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온, 전립선암 신약 '177Lu-DGUL' 국내 3상 승인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09.30 05:34
식약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대상 PSMA 표적 방사성의약품 3상 IND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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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남서독일 PET센터(슈투트가르트)·Wikimedia Commons, CC BY-SA 3.0)

국내 바이오기업 셀비온이 개발 중인 전립선암 치료 신약 후보물질이 국내 임상시험 중 마지막 단계인 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셀비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 '포큐보타이드 사테트라세탄(177Lu-DGUL)'의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은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2상에서 유효성 가능성을 확인한 뒤 3상에서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법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최종 확인하며, 이 결과를 근거로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셀비온의 신약 개발이 실제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의미를 갖는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차단하는 표준 치료, 이른바 '거세 요법'을 받았음에도 암이 계속 진행하고 다른 장기로 퍼진 전립선암을 말한다. 이미 표준 치료가 듣지 않는 단계로 접어든 환자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쓸 수 있는 다음 단계 치료법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아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필요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큐보타이드 사테트라세탄은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을 표적으로 하는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이다. PSMA는 전립선암 세포 표면에 유독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로, 정상세포보다 암세포에서 훨씬 두드러지게 발현된다. 이 단백질을 일종의 '표지판'으로 삼아 방사성 물질을 붙인 약물을 몸속에 주입하면, 약물이 혈액을 타고 돌다가 PSMA가 많은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달라붙어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런 방식의 치료법을 '방사성리간드치료(RLT)'라고 부르며, 정상세포는 최대한 피하면서 암세포에만 방사선을 집중시켜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이나 전신 방사선치료가 정상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손상시켜 여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표적을 찾아가는 약물 자체가 방사선을 실어 나르는 '유도탄'처럼 작동해 손상 범위를 암세포 주변으로 좁히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셀비온은 이 물질을 통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비온은 지난 6월 이번 3상의 IND를 신청했으며, 이번 승인에 따라 국내 여러 병원이 함께 참여하는 다기관 임상으로 3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러 병원이 동시에 환자를 모집하는 다기관 임상은 단일 병원보다 짧은 기간에 더 많은 환자 데이터를 모을 수 있어, 대규모 확증 임상인 3상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이다. 셀비온은 이번 3상에 앞서 같은 계열 물질인 'Ga-68-NGUL/Lu-177-DGUL'의 1/2상 시험을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시험 등록시스템 ClinicalTrials.gov에 등록해 진행해 왔다. 이 시험은 2024년 12월 기준 환자 모집을 마치고 결과를 지켜보는 'active, not recruiting(진행 중·모집 종료)' 상태로 등재돼 있어, 이번 3상이 앞선 초기 임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발판 삼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PSMA를 표적으로 하는 방사성리간드치료 계열 약물은 국제적으로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177Lu-PSMA-617(성분명 비피보타이드 테트락세탄)'이 먼저 상용화된 바 있다. 이 약물의 3상 'VISION' 시험 결과는 2021년 세계적 의학저널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으며, 이를 계기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셀비온의 국내 3상 승인은 이처럼 국제적으로 효과가 확인되고 있는 같은 계열 약물의 국산화와 후속 개발이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해외에서 검증된 치료 방식을 국내 환경과 환자에 맞게 재현·개선하려는 시도이자 국내 방사성의약품 분야의 임상 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 향후 국내 3상 임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국내 전립선암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한층 넓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료: 셀비온, ClinicalTrials.gov(미국 국립보건원, NIH),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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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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