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수소 혼합가스에서 LNG·액화수소 동시 생산 공정 설계

임형광 기자 · 입력 2026.10.24 07:46
한국에너지공대 연구팀, 혼합냉매 적용해 에너지 소비와 엑서지 손실 줄여…상용화 전 매장량·생산 안정성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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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지하에서 수소와 함께 올라오는 메탄·탄화수소까지 버리지 않고 활용해 액화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동시에 만드는 공정이 제시됐다. 천연수소 연구의 초점을 지하자원 탐사에서 실제 분리·액화 설비의 에너지 효율과 경제성으로 넓혔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황지현 교수 연구팀은 천연수소 생산정의 혼합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통합 공정을 설계했다. 천연수소는 지하 지질환경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1차 에너지원이다. 연구팀은 생산가스에 수소만 들어 있다고 단순화하지 않고, 현장에서 함께 나올 수 있는 메탄과 여러 탄화수소 성분을 공정 모델에 반영했다.

이번 성과는 지하에 수소가 얼마나 묻혀 있는지를 밝힌 탐사 연구가 아니다. 생산정에서 나온 혼합가스를 어떻게 분리하고 냉각해 LNG와 액화수소로 만들 것인지를 모사한 개념설계와 경제성 분석이다. 실제 생산 환경에 가까운 원료 조성을 고려해 대규모 공정의 가능성을 계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하루 300톤의 액화수소 생산을 기준으로 액체질소 예냉 공정과 단일 혼합냉매(SMR) 예냉 공정을 비교했다. 예냉은 수소를 본격적으로 액화하기 전에 온도를 미리 낮추는 단계다. 액화수소는 약 영하 253도에서 저장해야 하므로 냉각 과정의 에너지 효율이 생산비와 설비 운전에 큰 영향을 준다. 단열 탱크를 사용해도 외부에서 열이 들어오면 일부가 기체로 변하기 때문에 증발가스 관리도 필요하다.

분석 결과 혼합냉매 공정은 액체질소 예냉 공정보다 단위 에너지 소비량을 36.9% 줄였다. 공정에서 실제 일로 활용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에너지를 뜻하는 ‘엑서지 파괴량’은 54.1% 감소했다. 논문에서 비교한 기존 상용 액화수소 플랜트보다 에너지 소비를 약 45~55% 줄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혼합냉매는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냉매를 섞어 여러 온도 구간에서 냉각이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냉매의 온도 변화가 공정 유체의 냉각 과정과 더 잘 맞으면 열교환 과정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생산가스에서 분리한 천연가스액(NGL)을 혼합냉매의 보충 원료로 활용하는 개념도 제안했다. 공정 내부에서 얻은 자원을 다시 냉매로 사용해 외부 공급 의존도를 낮추는 구상이다.

규모 확대를 가정한 경제성 분석에서는 연간 300만 톤의 천연수소를 생산할 경우 액화수소 1kg의 액화 비용이 최저 1.24달러로 계산됐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상류 단계의 천연수소 생산원가는 1kg당 최저 0.22달러였다. 다만 이 수치는 특정 규모와 공정 모델의 가정에서 나온 추정치이며,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최종 액화수소 판매가격이나 실제 상용 광구에서 확인된 생산원가는 아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확률모형은 세계 지질수소 부존량의 최빈값을 약 560만Mt, 즉 5.6조 톤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추정 범위가 10의 3제곱Mt에서 10의 10제곱Mt까지 매우 넓어 정확한 규모와 분포에는 큰 불확실성이 있다. 깊은 지하나 해상에 있거나 작은 규모로 흩어진 자원은 경제적으로 회수하기 어렵다. 반면 회수 가능한 양이 10만Mt만 되더라도 탄소중립 경로에서 예상되는 수소 수요를 약 200년간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도 제시됐다. 2023년 말 기준 지질수소 탐사 기업은 40곳을 넘었다.

연구 결과는 김준석·정정원·변유리·윤예솜·김정원·황지현이 참여한 논문 ‘Comprehensive 4E evaluation of an integrated LNG and LH2 system from natural hydrogen well reservoirs’에 담겼으며,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Hydrogen Energy 제282권에 논문번호 157981로 게재됐다. 천연수소의 상용화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앞으로 실제 매장량과 장기 생산 안정성, 시추 비용, 현장 운전조건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자료: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Elsevier, 미국 지질조사국, 미국 에너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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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광 기자 hg.lim@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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