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근육, 세기보다 '버티는 힘'을 물어야 한다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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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8068joshua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인공근육이라고 하면 흔히 로봇 팔이나 의수처럼 얼마나 센 힘을 내느냐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분야 연구자들을 정작 오래 괴롭혀온 질문은 '얼마나 세게'가 아니라 '그 힘을 얼마나 오래, 뜨거운 상태에서도 놓치지 않고 유지하느냐'였다. 국립부경대 김대석 교수팀이 분자 연결점을 바꿔 고온에서도 하중을 지지하는 액정 엘라스토머 인공근육을 내놓았다는 소식이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연결점'이 문제였나

액정 엘라스토머는 고무처럼 늘어나는 탄성체 사슬에 액정 분자를 화학적으로 엮어 넣은 소재다. 열을 가하면 가지런하던 액정 분자의 배열이 흐트러지면서 소재 전체가 오그라들고, 식으면 다시 펴지는 성질을 이용해 근육처럼 수축·이완을 반복하는 구동장치(액추에이터)로 써 왔다. 이 발상 자체는 소프트로봇 분야에서 꽤 오래 연구돼온 것이다. 문제는 내구성이었다. 사슬과 사슬을 잇는 가교, 즉 분자 연결점이 가열과 냉각을 반복할 때마다 조금씩 풀리거나 끊어지면서 고온에서는 애초에 설계한 힘을 못 내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이 이번에 손댄 지점이 바로 이 연결점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소재의 겉모습이 아니라 뼈대를 다시 짠 셈이다.

수치보다 '지속성'에 주목해야

175g 하중에서 31.24% 수축했고, 별도 전기 가열 장치로 1㎏을 들어 올렸다는 결과 자체보다 필자가 눈여겨보는 대목은 이 힘이 고온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프트 액추에이터가 웨어러블 보조기구나 재활기기처럼 사람 몸에 오래 붙어 있어야 하는 용도로 가려면, 순간의 힘보다 반복 사용과 온도 변화를 견디는 지속성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응용을 향한 실질적인 걸림돌 하나를 치운 작업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만 아직은 실험실 단위 검증이라는 한계도 분명하다. 수백, 수천 번의 가열-냉각 반복에도 성능이 유지되는지, 소재를 균일하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지, 전기 가열 장치를 포함한 전체 구동계를 소형화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다. 국내 소재 연구가 이런 실용화 단계까지 꾸준히 이어지도록 후속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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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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