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AI 바이오안보·사이버방어에 6억 파운드 이상 투자

김동현 기자 · 입력 2026.10.26 05:30
독립 비영리 연구소 설립부터 국가 기반시설 보호·피지컬 AI 육성까지
기사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Paul the Archivist)

인공지능이 질병 위협을 먼저 찾아내고 국가 기반시설의 사이버 취약점까지 점검하도록 하는 데 영국 정부가 6억 파운드 이상을 투입한다. AI를 연구개발 대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바이오안보와 사이버방어, 첨단산업을 떠받치는 국가 기반기술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영국 정부의 세부 발표에 따르면 국가 AI 바이오안보 이니셔티브에 배정한 공공재원은 총 1억6500만 파운드다. 이 가운데 1억 파운드는 ‘AI 바이오안보 연구소(AIBL)’ 설립에 쓰인다. 나머지 6500만 파운드는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할 병원체를 감시하고 백신·치료제 같은 의료대응수단을 개발하는 데 투입한다.

AIBL은 정부기관이 아니라 독립 비영리 조직으로 운영하며 과학자문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초기 임무는 새롭게 나타나는 생물학적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고,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시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쉽게 말해 AI가 방대한 생물학 자료에서 위험 신호를 빠르게 찾고, 실제 대응수단을 마련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지원하는 연구 거점이다.

이 과정에는 영국 보건안보청(UKHSA), 동식물보건청(APHA), 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가 참여한다.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과는 AI로 설계한 의약품의 규제와 보건 비상사태 대비 방안을 협력한다. 기업 지원분으로 제시된 최대 2억 파운드는 현금투자가 아니다. OpenAI가 제공하는 컴퓨팅·모델 크레딧과 모델 접근권 1억 파운드, Anthropic이 제공하는 모델 크레딧·접근권·기술지원 최대 1억 파운드로 구성된다.

이번 계획은 2023년 영국 생물안보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이 전략은 2030년까지 폭넓은 생물학적 위험에 대응할 회복력을 갖추고 책임 있는 혁신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영국 정부가 앞서 밝힌 국가 생물안보센터 네트워크 투자액도 18억3000만 파운드 이상이다. 웨이브리지에 10억 파운드, Dstl 포턴다운에 5억8000만 파운드, 하웰에 2억5000만 파운드를 배정했다.

사이버방어 분야에도 대규모 재원이 들어간다. AI Security Institute에는 1억2000만 파운드를 추가 배정한다. 이 기관은 2023년 블레츨리파크 AI 안전 정상회의를 계기로 출범해 첨단 AI 모델의 능력과 위험을 평가하고 출시 전 안전성을 연구해 왔다.

에이전트형 AI를 사용하는 ‘National Cyber Shield’에는 6000만 파운드를 투입한다. 에이전트형 AI는 사람이 매 단계 명령하지 않아도 정해진 목표에 맞춰 여러 작업을 이어서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이 예산에는 영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2500만 파운드 규모의 도전기금이 포함된다. 국가 기반시설의 취약점을 탐지하는 ‘NERV Centre’에는 7000만 파운드가 배정됐다.

사이버방어 확대는 완전히 새로운 구상이라기보다 선행 시범사업을 본격화하는 단계다. 영국 정부는 두 차례 시범사업을 통해 정부 시스템에서 잠재 취약점 1000건 이상을 찾아 수정했다고 밝혔다.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개발해 온 Cyber Shield도 이번 투자와 함께 확대된다.

산업 측면에서는 Sovereign AI Fund에 6000만 파운드를 추가하고 로봇·자율시스템·첨단제조를 새로운 중점 분야로 삼는다.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기계와 AI를 결합한 ‘피지컬 AI’를 키우려는 조치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영국의 설계 역량을 해외 제조·공급망과 연결해 특정 해외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할 위험을 낮추는 기존 AI 하드웨어 계획과 연계한다.

이번 투자는 생물학적 위험과 사이버공격에 대응하는 방어 체계, 자국 AI 기업과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산업정책을 하나의 축으로 묶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대응, 기반시설 보호, 로봇과 제조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구상이다.

자료: 영국 내각부, 영국 재무부, 영국 의회, 영국 AI Security Institute, 영국 National Cyber Security Centre

저작권자 © 한국R&D신문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현 기자 dh.kim@k-rnd.net
전자·AI·소프트웨어 — 전자회로·통신·임베디드, 생성형 AI·머신러닝·데이터
댓글 0 최신순 추천순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0 / 400 · 회원 로그인 시 닉네임으로 작성 · 비회원 수정은 작성 후 1분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