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 대신 AI가 경고...남양주 불법주정차 99% 줄었다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0.07 05:39
건설연, 엣지 AI로 불법주정차 실시간 감지·경고하는 'MOVI'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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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Wikimedia Commons — Mrschimpf, CC BY-SA 3.0)

불법주정차 차량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대신 인공지능(AI)이 현장에서 위반 사실을 알리고 이동을 유도했더니, 상습 불법주정차 구간의 위반 차량이 도입 전보다 최대 99% 줄었다. 처벌이 내려진 뒤 행동을 바로잡는 방식이 아니라, 위반 상황이 생긴 순간 운전자에게 알려 스스로 차를 옮기게 하는 방식으로 교통환경을 개선한 결과다. 상시 단속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현장에서 운전자의 즉각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실제 도로에서 시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원장 박선규)은 엣지 AI 기반 딥러닝 영상분석으로 불법주정차를 실시간 감지하고, 현장 경고를 통해 차량 이동을 유도하는 '불법주정차 AI 관리시스템' MOVI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MOVI는 'MOve VIa AI'의 약자다. 이름 그대로 AI의 판단을 차량의 이동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엣지 AI는 촬영된 영상을 멀리 떨어진 서버로 보낸 뒤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카메라 등 현장 기기에서 바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상황을 포착한 뒤 경고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실시간 대응이 중요한 불법주정차 관리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건설연 도로교통연구본부 연구팀(팀장 이유화)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의 상습 불법주정차 구간에 MOVI를 설치하고 운영 효과를 분석했다. 엣지 AI 카메라가 불법주정차 차량을 포착하면 도로전광표지판(VMS)과 도로 연석에 설치된 LED 바닥등이 함께 작동해 운전자에게 위반 상황을 알린다. 단속 인력이 현장에 나가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대신, 운전자가 경고를 보고 자발적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계도형' 관리다. 카메라의 감지와 현장의 시각적 안내를 연결해 판단과 경고가 같은 장소에서 이어지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분석 결과 해당 구간의 불법주정차는 시스템 도입 전인 2025년 9월과 비교해 최대 99% 감소했다. 운영 초기인 2026년 1월과 비교해도 약 85% 줄었다. 두 수치는 비교 기준이 서로 다르므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최대 99%는 도입 전과 현재 운영 효과를 비교한 값이고, 약 85%는 이미 시스템이 가동되던 초기와 이후를 비교한 값이다. 즉 설치 직후에 그친 변화가 아니라 운영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불법주정차가 더 줄어든 흐름이 관찰됐다는 뜻이다.

이번 결과는 과태료 부과 자체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속 중심 관리에 실시간 경고와 자발적 이동 유도라는 다른 수단을 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불법주정차가 발생한 뒤 처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현장에서 즉시 차량을 이동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특히 상습 구간에서는 위반 차량이 머무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도로의 실제 상태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수치는 남양주시 별내동 실증 구간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감소율이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보다 지역별 조건에 맞춘 추가 실증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AI 기반 지역 맞춤형 도로교통 위험 환경 기술 개발, 실증 및 사업화'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과제 기간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다.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도로에 설치해 효과를 검증하고, 지역에 적용할 운영 방식까지 마련하는 단계라는 뜻이다. 연구팀은 MOVI 도입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지점당 연간 약 2000만 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불법주정차 감소 효과를 교통환경 개선뿐 아니라 관리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의 관점에서도 평가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2026년 경상남도 김해시 등 다른 지자체로 실증을 확대하고 지역별 맞춤형 운영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도로 폭과 통행량, 주변 환경이 서로 다른 곳에 MOVI를 적용하면서 카메라 감지와 VMS·LED 경고를 어떻게 운영할지 지역 여건에 맞게 다듬겠다는 구상이다. 남양주 실증에서 확인된 감소 흐름이 다른 지역에서도 재현되는지 살피는 과정은 사업화 가능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앞으로의 핵심은 한 지점의 높은 감소율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현장에서도 운전자의 자발적 이동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운영모델을 만드는 데 있다.

자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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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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