1000개를 모았을 때 Sst-Chodl 유형은 열 개에도 못 미치는 비율이다. 이는 세포 유형의 분포를 설명한 것으로, 이번 실험에서 세포 열 개만 자극했다는 뜻은 아니다. 적은 비중의 세포가 여러 영역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연구의 관심사였다.
이 세포나 피질의 수면 조절 기능이 처음 알려진 것은 아니다. 2005년에는 생쥐 피질에서 멀리 뻗는 억제성 연결이 보고됐다. 2008년에는 수면 중 활동 흔적이 늘어나는 피질 세포 집단이 확인됐고, 2016년에는 세포 하나씩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Sst-Chodl 유형이 구분됐다. 2017년 연구는 소마토스타틴이라는 물질을 발현하는 더 넓은 Sst 세포 집단을 활성화해 느린 뇌파 활동과 비렘수면의 증가를 관찰했다. 비렘수면은 렘수면과 구분되는 수면 유형이다.
남은 과제는 여러 세포가 섞인 큰 분류 안에서 특정 유형의 역할을 가려내는 일이었다. Sst-Chodl 세포는 수가 적고, Sst라는 넓은 분류 안에는 여러 유형이 함께 있다. 연구진은 교차 유전학, 즉 두 유전학적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방식으로 표적 선택성을 높였다. 두 신분증을 함께 확인하듯 대상을 좁힌 셈이다. 다만 다른 세포를 완벽하게 배제한 표적화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빛으로 피질의 박자를 보고, 화학유전학으로 잠을 측정했다
피질 활동과 수면량은 서로 다른 실험으로 살폈다. 먼저 광유전학을 사용했다. 표적 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만든 뒤 빛을 비춰 자극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피질 동기화, 여러 신경세포 집단의 활동 리듬이 함께 움직이는 현상이 강화되는지 기록했다. 여러 영역에서 느린 박자가 함께 두드러지는지를 본 것이다.
생쥐 7마리에서 14회 기록한 결과, 자극 지점에서 약 2∼6㎜ 떨어진 기록 지점에서도 느린 활동이 강화됐다. 자의 작은 눈금 두 칸에서 여섯 칸에 해당하는 거리다. 이 숫자는 자극한 곳과 측정한 곳 사이의 거리이며, 신경세포가 뻗은 가지의 길이를 직접 뜻하지 않는다. 효과는 거리가 멀수록 약해졌다.
직접적인 장거리 억제 연결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있었다. 그러나 먼 피질의 변화가 그 연결만을 통해 생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간의 여러 신경세포를 거치는 간접 전파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찰한 결과는 떨어진 피질 영역 사이의 조절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뇌 전체가 한꺼번에 같은 리듬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수면 행동에는 화학유전학을 적용했다. 표적 세포에 DREADD라는 인공 수용체를 만들게 한 뒤, CNO라는 물질을 투여해 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수용체 발현을 위한 바이러스는 양쪽 피질의 22곳에 주입했다. 이는 주입 위치의 수다. CNO는 몸무게 1㎏당 0.5㎎을 복강에 투여했고, 이후 두 시간 동안 수면을 관찰했다.
잠들었는지는 전기생리 신호, 즉 신경 활동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와 행동 지표를 함께 사용해 판정했다. 판정자는 어떤 자극 조건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평가했다. 따라서 빛으로 피질 활동을 바꾼 결과와 CNO 투여 뒤 수면이 늘어난 결과는 구분해 읽어야 한다.
두 시간의 잠은 늘었지만, 한 번에 길게 잤다는 뜻은 아니다
밝은 시간대 주요 분석은 생쥐 14마리를 대상으로 했다. 공개 자료를 재계산하면, 투여 후 120분 동안 서파수면은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대조 조건에서 평균 39.5분, CNO로 활성화한 조건에서 59.8분이었다. 평균 증가량은 20.3분이다. 10분 간격의 수면 비율을 시간으로 환산한 값이 별도로 제시된 두 시간 누적값과 개체별로 일치했다. 하루 전체의 수면량이 늘어난 정도를 계산한 수치는 아니다.
투여 뒤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도 평균 57.5분에서 39.1분으로 짧아졌다. 어두운 시간대의 별도 7마리 분석에서는 같은 두 시간 동안 서파수면이 평균 약 30분에서 59분으로 증가했다. 이 조건의 평균은 약 두 배지만, 이를 모든 시간대나 하루 총수면에 적용할 수는 없다.
늘어난 잠의 양과 잠이 이어지는 방식도 구별해야 한다. 밝은 시간대에는 서파수면에 들어가는 회차 수가 늘었지만, 한 회차의 지속시간 증가는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어두운 시간대의 별도 6마리 분석에서는 서파수면과 구분되는 렘수면(REM)의 증가도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서파수면 평균을 제시한 7마리 분석과는 구분되는 자료다. 더 오래 끊김 없이 잤거나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고 결론 낼 근거는 부족하다.
CNO 자체의 영향도 따져야 한다. 2023년 별도 연구는 인공 수용체가 없는 생쥐에서도 CNO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밝은 시간대에 수용체를 발현시키지 않은 대조군 6마리에서 유의한 수면 변화를 관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해당 조건의 검증 근거이며, 모든 조건에서 약물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뜻은 아니다.
잠을 촉진할 수 있다는 증거, 아직 남은 확인
공개심사에서는 초기 자료의 작은 효과와 큰 개체차가 지적됐다. 연구진은 밝은 시간대 표본을 8마리에서 14마리로 늘리고 어두운 시간대 실험을 추가했다. 심사자는 수정된 자료가 더 설득력 있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험 전에 필요한 표본 수를 통계적으로 산정하는 검정력 계산은 하지 않았다.
표본 선정 설명과 공개 수치의 대응 관계도 미해결이다. 연구 설계 보고서는 대조 조건에서 깨어 있는 시간이 60% 이상인 개체를 포함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공개된 120분 자료를 재계산하자 주요 분석 14개 행 중 5개에서 각성 비율이 60% 미만이었다. 선정 기준을 적용한 시간 범위와 분석 단위, 자료가 서로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개 자료 사이에는 작은 수치 차이도 있다. 대표값을 계산한 두 자료의 서파수면 비율은 약 32.9%에서 49.8%로 변했다. 다른 집계 자료에서 서파수면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이는 열은 약 32.6%에서 49.4%였고, 열 제목은 각성을 뜻하는 ‘WAKE’로 적혀 있었다. 제목뿐 아니라 수치도 달라, 이름을 고치면 모든 불일치가 해결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차이의 원인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미 알려진 희귀 세포 유형을 정밀하게 겨냥해, 활성화가 피질 리듬과 수면을 바꿀 수 있다는 인과적 증거를 제시한 데 있다. 그러나 자연 상태에서 이 세포의 활동 증가는 비렘수면 시작보다 앞서지 않았다. 잠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결과만으로 자연수면을 처음 시작하게 하는 신호이거나, 없으면 잠들 수 없는 필수 요소라고 말할 수는 없다.
대상은 생후 50일을 넘긴 암수 생쥐였고, 수면량은 투여 뒤 두 시간의 단기 관찰 결과다.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 장기간 반복 자극해도 효과와 안전성이 유지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림 수치와 일반 분석 코드는 공개됐지만 전체 원시자료와 일부 전용 코드는 저자에게 요청해야 한다. 희귀 세포가 멀리 떨어진 피질과 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발견을 자연수면의 작동 원리와 연결하는 일이 다음 과제로 남았다.
자료: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마운트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