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마존강과 안데스가 갈라놓은 고함원숭이…유전체에 남은 ‘최근 100만 년’의 분화

손창한 기자 · 입력 2026.11.02 06:38
인정종 13종 중 11종의 핵·미토콘드리아 DNA와 형태를 비교해 신종 2종 정식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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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화면 (사진 출처=Brian Ralphs)

고함은 강 건너 숲까지 퍼질 수 있지만, 그 소리를 내는 원숭이의 유전자는 거대한 강을 쉽게 건너지 못했다. 오랜 세월 번식이 제한된 양쪽 집단은 세대를 거치며 서로 다른 유전체를 쌓았다. 고함원숭이속의 인정종 13종 가운데 11종을 포괄한 연구에서 오늘날 아마존에 사는 고함원숭이 다양성의 상당 부분이 최근 약 100만 년 이내에 갈라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존 한 종 안에 묶여 있던 지역집단 두 곳에는 각각 Alouatta iroi와 Alouatta matogrossensis라는 새 이름이 붙었다.

이번 결과는 원숭이 11마리의 완전한 전장유전체를 새로 읽었다는 뜻이 아니다. 연구진은 기존에 인정된 11종을 포괄해 핵 초보존요소(UCE·서로 다른 생물에서도 오랫동안 거의 변하지 않아 친척 관계를 추적하기 좋은 DNA 구간)와 SNP(개체나 집단 사이에서 DNA 글자 하나가 다른 지점),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했다. 논문은 2026년 10월 30일 공개됐으며 동료심사는 마쳤지만 최종 교정 전인 조기 공개본이다.

산맥과 강, 숲의 경계가 그린 계통도

핵유전체 계통수에서 중앙아메리카와 안데스 서쪽의 ‘trans-Andean’ 계통은 안데스 동쪽 남미의 ‘cis-Andean’ 계통 전체와 자매군을 이뤘다. 자매군은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서로 가장 가깝게 갈라진 두 갈래를 뜻한다. 연구진은 이 배열이 고함원숭이속의 조상 분포가 안데스 서쪽이었을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안데스 서쪽 위치를 대표한 A. palliata의 핵 계통수 표본은 1개였으므로 해당 종 전체의 변이까지 확인한 결론은 아니다.

안데스 동쪽에서는 아마존강과 리오네그루, 텔레스피리스강 같은 큰 강이 여러 계통의 경계와 연관됐다. 사바나와 숲이 맞닿아 섞이는 모자이크 지형과 생태전이대도 함께 작용한 요인으로 제시됐다. 지도 위에서는 강줄기 하나에 불과하지만, 나무 수관을 주로 이용하는 원숭이에게 거대한 본류는 숲이 길게 끊어진 장벽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고함원숭이가 물을 전혀 건너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작은 강을 건너는 개체가 있을 수 있고, 큰 강도 모든 장소와 시기에 완전히 막힌 벽은 아니다. 강 양쪽의 계통이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강이 종분화를 직접 일으켰다고 확정할 수도 없다. 하도의 이동과 과거 수위, 상류의 좁은 구간과 섬, 숲과 사바나의 환경 차이도 가능한 설명이다. 연구 결과는 산맥과 강, 생태 환경을 함께 고려한 생물지리학적 추론이다.

수천 개 DNA 구간과 ‘고함을 만드는 뼈’

연구진은 최대우도 핵 계통수에 UCE 2,986개를 사용했고 자료행렬 완전도는 75%였다. 최대우도법은 관측한 DNA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큰 계통도를 찾는 계산법이다. 시간 보정 핵 계통수에는 UCE 1,987개가 쓰였다. 안데스 동쪽 집단의 ADMIXTURE 분석에는 4,670만 개 SNP가 들어갔다. ADMIXTURE는 각 개체의 유전적 구성이 몇 개 조상 집단에서 왔는지 추정하는 방법이며, 전체 cis-Andean 자료의 최적 군집 수는 K=4였다.

DNA 계산만으로 새 종을 선언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핵유전체 계통과 SNP 군집, 어미를 통해 주로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함께 비교했다. 여기에 털색과 수컷 설골의 형태, 박물관 표본과 완모식표본을 대조했다. 완모식표본은 새 종의 이름과 특징을 판단할 기준이 되는 대표 표본이다. 수컷 설골은 고함을 증폭하는 공명기관으로, 연구진은 이 뼈의 구멍과 돌기, 벽의 형태도 종을 가르는 단서로 삼았다.

A. iroi는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리오네그루 북쪽의 세라두아라카와 리오다라아 유역 계통이다. ‘iro’는 브라질 북서부 야노마미어로 고함원숭이를 뜻한다. 확인된 수컷은 머리부터 몸까지 535~596㎜, 꼬리는 580~604㎜로 몸통만큼 긴 꼬리를 지녔으며 몸무게는 7~10㎏이었다. 한 표본은 지상 약 15~16m, 대략 5층 건물 높이의 수관에서 확보됐다. 다만 형태 확인 표본이 3점에 그쳤고 채집 높이도 한 사례이므로, 이 수치들을 종 전체의 고정된 특징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A. matogrossensis는 브라질 마투그로수·혼도니아 지역의 계통이다. 볼리비아의 A. sara와 가깝지만 별개의 유전·형태 집단으로 기술됐다. 이 종의 형태 표본은 13점이 검토됐고, 비교를 위해 A. sara 6점과 A. macconnelli 9점도 조사됐다. 두 신종은 정글에서 갑자기 발견된 동물이 아니라, 이미 알려진 지역집단을 여러 증거로 다시 나눈 결과다.

‘최근 100만 년’이 뜻하는 것

연구진은 분자시계 모형을 통해 아마존 현생 고함원숭이 다양성의 상당 부분이 최근 약 100만 년 이내, 특히 후기 플라이스토세에 갈라졌다고 추정했다. 분자시계는 DNA 변화가 축적된 정도와 화석 보정점을 이용해 계통이 갈라진 시간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100만 년은 화석에서 직접 읽은 정확한 날짜가 아니며, 사용한 표본과 보정 조건, 진화모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결과는 고함원숭이속 자체가 100만 년 전에 생겼거나 분석한 11종 모두가 그 기간에 탄생했다는 뜻도 아니다. 고함원숭이속의 오래된 주요 분기와, 그 뒤 아마존 내부에서 일어난 비교적 최근의 세분화를 구별해야 한다. 서로 다른 표지자와 표본, 보정법을 사용한 기존 연구의 연대와 이번 추정치를 이어 붙여 하나의 확정된 시간표로 만드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핵유전체와 미토콘드리아 계통도가 언제나 같은 모양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과거의 유전자 이동과 잡종화, 가까운 시기에 갈라진 계통의 유전자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는 불완전 계통분류 때문에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유전체 군집이 구분된다는 사실 역시 생식적 격리를 직접 입증하지는 않는다. 이번 연구는 형태와 지리 증거를 결합했지만 실제 접촉지대에서 교배와 잡종화를 시험한 연구는 아니다. A. arctoidea와 A. ululata의 분류학적 유효성도 추가 연구가 필요한 문제로 남았다.

새 이름 뒤에 다시 써야 할 보전 지도

신종 두 종이 기술됐다고 원숭이 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넓게 분포한다고 여겼던 한 종이 좁은 지역에 사는 여러 종으로 나뉘면 각 집단의 분포 면적과 개체수, 위협 요인, 보호구역의 적절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 논문이 다룬 보전 문맥에서는 16개 분류단위 가운데 11개가 국제자연보전연맹의 위협 범주에 속했다. 이는 분석한 11종이 모두 위협받는다는 의미도, 11개 분류단위가 모두 멸종 직전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A. matogrossensis의 보전 상태는 아직 ‘평가되지 않음(Not Evaluated)’이다. 신종 기술이 국제자연보전연맹 등급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포 면적과 개체수 추세, 실제 위협을 별도로 조사해야 한다. 인정종 13종 가운데 빠진 두 종을 포함한 표집, A. iroi의 제한된 형태 표본을 보완할 현장 자료, 접촉지대의 유전자 흐름을 확인할 독립 연구도 필요하다. 새 이름은 결론의 마침표라기보다, 강과 산맥이 나눈 생명의 경계를 더 촘촘히 조사하라는 출발점에 가깝다.

자료: 영국 샐퍼드대, 브라질 국립아마존연구소, 포르투대 CIBIO·BIOPOLIS, 독일영장류센터, 폼페우파브라대–CSIC 진화생물학연구소, 유전체조절센터, Re:w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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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한 기자 ch.son@k-r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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