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국가R&D 제도개편 앞두고 대학 현장과 소통 나서

내년부터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R&D·연구와 개발을 아우르는 말) 과제를 평가하는 체계와 연구자에게 나눠주는 연구수당의 배분 기준이 새로 바뀐다. 정부가 이 같은 제도 개편을 확정하기에 앞서 전국 대학·과학기술원의 연구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서울 광화문 KT West빌딩에서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주재로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여러 부처에 흩어진 국가 연구개발 예산과 제도를 한데 조율하는 조직으로, 본부장은 그 책임자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국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 협의회 임원과 4대 과학기술원 관계자가 참석했다. 산학협력단은 대학이 기업·연구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공동 연구나 특허·기술이전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고, 연구처장은 대학 안에서 교수와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각종 국가 R&D 과제를 관리·지원하는 책임자다. 즉 이날 자리는 현장에서 실제로 연구비와 과제를 다루는 실무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도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개선안'의 주요 내용을 연구 현장에 직접 설명하고, 앞으로 마련할 세부 시행 방안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열렸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로,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을 어떻게 배분·조정할지와 관련 제도를 어떻게 고칠지를 심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부 R&D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최상위 심의기구인 셈이다.
국가 R&D 행정제도개선안은 매년 한 차례씩 마련돼 다음 해 연구 현장에 곧바로 적용되는 제도다. 연구자들이 국가 예산으로 수행하는 각종 연구과제의 신청·평가·정산 등 행정 절차 전반에 영향을 준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는 과제를 평가하는 체계와 연구자에게 지급하는 연구수당의 배분 기준이 함께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제 평가 방식이 바뀌면 연구자가 다음 과제를 따내거나 성과를 인정받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고, 연구수당 배분 기준이 바뀌면 실제로 연구자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보상 구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대학과 과학기술원 현장에서 연구 행정을 관리하는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들의 의견이 세부 시행 방안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중요하다.
이런 행정제도개선안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확정해 통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친 뒤에도 다시 현장 설명과 의견 수렴 절차를 밟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간담회 역시 그 절차의 하나로, 심의·의결된 큰 틀 아래에서 실제 대학 현장에 적용될 세부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제도를 확정하기 전에 현장 설명 성격의 간담회를 여는 것은 새 행정 기준이 대학 연구 현장에 미칠 부담이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연구개발 제도는 한 번 바뀌면 전국의 수많은 연구자와 대학 행정 조직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행 전 현장 의견을 모으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나온 의견을 검토해 향후 세부 시행 방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자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